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과 배현진… 같은 아나운서, 다른 정치 인생

[이슈]by 머니투데이

[아나운서 출신으로서 두 사람 모두 '소통'에 방점 둔 정치 행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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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왼쪽)과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양대 공영방송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의 정치적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 대변인으로 고민정 부대변인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고 대변인이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였다는 게 발탁 이유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부대변인에서 대변인으로 승진한 고 대변인을 직접 불러 "내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있고 당당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대변인 역시 문 대통령의 기대감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다. 고 대변인은 "대변인은 대통령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내야 한다.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철학과 성과를 잘 전달해서 국민들이 성과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대변인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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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고 대변인은 국민과 '논쟁'하지 않고 국민을 설득하는, 겸손한 대변인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고 대변인은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물은 모두에게 생명을 주고, 다투지 않으며, 아래로 흐른다"고 언급했다. 이어 "논쟁보다는 이해와 설득을 할 수 있는 대변인이 되겠다"며 "더 겸손하게 성실하게 답할 수 있는 청와대 대변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 발탁 배경에도 고 대변인 '소통' 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은 "고 대변인은 대통령 비서실에서 가장 젊은 여성 비서관으로 폭넓은 계층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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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당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천동 한 스튜디오에서 '주간 문재인' 촬영에 앞서 고민정 전 아나운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고 대변인은 박수현·김의겸 대변인에 이어 문재인 정부 세 번째 청와대 대변인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캠프에 합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국민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의 서재' 프로젝트를 맡았으며 2017년 5월부터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실 선임행정관이자 부대변인으로 활동해왔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지방 일정과 주요 공식행사 진행을 도맡아왔고, 지난 2월엔 선임행정관에서 비서관으로 전격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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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25일 당시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대위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비공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고 대변인처럼 아나운서 출신 여성 정치인인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 역시 보수정당에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방점을 두고 활동 중이다.


자유한국당 전 대변인으로도 활동했던 만큼 배 위원장은 장외집회 등이 열리면 스피커로서 선두에 서서 연설을 한다. 다만 배 위원장은 줄곧 정부 여당과 대립각을 세워 온 만큼 고 청와대 대변인과의 정치 행적과는 거리가 있다.


배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한국당의 '문재인 STOP(스톱)! 국민이 심판합니다 2탄' 장외투쟁에서도 정부를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같은 회사 아나운서 출신인 한선교 한국당 사무총장과 집회 공동사회를 맡아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민의 반을 개·돼지로 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사무총장은 이 과정에서 "여러분, 우리 배현진이 이러지 않았다"면서 "늘 예쁜 아나운서였던 배현진을, 문재인의 나라가 민주투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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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왼쪽)과 한선교 한국당 사무총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 규탄 2차 장외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배 위원장은 특히 젊은 세대로서 보수정당 지지자로 살아가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청와대와 여당의 주구(사냥할 때 부리는 개)가 된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뜻에 굴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동' 취급을 받아 회사(MBC)에서 쫓겨났다. 이게 맞는 일이냐"며 "우리가 사는 곳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타의 젊은 세대와 자신이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배 위원장은 본인을 "저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37세 청년"이라며 "일 하느라 시집 못 가고 부모님을 모시며 열심히 살았다"고 소개했다.


배 위원장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부터 약 8년간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동했다. 2012년 노조 파업 중 103일간 파업하다 노조를 탈퇴하고 앵커로 복귀해 노조 측과 불화를 빚었다. 2017년 말 해직 PD 출신 최승호 신임 사장이 취임하자 앵커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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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배현진 전 대변인(왼쪽)이 지난1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The K 타워에서 열린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결국 지난해 3월 MBC에 사표를 내고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영입 인물 중 한 명으로 한국당에 입당했다. 입당 직후 지난해 6월 재보궐선거에 서울 송파을 지역의 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29.6%의 득표율을 얻는데 그쳐 낙선했다. 이후 한국당 대변인을 맡았다가 홍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 총괄 제작자를 거쳐 현재는 당협위원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2019.05.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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