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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학벌이 무슨 상관"…요즘 청년들 몸 쓰는 일로 '억대 연봉'

by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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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열현남아'

학벌과 성별을 떠나 '몸을 쓰는' 직종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청년이 늘고 있다.


평판이 좋은 학교에 다니고도 도배사를 선택한 여성이 있는가 하면, 평범한 직장을 뛰쳐나와 청소를 하는 남성도 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여성이 지게차를 몰며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사연은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블루칼라'(Blue Collar)로 불리는 기술직이다. 사무직 선호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블루칼라'는 힘들고 근무 여건이 열악한 자리로 인식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술직에 대한 외면이 이어지면서 노동시장에서는 젊은 인력이 크게 줄었고, 지금 전문기술을 갖춘 블루칼라는 오히려 고수익을 창출하는 직업으로 그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낮은 진입장벽, 높은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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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열현남아'

젊은 기술자가 꼽은 블루칼라의 장점은 높은 연봉에도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영화연출을 전공한 도배사 겸 유튜버 김스튜(28)는 적성에 맞는 일을 못 찾아 오랫동안 방황했다고 한다. 일을 쉬는 도중 도배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말에 도배 기술을 배웠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적성에 잘 맞아 도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도배를 하는 것에는 많은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른 기술직보다 몸을 쓰는 업무도 덜했고, 일거리도 학원에서 연계해줬다. 첫 현장에서 그는 일당 7만원을 받고 한 달에 15~20일씩 넉달간 근무했다. 현재는 2년 차로 일당 18~21만원을 받고 있으며, 순수익 400~500만원을 벌고 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매번 "다른 직업은 자격증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 투자가 많이 들어간다"며 "도배사는 여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직"이라고 추천한다.


대학 나와 그런 일 왜 한대?", "아깝지 않아?"라는 말은 20대 도배사 배윤슬 씨가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다. 그의 부모는 지인으로부터 '따님이 그런 일 하는 사람하고 눈 맞아서 결혼까지 하면 어떻게 하시게요?'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SKY 출신'의 도배사도 화제를 모았다. '청년 도배사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한 20대 도배사 배윤슬씨는 이화외고를 거쳐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명문대 출신이다.


그는 지난 10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사회복지사로 일하다 도배사로 전직한 이유에 대해 "사회생활, 항상 더 잘 보여야 되고 회식 가야 하고 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며 "누군가로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저만의 기술을 가지고 능력만큼,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정직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일할 날은 직접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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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요즘해녀'

출·퇴근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블루칼라의 장점이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해녀 우정민(36)씨는 지난해 8월 유튜브를 통해 "해녀는 원하는 날에만 일할 수 있어 아이가 아프면 언제든 일을 쉴 수 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물질도 4시간밖에 하지 않아 자유 시간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그는 최대 한 달에 500만원까지 벌어봤다고 한다. 다만 비수기에 월 평균 수입이 100만원으로 크게 떨어지는 등 성수기 수입 차이가 큰 건 단점으로 꼽힌다.

젊은 생각이 시장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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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열현남아'

젊은 인력의 유입은 시장을 변화시켰다. 참신하고 다채로운 시도가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른 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청소업체 '황금빗자루'를 창업한 유튜버 김청호(42)씨는 홍보에 작업 사진을 사용해 큰 효과를 거뒀다.


비결은 사진을 최대한 멋있고 화려하게 찍은 것이다. 그는 다른 업체와 차별성을 위해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사진술을 공부했고, 더 예쁜 사진을 홍보에 사용한 결과 매달 1000만원이 넘는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그는 유튜버 '열현남아'와 인터뷰에서 "현장에 들어가서 청소하는 아주머니를 50mm 렌즈로 뒷배경을 날리고 감성 컷을 찍었다. 하루는 정장을 입고 청소하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청소 능력도 중요하지만, 홍보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10년 넘게 억대 연봉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청소업체 수익은 어느 정도 페이스가 올라오면 웬만해서는 그 밑으로 안 떨어진다. 내가 이 페이스까지 수익을 올리기 위해 해왔던 패턴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 해도 수입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