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지 않은 인생은 잊어도 좋다』

[컬처]by 문학동네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고,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지 않고서 살아가고자 한다면, 자신의 의지와 욕망을 버릴 수밖에 없다. 그런 인생은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 뭔가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오해를 사고 욕을 먹는 일 따위는 당연한 거다. 그건 실패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_ 57쪽
누구나 실패하며 산다
실패하면 쓸모없는 인간인가?

『선택하지 않은 인생은 잊어도 좋다』는 일본의 인기 방송인(아나운서) 고지마 게이코의 산문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에서만 일하셨던 역자분께서 '싱긋'에 어울리는 5권의 일본책을 추천하셨고, 그중에서도 이 책을 꼽아주셨습니다. 그래서 여지없이 잡았죠. 원서 제목은 '실패예찬(失敗禮讚)'입니다. 얼빵하게 실패도 자주하고, 늘 주눅들고, 눈치보고, 콤플렉스 덩어리인 제게 '실패예찬'이라는 제목에 끌리는 건 당연지사.
'이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라고 여길 수 있는 순간은 이미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것들 속에 수두룩하게 존재한다. _ 181쪽
'실패예찬'이 좀 올드한 제목인지라, 그대로 가되 부제를 쓰면 어떨까 고민하던 중에 『선택하지 않은 인생은 잊어도 좋다』라는 제목을 담당 마케터께서 회의 시작 5분도 안돼 지어줬습니다.
게다가 '오늘도 누군가를 향해 애써 웃는 당신!', '강철 멘탈을 만들기 위한 65가지 힌트' 역시 마케터가 만들어주었습니다. 마케터들의 의욕에 힘입어 원서와 전혀 다르게 본문에서의 핵심 문장들을 본문 앞뒤로 예쁘게 배치하여 편집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본문디자이너가 많이 번거로웠을 테고, 번역자 어떤 문장이 더 잘 어울리는지 고민하느라 진땀을 뺐을겁니다. 본문 틀을 세 번이나 뒤집고, 번역자에게 두 번이나 오가야 했으니까요.
보통은 아니 대부분은 단 한번 잡으면 끝입니다^^! 표지 시안을 만들고 뒤집기를 거듭하여 세 차례나... 10건 이상의 표지 후보들을 많들었습니다. 유머러스한 표지를 원했는데, 마케터 의견, 다른 에디터들의 의견을 듣다보니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걸 느꼈습니다. 표지를 맡았던 디자이너 분은 얼마나 심란하고 힘들었을까요? 한 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캘리 역시 담당 디자이너께서 직접 썼다는 ...^^ 책 한 권 만드는데 많은 사람들이 협력합니다. 그래서 편집자 후기를 책자랑보다는 함께 만든 사람의 이야기로 쓰고 싶은 게 저의 심정입니다.
제작부와 인쇄제본소를 거쳐 책이 출간 되었으니. 이제는 물류에 계신 분들과 마케터, 서점직원들이 본격적으로...^^* 애써주시고, 그러다보면 독자분들이 책의 종착지이자 다시 또다른 출발점이자 그렇죠.
다른 사람과 사귈 때 필요한 것은 관찰력이다. 화술이 아니다. _ 167쪽
밤늦게 뭔가를 쓰면 주절주절대서 큰일입니다.
이제 다시 책 이야기로. 마케터 출신인지라 원고를 잡고 있으면 판매부터 생각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교차하기 시작하는데... 내용이 한국 문화랑 다른데 이 책이 잘 나갈까? 공동체 중심 사회에서 개인 중심 사회로 우리나라도 변하고 있으니까 시기 적절한 책이야. 한참 보다가 앗, 이거 슈퍼베스트셀러 『미움 받을 용기』 에세이판인데. 2루타 보고 만드는데 쓰리런 홈런치는 거 아냐? 그러다가 내용에 흠뻑 젖어 나도 경상도의 보수적인 사람이구나 하는 거리감에 이어 다시 그래 이렇게 살아야해...라는 생각. '욕먹는 건 당연하다', 'SNS 못해도 없어도 상관없다', '친구 따위 늘리지 않아도 괜찮다', '사과해도 안 되면 잊어라' 등등 이건 거의 나한테 하는 지적이었습니다. 욕 먹을까 걱정. SNS 문구 잘 못 올렸나 걱정. 안하면 뒤쳐질까 걱정. 걱정걱정걱정... 저자의 일상에서 다듬어져 페이지 한장한장에서 출발한 문장의 화살이 종종 나의 구태한 머리 정곡에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실패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실패했을 때 어떻게 하느냐가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좌우한다. 어떻게 사과하는가, 실패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이를테면 자신이 어떠한 인간인지를 알릴 절호의 기회이다._ 23쪽
(쓰다보니 길어졌다. 여기까지 읽으신 무척 고마우신 분들. 이왕 읽으신 김에 이 책 서점가서 장바구니나 카트에 넣거나, 도서관에 주문하기! ㅋ )
한마디로 말하자면 여기저기 휘돌리지말고, 자신의 스스로 행복하자는 좋은 책입니다.
사는 기쁨과 잃는 슬픔을 알고 있으면서, 타인의 아픔을 상상할 힘이 있어야 한다. _ 190쪽
『선택하지 않은 인생은 잊어도 좋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산다는 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일의 반복이다. 선택하지 않은 인생을 ‘있었을지도 모를 내 인생’이라는 식으로 생각하지만, 그런 인생은 없다. 그러니 잊으면 그만이다. _ 200쪽
글. 싱긋(문학동네 임프린트) 편집부 신정민
2015.07.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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