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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포켓몬고 만든
나이언틱의 목표는?

by머니투데이

나이언틱, '글로벌 위치정보 플랫폼' 구현 위해 게임 활용

포켓몬고 만든 나이언틱의 목표는?

인그레스', '포켓몬 고' 등 AR 모바일게임을 개발한 나이언틱 랩스의 CI.

지난해 7월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한국 시장에 상륙한 AR(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 예상대로 출시 초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돌풍을 일으켰다. 다양한 이슈의 중심에 서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포켓몬스터' IP(지적재산권)와 AR, LBS(위치 기반 서비스) 등을 융합한 히트작을 만든 나이언틱 랩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나이언틱은 2010년 구글의 사내 벤처로 시작해 2015년 분사했다. 분사 당시 닌텐도와 포켓몬컴퍼니, 구글 등으로부터 3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존 행키 대표는 구글에서 지도 관련 사업을 주도하던 인물이다. 나이언틱 분사는 포켓몬 고 제작을 위한 준비 작업 중 하나였고, 나이언틱은 포켓몬컴퍼니와 함께 게임을 개발했다.

존 행키를 소개하는 UC버클리 경영전문대학원 영상.

나이언틱의 첫 작품은 '필드트립'이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낯선 도시를 찾은 사람들의 도보 여행을 돕기 위한 앱으로, 특정 장소의 상세한 정보를 보여준다. 나이언틱 직원들은 정보 입력을 위해 역사·건축·미술 관련 도서와 음식점 리뷰 등 각종 자료를 뒤졌다. 필드트립의 목표는 사람들이 함께 돌아다니면서 주변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야외 활동을 통해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되살리겠다는 나이언틱의 의지도 담겼다.

 

필드트립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이에 나이언틱은 게임 요소를 접목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탄생한 AR 모바일게임이 2012년 내놓은 '인그레스'다. 인그레스는 게이머들을 두 진영으로 나누고 특정 지역을 점령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땅따먹기 게임이다. 나이언틱은 인그레스를 운영하면서 전 세계 곳곳의 위치정보를 수집했다. 다만 이 게임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인그레스를 통해 수집한 위치정보는 포켓몬 고 탄생의 훌륭한 기반이 됐다. 포켓몬 고는 흥행에도 성공했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포켓몬스터와 AR, LBS 등 IT 기술의 만남은 대박을 터뜨렸다. 출시 6개월 만에 6억번 다운로드됐고, 지난해 추정 매출이 9억5000만달러(1조1172억원)에 달한다.

 

다만 출시 지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안전 사고, 서비스 불안, 업데이트 지연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포켓몬 고는 전작 인그레스보다 적극적인 야외 활동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인 나이언틱이 안정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펼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나이언틱이 지속적으로 출시 지역을 늘리면서 글로벌 서비스를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돈을 더 벌려고?

포켓몬 고 소개 영상.

나이언틱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위치정보 플랫폼 구현이다. 이를 위해선 초반 흥행에 성공했을 때 공격적인 출시 지역 확장이 필요했다. 인그레스를 통해 수집한 위치정보를 세밀하게 다듬기 위해선 추가 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매출 극대화가 목표였다면 특정 시장에 집중해 부분유료화 수익모델을 늘려나가는 게 유리했다.

 

나이언틱의 데니스 황 아트총괄이사는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우리는 게임사보다는 플랫폼을 추구한다"며 "다양한 회사들이 인그레스처럼 지도와 실제 위치 기반 게임, 앱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특정 장소의 위치, 명칭 등 기본 정보뿐 아니라 역사와 스토리, 사회적 가치 등 상세한 정보를 담은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포켓몬 고와 같은 혁신 사례를 또다시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다.

 

최근 나이언틱은 인그레스 초고레벨 게이머들을 위치정보 개선에 참여하도록 하는 기능(오퍼레이션 포털 리컨)을 도입했다. 이들은 나이언틱의 목표인 글로벌 위치정보 플랫폼 구현을 위한 핵심 요원이다. 장기적으로 포켓몬 고 역시 비슷한 형태의 기능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인그레스의 원대한 목표 달성을 위해 게임은 거들고 있을 뿐이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