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 된 '1박2일'?… 시청자는 왜 등을 돌렸나

[연예]by 머니투데이

출연자들 몰카·내기골프 등 연이어 논란… "폐지하라" 청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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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준영, 차태현, 김준호. /사진=김창현 기자, 임성균 기자

KBS 장수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에 이어 '내기 골프' 논란이 된 배우 차태현(43), 개그맨 김준호(44)로 연이어 입길에 오르면서 위기에 빠졌다. 시청자들은 '제작 잠정 중단'을 선언한 '1박2일'에 대해 "폐지하라"며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18일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방에는 '1박2일 프로그램 폐지'를 요청하는 청원이 20여개 게시돼 있다. 청원자들은 청원에서 "이전에도 몰카 사건에 휘말렸던 정준영을 유야무야 꾸준히 출연시켜온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폐지를 주장한다"거나 "1박2일 팀이 고액내기 골프를 친 것이 밝혀졌다. KBS는 방송수신료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지고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 분노, 왜 '1박2일'로 향했나… "그 동생" 성급한 복귀


청원자들은 '1박2일'이 정준영 몰카 사건의 방관자이자, 2016년 몰카로 한 차례 논란이 됐을 때 복귀 물꼬를 터줬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정준영 사태, KBS는 관련 프로그램 폐지하고 국민께 사죄하길'이란 글을 올린 청원자는 "불법 영상 촬영이 문제시됐던 인물을 어떠한 검증 과정도 없이 1박2일에 지금까지 출연시켜왔다.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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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방

앞서 정준영은 2016년 9월 여성 신체를 무단 촬영한 혐의로 피소됐지만 검찰은 "해당 여성 의사에 반해 촬영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어 약 4개월 만에 '1박2일'에 복귀했다.


정준영 출연 중단 당시 '1박2일' 방송에서 멤버들은 "그 동생"(정준영)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그리워하는 모습을 연출, 빠른 복귀 여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제작진 역시 정준영의 복귀를 결정하며 '검증 과정 없는 지나치게 빠른 복귀'라는 대중의 비판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안일한 인식 탓에 문제를 키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KBS는 지난 15일 '1박2일' 방송·제작 중단 소식을 전하면서 "출연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가수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금 탈루 의혹' 승리의 몽키뮤지엄, 1박2일에도 등장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는 강남구 청담동에서 버닝썬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힙합 라운지 '몽키뮤지엄'을 운영했다. 현재는 폐업상태다. 그런데 몽키뮤지엄은 대다수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장소다. 과거 '1박2일'에도 등장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3일 방송된 '1박2일-정준영 PD특집'에서 멤버들은 한껏 꾸민 뒤 오프닝 장소인 클럽에 도착했다. 이날 PD로 나선 정준영은 '단점 극복 여행'을 진행하겠다면서 이곳을 촬영 장소로 선택했다. 차태현이 미션을 위해 클럽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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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뮤지엄 /사진=인스타그램

한편, 2016년 개업한 몽키뮤지엄은 술을 마시며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지만 '유흥주점'이 아닌 '소매점'으로 등록해 탈루 의혹을 받아 국세청이 내사에 들어간 상태다. 현행법상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유흥주점이 아닌 소매점으로 등록해 1000만원의 매출이 났다고 가정하면 일반 음식점의 세금 부담은 약 90만원인 반면 유흥주점은 190만원 수준이다. 몽키뮤지엄은 이런 변칙 영업으로 앞서 2016년 12월에 적발돼 1개월간 영업이 정지됐다.


◇차태현, 김준호의 '내기 골프'… 담당 PD도 방관


연이어 차태현과 김준호가 '내기 골프' 논란으로 입길에 오르면서 두 사람 모두 "출연 프로그램 전면 하차"를 선언했다.


KBS 1TV '뉴스9'는 지난 16일 이들이 수차례 수백만원대 내기 골프를 즐긴 정황이 담긴 대화 내용 일부를 경찰로부터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KBS는 "이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내기 골프를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곳곳에 등장했다. 지금은 KBS를 떠났지만, 당시 '1박2일' 연출을 맡았던 담당 PD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면서 KBS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KBS에 따르면 차태현은 225만원을, 김준호는 260만원을 땄다고 자랑하는 대화내용도 담겨 있었다. 대화에서 차태현은 "신고하면 쇠고랑"이라는 글을 남기며 문제를 인지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KBS는 덧붙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습적이고 금액이 클 경우 내기 골프도 도박죄로 처벌될 수 있다.


한편 '1박2일' 측은 18일 안에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KBS 예능국은 당초 17일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회사 차원에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입장을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입장 발표를 하루 연기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2019.03.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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