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테크 ]

1억 훌쩍 넘는 테슬라 모델Y…"멀미난다" 승차감 아쉽네[차알못시승기]

by머니투데이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머니투데이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사진=이강준 기자

올해들어 테슬라는 모든 전기차 생산 브랜드를 통틀어 가장 공격적으로 가격을 올렸다. 언제 얼만큼 올랐는지 계산하기도 복잡할 정도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변해 '싯가'에 차를 판다는 조롱을 듣기도 했다.


더 이슈가 됐던 건 차량 성능의 변화없이 가격만 올랐다는 점이다. 그간 자동차 회사들은 연식변경이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해 성능이 개선됐다는 근거를 만들고 차값을 올렸기 때문이다.


실시간 인상 덕에 테슬라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Y는 인기 수입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SUV만큼 값이 뛰었다. 과연 '돈 값'을 할까.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모델Y 퍼포먼스를 시승했다. 서울에서 태안 안면도를 오가는 장거리 주행도 체험해봤다.

모델Y, 현 반자율주행 중 최고 수준…남다른 적재공간까지

머니투데이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사진=이강준 기자

기자가 시승했던 모델Y 퍼포먼스는 차량 제원은 훌륭한 편이다. 1회 완충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448㎞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로 전기차 중에선 매우 빠른 편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7초다.


테슬라 차량의 강점은 제원보다 FSD(Full-Self Driving)이라 불리는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ADAS)에 있다. 운전자가 설정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한 채 액셀과 브레이크를 차가 알아서 사용하며, 깜빡이만 키면 차선 변경도 알아서 해준다. 자율주행 단계로 보면 총 5단계 중 2단계 수준이다.

머니투데이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사진=이강준 기자

2단계 자율주행은 차급을 막론하고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구현한다. 그러나 그 어느 브랜드도 테슬라 차량만큼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인식한다거나, 빠르게 차선을 변경해주지는 못한다.


타 브랜드 차량을 고속도로에서 운전할 때 반자율주행이라고도 불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면, 중·저속 구간에서 작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며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인식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에 언제든 운전자가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 운전자가 운전하는만큼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의 피로도가 상당한 편이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Y는 달랐다. 적어도 도로 모양이 일정한 고속도로 위에선 어떤 돌발 상황이 나와도 차가 알아서 대처했다. 말 그대로 핸들에 손을 얹은 뒤 앞만 쳐다보면 됐기에 매우 편리했다. 테슬라 차주들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머니투데이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사진=이강준 기자

머니투데이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사진=이강준 기자

적재 공간도 동급 차량 중 가장 넓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기존 트렁크에 프렁크(프론트+트렁크), 트렁크 하단에 숨겨진 공간까지 폭 넓게 적재할 수 있다. 대세가 된 '차박'에 가장 특화된 차량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지붕 전체를 유리로 덮었기 때문에 2열에 앉았던 동승객은 '하늘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韓 도로엔 맞지 않는 모델Y의 승차감…'충전 인프라 태부족'도 여전

머니투데이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사진=이강준 기자

그러나 차의 기본이 아쉽다. 첨단을 달리는 각종 기술이 들어있지만, 모델Y는 오래 타기에 승차감이 좋지 못하다. 불규칙한 노면의 질감과 충격이 차량 내부로 그대로 들어온다. 머리가 수시로 흔들려서 시트 머리받침대에 계속 부딪혀 멀미를 느끼는 동승자가 있을 정도다.


유럽·미국 도로처럼 국내 도로가 관리가 매끄럽게 잘 돼있다면 모델Y의 단점은 크게 상쇄된다. 그러나 장마·폭염 등 극한의 날씨가 수시로 반복되는 국내 사정상 고속도로 곳곳에 파여있거나 끊어져서 덜컹거리는 도로가 매우 많다.


평시에 장거리를 주행할 때 충전 인프라는 이제 더 이상 전기차에겐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기자가 시승을 했던 8월 첫째주 같은 휴가철엔 큰 골칫거리로 다가온다.


테슬라는 최대 250㎾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지만, 동시 충전대수가 많아지면 그 속도는 저하된다. 일단 충전을 할 수 있기라도 하면 다행인데, 만약 늦게 도착해 다른 차가 충전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면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다.


이는 테슬라를 비롯해 모든 전기차의 문제점이다. 교통량이 적을때 충전 인프라는 '이젠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까지 확충됐지만, 차가 몰리는 시기엔 기다리는 것 외엔 해결방안이 운전자 입장에선 없다. 그러다보면 2~3시간은 훌쩍 흐른다. 모델Y를 충전하면서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강제로 보내고 있을 때, 동일한 가격대의 고급 수입 내연기관차가 지나갈 때 후회가 올라오기도 한다.


종합적으로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는 반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인 차량의 승차감·충전 인프라 태부족은 큰 단점이다. 모델Y의 가격은 △롱레인지 9664만원 △퍼포먼스 1억473만원이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