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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스마트홈 성패,
사용자 행동패턴에 답이 있다

by머니투데이

스마트홈 성패, 사용자 행동패턴에 답

"내가 들어가기 전에 청소해줘.”, “아 참, 에어컨도 틀어줘.”

환기와 채광을 조절해주는 스마트 창호, 공기 중 습도비율을 분석해 제습을 해주는 스마트 제습기, 미세먼지를 분석해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는 공기청정기, 청소하는 로봇청소기…. ‘스마트홈(Smart Home)’ 시대에 진입하면서 집안의 디바이스들이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집안의 디바이스들과 대화하고, 디바이스들이 알아서 동작하는 스마트홈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홈과 관련한 킥스타터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면서 스마트홈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홈은 가전제품을 비롯한 집안 장치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즉, 가정 내 생활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인간 중심의 서비스 환경(HOME: Human Oriented Mutual Environment)에서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홈 시장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발달과 함께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스마트홈 성패, 사용자 행동패턴에 답

스마트폰을 통해 TV, 전등, 온도, 도어록 등 집안의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현재 스마트홈 시장에서 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7.7%로 과반이 넘게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 융합가전(30.7%), 스마트홈 시큐리티(6.8%), 홈 오토메이션(3.7%)이 그 뒤를 잇는다. 많은 사용자가 홈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스마트홈과 관련한 디바이스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수많은 기업은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먼저 선점할 필요가 있었다. 이는 스마트홈을 바라보는 과거의 시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소니는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처음 출시된 1994년부터 꾸준히 게임기가 미래 가전과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 모델은 플레이스테이션에 홈 서버 역할과 집안 내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묶어주고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통신규격과 보안 방식을 통제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01년 게임 콘솔(Console) 기능 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 일종의 멀티미디어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서비스인 ‘엑스박스 라이브(xbox live)’를 품은 엑스박스를 개발했다. 이후 개인용 PC에 사용되는 운영체제인 윈도 OS 기반의 게임 콘솔로 발전시켰다.


소니와 MS의 이러한 행보는 집안의 여가시간 상당 부분이 TV에 할애되고,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가전업체들은 스마트TV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무기로 홈 서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또 통신업체들도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한 IPTV, 주문형 비디오(VOD)와 같은 자사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중심으로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려했던 노력들은 아직까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사용자들이 게임 콘솔, 스마트TV, 셋톱박스와 같은 디바이스가 스마트홈을 관리하기 위한 허브장치가 된다는 것을 낯설게 느끼기 때문이다.


스마트홈 서버의 중요한 역할은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관리’와 ‘제어’다.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허브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게임을 하기 위한 게임패드와 채널을 변경하는 리모컨으로 집안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제어한다면 매우 불편하고 낯선 경험이 될 것이다.

스마트홈 성패, 사용자 행동패턴에 답

그동안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영역의 경쟁이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스마트 홈 콘트롤을 위한 ‘사용자 경험’

현재 게임콘솔과 스마트TV, 셋톱박스에서 사용되는 게임패드와 리모컨은 타 디바이스와의 호환성이 떨어진다. 스마트홈 서비스를 위해 다른 디바이스를 직관적으로 제어하는데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전업체와 통신업체는 다양한 디바이스의 연결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애플과 구글은 애플TV와 구글TV를 통해 스마트홈에 접근하려 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OS 인터페이스 경험을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동일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접근방법이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사용자 경험(UX)이 랩톱(Laptop) 컴퓨터, 태블릿PC, TV등 다른 디바이스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새로운 디바이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용에 있어서 거부감도 줄일 수 있다.


애플과 구글이 준비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은 통합 OS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유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TV 셋톱박스는 허브가 되고, 스마트폰이 컨트롤러가 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디바이스를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디바이스의 컨트롤러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 스마트홈 시스템은 중앙 서버를 통해서만 다른 디바이스를 제어할 수 있었다. 이제는 각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개방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집안을 제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홈 시스템의 중심이 디바이스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포인트다.


물론 통합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모델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디바이스의 개수만큼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플리케이션을 찾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페이스의 가변성과 사용자들이 이미 갖고 있는 스마트폰 경험은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스마트홈 표준화가 돼 통합된 제어 환경이 완성되겠지만, 그전까지 표준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스마트홈은 마치 전자기기의 회로판이 각종 부품을 연결하듯 집안 내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들을 연결함과 동시에 복잡하게 될 것이다. 각 디바이스들이 쉽게 연결된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스마트홈 관리와 제어를 위한 사용의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준비없는 컨트롤러의 사용성만 높인다고 스마트홈의 성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파르게 성장할 스마트홈 시장에서 스마트홈을 제어하기 위한 사용자의 행동 패턴에 대한 고찰 없이는 사용자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UX와 디바이스 접점에 대한 고찰이 스마트홈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고, 사용자가 손 위에서 쉽게 제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시장의 승패가 좌우될 것이다.


글 연세대학교 UX랩 인지공학스퀘어(남춘성, 박용배, 조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