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두려운 김정은의 '위임통치'…그런데 건강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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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스트레스, 리스크 줄이기, 건강 등 이유 거론…김여정 2인자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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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에게 권한을 나눠주는 위임통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에게 보고를 받은 후 이같이 전했다.


위임통치? 분할통치는 아냐

위임통치는 북측의 말이 아니라 우리 국정원이 붙인 용어라고 한다. 통치는 김정은 위원장이 하고 있지만, 그 권한을 측근들에게 나눠줬다는 의미다.


국정원에 따르면 위임통치는 '후계자 통치'가 아니다. 여전히 김 위원장이 절대권력인 상황이다.


이날 국정원에게 보고를 받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임했어도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 본인이) 직접 챙기는 것"이라며 "분할해서 통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외교는 '2인자' 김여정, 경제-국방도 위임

가장 큰 권한을 받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파악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사실상 2인자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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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후 강원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주재 만찬에서 미소짓고 있다. 2018.02.11. photo@newsis.com

김여정 부부장은 대남·대미 정책 및 대비전략 등의 권한을 이양받았다. 상당 수준의 보고도 김여정 부부장 선에서 받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에서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에게, 군사 분야에서는 최부일 당 군정지도부장과 이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에게 권한을 이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대체 왜?

'절대권력'으로 비춰졌던 김정은 위원장이 '위임통치'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국정원은 위임통치의 이유로 우선 '스트레스 경감'을 들었다. 김 위원장이 9년 동안 통치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져 이를 줄이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정책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모든 정책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 써왔기에, 책임 회피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큰 정치적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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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김 위원장은 자신의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올해까지 달성하기로 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기도 했다.


북미대화 및 경제정책의 실패, 거기에 코로나19의 확산 및 수해까지 겹치며 김 위원장이 져야 하는 '정책 리스크'를 줄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을 수도 있다.


자신감의 발현?

자신의 권한을 측근에게 나눠줬다는 측면에서 김 위원장이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자신의 입지에 대한 자신감이 있지 않은 이상 권력을 나눠주는 게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관리 용병술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런 역할 분담은 김 위원장의 권력장악, 안정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건강문제는 없나?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는 선을 그었다. 야당의 하태경 의원도 "건강 이상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여당의 김병기 의원 역시 "(건강 문제는) 없는 것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위임통치의 이유 중 하나로 '스트레스'를 꼽은 것에 주목하는 시선이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가 대두된 게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기 때문.


당장 김 위원장의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유고 시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위임통치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2인자인 김여정 부부장에 대한 승계 준비 동향 등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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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pown@mt.co.kr



2020.08.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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