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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아이디어를 현실로, 하드웨어 스타트업 부흥 숨은 주역

하드웨어 르네상스
만드는 3D프린터

by머니투데이

하드웨어 르네상스 만드는 3D프린터

최근 3D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언급한 것을 필두로 국내외 저명한 기관에서 3D프린팅의 전망과 가능성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3D프린팅이 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으며, 세계경제포럼과 씨티은행은 각각 2012년과 2013년의 10대 유망기술로 3D프린팅을 선정했다.

 

국내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으로 2013년 ‘3D프린팅 산업발전전략’을 수립했고, 2014년에 ‘3D프린팅 전략기술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국내 기술력 확보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3D프린팅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이미 1980년대에 래피드 프로토타이핑(RP, Rapid Prototyping)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돼 제조업계에서 시작품을 신속하게 제작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돼 왔고, 국내에도 1990년대에 ‘쾌속조형’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돼 산업계 및 연구기관에서 관련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 왔다.

 

그러나 3D프린팅의 제작 원리인 적층공정의 한계로 인해 제작품의 해상도(Resolution), 정밀도(Accuracy), 강도(Strength)가 저하되는 단점이 있어 양산품에는 적용되지 못하고 제품 개발단계에서의 모형이나 시작품 제작에 활용돼 왔다.

가격 싸진 3D프린터, 벤처기업 장벽 낮춰

그러면 제조업에서 한계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것도 이미 30년이 지난 기술이 왜 지금 시점에서 각광을 받는 것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들어 기존 RP 장비의 핵심 특허들이 줄줄이 만료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에 수억 원을 호가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나 도입이 가능하던 RP 장비들의 가격이 떨어져 중소업체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개방형 소스(Open Source)에 기반한 백만 원대의 보급형 장비가 판매되면서 소규모 업체나 벤처기업, 개인까지도 도입이 가능해진 상태다.

하드웨어 르네상스 만드는 3D프린터

다만 보급형 프린터로 시제품을 제작할 경우 기존의 RP 장비에서 제공하는 제품의 품질(해상도, 정밀도, 강도 등)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으나 이러한 한계 역시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극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3D프린팅의 확산으로 인해 제조업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3D프린터를 사용해 완제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는 가능성이 바탕이 된다. 결과적으로 시제품 제작에 대한 장벽이 낮아져 개발자의 신제품 아이디어가 구체화돼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가 상당부분 단축될 수 있고, 제조업에 대한 비전문가(디자인, 의류 관련 종사자 등)도 손쉽게 본인이 디자인한 시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또 3D프린팅이 교육현장에 적용돼 학생들이 설계한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다. 현재도 일부 공과대학이나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이 졸업 작품 제작시 3D프린팅을 활용하고 있으며, 점차 초·중·고등학교의 교육으로도 3차원 프린터의 보급 및 사용이 확산될 전망이다.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 분야에서도 3D프린팅은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이러한 장점은 제조설비나 인력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벤처업체나 중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3D프린팅 기술이 고도화되면 기존의 제조기술로는 제작이 어려웠던 특수 제품의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계가공이 어려웠던 복잡한 형상의 제품, 다양한 소재를 결합한 기능성 제품, 생체재료를 사용한 인체삽입형 디바이스 등이 좋은 예다.

 

작금의 상황이 제조업의 르네상스로 비유되기도 한다.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위대한 예술가들이 피렌체로 모여들어 문예 중흥을 이끌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메디치가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다. 3D프린터를 필두로 한 제조업의 르네상스가 우리나라에서 꽃피려면 우수한 장비와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을 위한 콘텐츠 및 플랫폼의 구축, 디자인.설계.제조기술을 망라한 융합 전문인력의 양성 등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에게도 메디치가의 통찰력과 의지, 다빈치의 열정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글 박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