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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모든 게 즉흥적 분노 때문"?…강남역 사건 모티브 영화 논란

by머니투데이

유가족 상처·사건 왜곡·선정성 논란…SNS서 상영반대 해시태그 이어져

"모든 게 즉흥적 분노 때문"?…강남

1년여 전 일어난 강남역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개봉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이상훈 감독의 영화 '토일렛'의 포스터와 함께 영화의 시놉시스 등이 공개됐다. 공개된 시놉시스에 따르면 영화는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접근했다 거부당하자 분노한 남성 2명이 여성들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게 즉흥적 분노 때문"?…강남

하지만 영화가 1년 정도 지난 강남역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지난해 5월 17일 강남역 인근 노래방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은 가해자의 살해 동기가 '여성혐오'인 '페미사이드'(여성살해. 일반적으로 여성이란 이유로 남성에게 살해당하는 경우를 지칭)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당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제작·상영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해당 사건과 이어진 논란으로 정신적 혼란을 겪은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다시한번 상처를 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영화가 강남역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고 밝혔지만 해당 사건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역 살인사건의 용의자는 범행 당시 화장실 안에서 1시간 가량을 기다리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영화의 시놉시스에는 "모든 것은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때문이었다"라고 쓰여있어 자칫 해당 사건을 우발적 범행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든 게 즉흥적 분노 때문"?…강남

SNS를 중심으로 영화 개봉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토일렛_상영_반대'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들은 '토일렛'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화의 정보가 공개된 포털사이트의 '영화' 코너엔 해당 영화에 별점 1점을 주는 이른바 '별점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모든 게 즉흥적 분노 때문"?…강남

논란이 커지자 이상훈 감독은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감독은 "영화 '토일렛'은 강남역 사건과 전혀 무관하고 가해자를 두둔하려는 영화가 아니"라며 "영화를 만든 계기는 그런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벽한 범죄는 없고 범죄자는 결국 벌을 받는다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인숙 건국대 여성학 교수는 "강자가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가해자의 시선에서 표현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약자의 고통을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표현의 다양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명백한 사실 왜곡, 약자에 대한 강자의 폭력 표현 등은 지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