글로벌 마케팅, 그 나라와 친구가 되라…블라인드 김성겸 이사

[비즈]by 모비인사이드

스타트업에게 글로벌 진출이란? 향후 이루고 싶은 목표이지만,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막연하게 이야기되는 부분이다. 문화적 배경과 대중들의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라고 해서 또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쉽사리 성공할 수 없다.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서비스(또는 상품)를 개발하더라도, 국가별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메세지는 다르기 때문에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이론적으로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비즈니스에서 글로벌 진출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꾸준한 실행과 노력이 뒷 받쳐줘야 한다. 직장인들의 SNS ‘블라인드’를 운영하고 있는 팀블라인드는 위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2~3년의 노력 끝에 미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링크드인, 아마존, 구글 등 IT 기업의 종사자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업계를 바라보는 종사자들의 시선이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김성겸 팀블라인드 이사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블라인드의 미국 시장진출을 리드했다. 멘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했지만, 블라인드만의 색깔로 시장을 개척했다. 블라인드의 미국 시장진출 및 마케팅적 노하우를 듣기 위해 김성겸 이사(사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글로벌 마케팅, 그 나라와 친구가 되

김성겸 팀블라인드 이사

블라인드 미국으로 가다

기본적으로 블라인드는 직장생활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태생적으로 한국에서만 서비스 하기에 비즈니스 확장 측면에서 제약이 있었다. 이에 창업 초기부터 해외진출을 염두하고 중국, 일본, 미국 등 여러 국가를 검토했는데, 미국 실리콘밸리가 가장 적합한 지역이였다.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 다른 국가로 확장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5000명 이상의 큰 기업들이 다수 위치해있었죠. 미국과 동시에 일본 시장도 공략했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마케팅적으로 페이스북에 설정된 회사명을 바탕으로 타깃팅 광고를 운영하는데요. 일본인들은 재직 기업의 정책 상 SNS 회사명을 표기하지 않아서 타깃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또 검증되지 않은, 한국에서 온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조심스러운 경향이 있더라구요. 중국은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어서 엄두도 못 냈죠.”

동양에서 온 낯선 친구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던 블라인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4년 하반기 정부가 지원하는 인큐베이터 사업에 선정되면서 큰 비용없이 미국 진출을 준비할 수 있었다. 지인을 통해 현지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을 채용한 후 김성겸 이사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그는 미국에 학연, 지연, 혈연 등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블라인드를 알려야 했다.

 

“새로운 시장에서 시드유저 확보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초반에 쉽지 않았습니다. 인지도 없는 서비스에 직장 이메일을 입력하고 민감한 이야기를 하라고 하니, 이용자 입장에서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였죠. 그래서 택한 전략이 주변에 친밀한 사람을 만들고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쌓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친구가 사업한다고 하면 적어도 눈길이 한번은 더 가잖아요.”

 

블라인드는 초기 한국시장을 공략할 때 임직원이 가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했는데, 지인들을 바탕으로 시드유저를 구성하고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이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네트워킹을 만드는 단계부터 시작한 셈이다.

 

“한국에서의 사례를 미국에 적용하기로 결정한 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소셜네트워크로 미팅을 주선하기도 하고, Meet up에 참석하거나 좋은 아파트를 얻어서 매주 파티를 열기도 했죠. 어떤 나라든지 공짜 음식, 노는 것은 좋아 하더라구요.(웃음) 이를 통해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노는 것처럼 보여도 정보를 교류하고,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홍보하고, 다른 관계자를 소개받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었죠.”

 

다양한 사람들과 주고 받은 정보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래 근무했던 중년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블라인드에 대해서 ‘미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네’라고 이야기 하는데, 저희는 무슨 말인지 몰랐죠. 알고보니 예전에 익명으로 회사 이야기를 소통할 수 있는 블로그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미니 마이크로소프트’였다고 하더군요. 곧장 ‘미니 마이크로소프트 2.0’이라는 카피를 만들고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했습니다. 이 때 광고 효율이 제일 좋았죠. 몰래 마이크로소프트 지하 주차장과 엘레베이터에 포스터를 붙이기도 했는데, 청소하시는 분들이 내부에서 제작한 것으로 착각하셔서 꽤 오랫동안 붙어 있더군요.(웃음)”

글로벌 마케팅, 그 나라와 친구가 되

블라인드 포스트

블라인드는 사람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 유입이 증가했고, 좋은 콘텐츠가 쌓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이슈가 터지면서 블라인드 속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콘텐츠가 갖는 역할이 큰 셈인데, 김 이사는 콘텐츠가 블라인드만의 현지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현지 전용 앱을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인증된 직장인들의 익명 대화’라는 블라인드 서비스의 본질은 국적과 상관이 없는 것 같았어요. 다만, 그 안에서 공유되는 콘텐츠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넓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문화적으로 다 같이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적죠. 한국에 비해 이직, 연봉 등 커리어에 관련된 정보나 업계 뉴스에 대한 콘텐츠가 비율적으로 훨씬 많이 등록되고 있습니다.”

해외진출 핵심은 멘탈 관리

앞서 말했듯이 글로벌 진출의 핵심은 현장에 답이 있다. 현지 파견된 인원이 작성한 보고서만 가지고 한국에서 원격으로 진출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김 이사는 회사에서 의사결정이 가능한 대표 또는 이미 대표와 신뢰가 형성이 되어 있는 사람을 파견보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해당 인원이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진출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현지로 파견되는 분들을 보면 4~5개월 쯤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짧은 시간 큰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고, 외지에서 너무 외롭죠. 또한 지리적으로 시차 때문에 한국 팀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들고 서로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현지에 있는 그 한 사람이 무너지면 글로벌 진출 자체가 무산되고, 반면에 버틸 수 있다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남아있게 된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시차 등을 고려한 커뮤니케이션, 업무 프로세스 등을 의도적으로 신경써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이사는 미국으로 넘어갈 때 우스게 소리로 ‘페이스북 직원들이 블라인드를 사용하게 만들자’라고 다짐을 했다. 그 후 3년이 지난 현재, 페이스북을 비롯해 구글, 아마존, 우버, 야후 등 실리콘밸리 굴지의 기업 종사자들이 매일 45분씩 블라인드를 사용하고 있다. 인터뷰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공격적인 확장으로 미국 테크 산업 대표 SNS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기로 비유하자면 블라인드는 미국시장에서 2살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죠. 미국에서 테크 업계 종사자가 670만 정도 되는데요. 1차 목표는 실리콘밸리 및 테크 산업의 대표 앱이 되는 것입니다. 100만 유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죠. 다양한 기회를 통해 수익화 관련 부분도 준비 중에 있는데요. 블라인드를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By 심상용(Sangyong Shim)

2017.09.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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