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19로 의료체계 붕괴…병원 화장실에 시신 방치

[이슈]by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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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2020.10.21./사진제공=AP/뉴시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체계 붕괴가 현실화한 가운데 병원 화장실에 시신이 방치돼 있고 환자들이 배설물 사이에 누워 있는 모습이 촬영된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상을 촬영한 로사리오 라모니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기 위해 캄파니아주 나폴리에 위치한 병원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는 병동을 돌아다니며 시신과 환자, 배설물 등이 널브러져 있는 처참한 상황을 영상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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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리오 라모니카의 영상 캡쳐

라모니카는 "호흡 곤란을 겪고 병원에 이틀 동안 있었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며 "지금 병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고 싶다"며 촬영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숨진 남성이 침대 시트에 덮혀 화장실에 그대로 방치된 현장을 보여줬다. 이어 자리를 옮겨 "이 여성은 자신의 배설물과 함께 방치돼 있다"며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은 "나폴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지역 당국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그동안 의료진을 존중하기 위해 침묵을 지켰지만 이제는 하루빨리 중앙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이 밀려들면서 병원 응급실은 물론 일반 병실까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북부에 비해 남부지역은 의료시스템이 빈약해 의료 공백은 곧바로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나폴리와 인접한 도시 카스텔람마레 디 스타비아에서는 환자 4명이 병원 응급실에서 대기하다 코로나19 병동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탈리아 전문의 및 간호사협회는 11일 정부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진과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며 "일선 의료체계의 붕괴"를 경고했다.


11일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3만296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가 102만8424명으로 늘었다.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누적 확진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일일 사망자 수는 623명, 총사망자 수는 4만2천953명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김현지A 기자 local914@mt.co.kr

2020.11.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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