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안돼요ㅠㅠ" 답답해서 본사 직접 찾아가 봤더니

[이슈]by 머니투데이

텅 비어 적막한 사무실, 빌딩 경비원 "세 달 전 이미 다 나가"…

"추억 지켜달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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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서울 송파구 소재 싸이월드 사무실. 내부는 텅 비어 있고, 직원도 아무도 없었다./사진=남형도 기자



"기자님, 제발 도와주세요."

지난달 31일 메일 한 통이 왔다. 독자였다. 그는 싸이월드 로그인이 힘들고, 자료도 사라졌다며 도움을 청했다. '망연자실'했단다. 두 딸(9살, 7살)을 임신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모든 추억이 싸이월드 다이어리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였다. 절박한 맘에, 온갖 방법을 동원해봤다. 소용 없었다.


싸이월드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접속불가' 대란을 겪었었다. 회원만 2000만명에 달하는 터라, 추억을 미처 저장해두지 못한 이들이 난리가 났다. 다행히 서버 기한을 올해 11월12일까지 1년 더 연장했다. 그러나 돌연 "접속이 안 된다"는 사용자들 원성이 쏟아진 것이다.

싸이월드 아이디·비번 입력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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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화면이 떴다. 예전에 저장해뒀던 아이디와 비번을 입력했다. 접속이 되지 않았다.


비번을 잘못 알았나 싶어 이메일을 통해 다시 설정했다. 비번을 바꾸는가 싶더니, 오류 메시지가 떴다. 다시 접속해봐도 마찬가지였다. 별다른 안내도 없었다. 공지사항은 지난해 4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다.


온라인상에서 검색해보니, 접속을 못한단 이들이 많았다. "아이디·비번이 없다고 나온다", "안 열린다", "유료 서비스를 하더라도 찾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일부 사용자들이 접속했다고 해서, 그 의견대로 '싸이 클럽'이나, '회원정보 변경'을 통해 접속해봤지만 불가했다. 홈페이지만 맴맴 도느라, 1시간 내내 헤맸다.

직접 찾아가보니, 텅 빈 '사무실'…"세 달 전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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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 전화번호도 없고, 이메일 주소만 남아 있었다. 답답한 맘에 2일 오후, 회사 주소로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다. 싸이월드 본사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해 있었다.


건물 앞 안내판엔, 7층에 싸이월드가 있다고 쓰여 있었다. 올라가봤다. 회사 출입문에 '싸이월드'란 이름은 있었지만,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불은 꺼져 있었고, 책상 등 장비는 아무 것도 없었다. 직원도 아무도 없었다. 소회의실, 중회의실 등 두 공간도 다 비어 있었다. 벽면 보드엔 '인증번호'란 글씨 하나만 남아 있었다. 적막감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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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싸이월드 사무실./사진=남형도 기자

빌딩 경비원은 "원래 싸이월드가 7~9층까지 썼었고, 직원도 꽤 많았는데 세 달 전에 다 나갔다"고 했다. 한 층씩 비우고, 마지막엔 7층만 남겨뒀다가, 결국 다 나갔단 설명이었다. 어디로 갔는지 아느냐고 묻자 그는 "모르고, 연락처도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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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회의실./사진=남형도 기자

싸이월드와 같은 층을 썼다는 한 회사 직원은 "싸이월드를 다시 시작한다고 한 이후 몇 주 정도만 2~3명 정도 출근했던 것 같다"며 "나이 드신 분 한 분 정도가 아주 가끔 오는데, 거의 안 온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전제완 대표도 연락 안 돼…지인 "연락 두절된지 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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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연락처를 수소문해 연락해봤지만, 닿지 않았다. 그의 메신저 프로필 소개엔 여전히 '싸이월드 대표이사'라고 남겨져 있었다.


문자를 남겼지만 역시 회신이 없었고, SNS 메시지도 묵묵부답이었다. 전 대표 지인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연락이 두절된지 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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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려가며, "백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 4월29일 올린 국민청원서 청원자는 "내 청춘의 여러 페이지들을 송두리째 잃어버릴까 노심초사"라며 "돈이라도 지불해서 찾고 싶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사진만 백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기자의 말


혹시 싸이월드 관계자 분들 계시면, human@mt.co.kr로 제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로그인 및 백업 방법이 난감하네요.

오랜 추억이 담겨 있어, 며칠을 울었다는 분도 계십니다.

어렴풋한 기억이라도, 다 지나간 것일지라도, 조금이나마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형도 기자 올림.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2020.06.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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