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장남' 김홍일…아버지와 닮은 그의 굴곡진 인생

[이슈]by 머니투데이

[the300]빈소 신촌세브란스 '오전10시'부터 조문, 묘소 5‧18 국립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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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20일 오후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김 전 의원은 1996년 목포에서 제15대 국민회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새천년민주당, 민주당 의원으로 3선을 지냈다. 지난 2006년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군사정권 시절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았다. 사진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용인 묘지에서 성묘를 하는 모습. (김대중 도서관 제공) 2019.4.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군부독재시절 탄압받던 야권 지도자의 정치적 동지.

헌정사상 첫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 대통령의 장남.


지난 20일 향년 71세의 나이로 눈을 감은 고(故) 김홍일 전 의원의 삶의 궤적은 아버지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닮았다. 그는 군부독재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고, 중앙정보부에 여러 번 끌려가 고문을 받다 병을 얻었다.


김 전 의원이 대학원 1학년 때인 1971년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일주일간 고문을 당했다. 고 조영래 변호사와 고 김근태 전 의원, 심재권 의원 등 서울대생이 주축이 된 전국 최초 학생운동조직체인 '민주수호전국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의 배후조종자 혐의를 받아서다. 김 전 의원은 이때 고문으로 허리를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부터 10여년 뒤인 1980년 5월17일에는 신군부에 의해 끌려가 다시 모진 고문을 당했다. 신군부가 김 전 대통령을 학원 소요사태 및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조종자로 발표한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연루시켰다.


2001년 출간된 김 전 의원의 자서전 '나는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는다'에 따르면 당시 고문은 고통스러웠다. 책상위로 올라갔다가 땅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떨어졌다. 그는 죽고싶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아들은 당사자 입장에선 명예라기보다는 멍에요, 행복쪽이라기보다는 불행쪽이지 않았나 싶다"며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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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서교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고인은 1948년 전남 목포 출생으로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사진은 지난 2009년 8월 22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미사에 참석한 고인의 모습. 2019.04.20. (사진=뉴시스DB) mangusta@newsis.com

김 전 의원은 모진 고문을 다 견뎌냈지만 파킨슨병을 비롯해 질병을 얻게 됐다. 당시 고문으로 김 전 의원은 목을 다치고, 파킨슨병까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희호 여사는 자서전을 통해 "고문 와중에 그 아이는 아버지의 혐의를 허위로 자백하지 않기위해 자살시도까지 했다"고 적기도 했다.


신군부 체제 하의 육군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4년6개월 형을 선고했다. 이후 1987년 사면 복권 될때까지 정권의 감시를 꾸준히 받아야 했다.


이듬해부터 김 전 의원은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합류해 민주화운동을 시작했다. 1988년 평화민주당의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를 만들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고, 1996년,제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로 목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0년 당명을 바꾼 '새천년민주당'으로 제16대 총선에서 재선했고, 2004년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2006년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죄명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1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였다.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 1억5000만원 선고가 확정된 후 그는 대외활동을 접었다.


수년 뒤 모습을 드러낸 건 2009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부친의 빈소에 나타나면서다. 당시 김 전 의원은 파킨스병이 악화해 휠체어를 탄 채 등장했다. 대화도 어려운 상태였지만, 장례 마지막 순간 "아버지!"라는 한 마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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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고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에 안내문이 보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쓰러져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별세했다. 15대, 16대,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 전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고있었는데, 최근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4.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 전 의원의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고, 조문은 21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입관은 오는 22일 오후 2시,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7시 예정돼있다. 김 전 의원의 묘소는 5‧18 국립묘지에 마련된다.


이지윤 기자

2019.04.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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