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은 올드? 멋을 아는 요즘 애들, '新명품' 하트♥·여우에 빠졌다

[라이프]by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편집자주] "샤넬은 올드해, 아미(AMI) 하트티 좋아." 코로나19(COVID-19)에도 백화점 샤넬 매장에선 '오픈런' 광풍이 계속되고 있지만, 명품 소비 지형에 조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루이비통·샤넬이 상징하는 구명품보다 역사는 짧지만 '역사상 최대 소비세대'로 불리는 MZ세대(18세~34세)의 감성을 사로잡은 신명품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아미, 메종키츠네, 로에베, 스톤아일랜드, 르메르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MZ세대가 꽂힌 신명품의 인기 비결과 주요 브랜드, 명품 시장의 미래를 분석해본다.

[MT리포트]구(舊)명품 위협하는 신(新)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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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건너 온 신명품 브랜드 아미(AMI). 아미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국면에서도 한국에서 연 매출이 159% 급증했다. 사진=온라인 명품 커머스 발란

"심플하지만,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 독창성으로 무장한 미친 디자인."


혜성처럼 등장한 '신명품'이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클래식 '구명품'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신명품은 현대적인 감각과 독창성·개성으로 무장하고 10대부터 30대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현대적인 패션, 동시대의 감각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컨템포러리(동시대) 브랜드로 불리는 이들은, 구(舊)명품에 대비된다는 뜻에서 한국에서 '신(新)명품'으로 불린다. 신명품은 무서운 속도로 구명품의 입지를 잠식하고 있다.

"Z세대는 새로운 것을 원한다" 신명품의 부상

지난해 패션업계는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었지만 샤넬·루이비통을 향한 한국 소비자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백화점에는 매일 같이 아침마다 샤넬 매장을 향해 뛰는 기이한 '매장 질주'가 나타났고 '없어서 못 파는' 샤넬·루이비통은 한 해에도 수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샤넬·루이비통의 요란한 디자인과 과도한 가격이 부담스런 소비자들에겐 새로운 욕구가 자라나고 있었다. 좀더 심플하면서 세련된 캐주얼 패션에 대한 열망 속에서 '신명품' 브랜드가 무서운 성장을 개시했다.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신명품으로는 아미, 메종 마르지엘라, 르메르, 오프화이트, 메종 키츠네, 피어 오브 갓, 스톤 아일랜드, 로에베, 이자벨 마랑 등이 있다. 이들은 럭셔리 명품 하우스보다 역사는 짧지만 동시대와 새로운 시대의 패션을 반영한다. 구 명품이 유산을 바탕으로 한 역사와 전통이 무기라면, 신명품의 무기는 현대적 감각과 '독창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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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국 패션피플을 사로잡은 브랜드는 프랑스에서 온 아미(AMI)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공식 수입·유통하는 아미는 지난해 연 매출액이 159% 급증했다. 올해도 1~2월에만 전년 대비 무려 216%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다. 르메르는 2020년 78%, 올해 1~2월에는 195% 매출이 뛰었다. 메종 키츠네도 지난해 100%대 매출 성장에 2021년 1~2월에도 외형이 전년비 100% 늘었다. 그밖에 메종 마르지엘라도 매출이 지난해 65%, 올 초(1~2월) 79% 급성장했다.


송은희 IAC(이탈리아 아시아 커뮤니티) 대표는 "개성이 강한 디지털 시대, 지금 10대와 20대는 고루하지 않고 신선한 느낌의 신명품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며 "MZ세대는 프라다와 루이비통이 아닌, 아미나 마르지엘라를 입어야 '있어 보인다'고 느끼며 신명품 브랜드들은 MZ세대 소비자의 이같은 욕구에 부응하는 탁월한 디자인을 과시한다"고 분석했다.

"쿨하다, 눈에 확 띈다, 경제적이다" 신명품 매력포인트

MZ세대(18세~34) 특히 10대부터 20대 중반 Z세대에게 패션은 '나를 드러내는 중요한 스토리텔링'으로 통한다. 패션 브랜드에 대한 선택은 나를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이 때문에 '구 명품'인 루이비통과 샤넬은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이면서 쿨한 이미지를 즐기는 Z세대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Z세대의 선택은 심플하면서 쿨한 아미나, 독특한 감성의 메종 마르지엘라, 귀여운 메종키츠네를 향한다. 아미를 예로 들면, 아미는 프랑스 파리 특유의 무심하면서 쿨 한 무드를 풍기는데 한국시장에서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의 감성에 딱 맞아떨어진다. 디자인은 심플하기 그지없다. 따뜻한 느낌의 순백색 니트에 하트 로고 하나. Z세대는 이런 옷에 열광한다.


송애다 10 꼬르소 꼬모 팀장은 "아미는 파리지앵 감성을 담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친구같이 편안한 아이템으로 모든 세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며 "아미의 DNA를 구현한 매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친근하고 유쾌한 패션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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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우 로고'로 사랑받고 있는 신명품 브랜드 메종 키츠네/사진=삼성물산 SSF샵

1020 남성 고객들에게 열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신명품의 또 다른 공통점은 '로고 플레이'다. 이들 브랜드는 눈에 확 띄는 로고가 특징적이다. 특히 지난해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로 얼굴을 가리게 되면서 브랜드 로고가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코로나19와 로고플레이의 인기가 맞물리면서 신명품의 인기는 상승 가도를 달렸다.


신명품도 수입·명품 브랜드인 만큼 가격대는 비싼 편이다. 아미 티셔츠나 니트의 가격대는 40만원~60만원대다. 하지만 샤넬·루이비통보다는 확실히 저렴하다. 용돈을 모아서 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충분히 살 수 있는 가격대라는 것이 구명품과의 차이점이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2021.03.1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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