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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오지현의 와인세상

로미오와 줄리엣이 취했을
그 달콤한 사랑의 와인 '소아베(Soave)'

by문화뉴스

사랑은 와인의 입술을 타고…

 

지난 1월 10일, 미국의 베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 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죽음에서 돌아온 자, 레버넌트' 의 주연을 맡은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미국 배우 조합상 영화부문에서 최우수 주연 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온몸을 불사르며 연기한 혼을 담은 그의 열정이 거두어들인 결과물이었지요. 얼마 남지 않은 오스카상을 과연 그가 수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항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벌써(?) 마흔을 넘어가는 디카프리오도 풋풋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바로 2월이 되면 늘 다시 한번쯤 보게 되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이 바로 그것이지요. 비록 연기에서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풋풋한 매력이 돋보이는 꽃미남이었던 그의 모습은 그 영화를 통해 많은 여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던 터라 깊은 인상을 남겼더랬지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와인의 역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이기도 하지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탄생배경이 된 지역인 베로나가 있는 베네토 지역은 생산량이나 지명도가 이탈리아에서 아주 유명한 와인산지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취했을 그 달콤한

표정에 묻어나는 '오스카'를 향한 그의 열정. 영화 '죽음에서 돌아온 자, 레버넌트' 

로미오와 줄리엣이 취했을 그 달콤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속 디카프리오의 모습. 그가 벌써 마흔(!)이다.

베로나 북부의 아디제 강 동쪽 연안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건조시켜 당분을 응축시켜 만든 '아마로네 발폴리첼라'와 감미로운 레드와인인 '바르돌리노(Bardolino), 그리고 이탈리아 화이트와인 중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소아베'가 이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이지요.

 

대부분의 이탈리아와인을 비롯하여 베네토지역을 대표하는 발폴리첼라나 바르돌리도가 지명인데 반해 '부드러움'이라는 뜻을 가진 소아베가 이 지역의 와인이름이 된 것에 대한 두가지 전설같은 일화가 있습니다. 13세기의 시인 단테는 이 화이트 와인의 부드러움에 매료되어 '소아베(Soave, 부드러운)'라고 칭송하여 이 와인을 생산한 마을의 이름이 '소아베'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가지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했던 와인이 바로 이 '소아베(Soave)'화이트와인입니다. 로미오는 줄리엣과 입맞춤을 하기 전에 와인 한 잔을 마십니다. 그리고 줄리엣과의 다롬한 입맞춤에 취한 뒤 시종이 주는 잔을 받고 'Soave! 이 와인은 마치 줄리엣의 부드러운 입술만큼이나 부드럽구나!'라고 외쳤다는 것에서 연유되었다고도 합니다.

 

소아베 와인은 시인 가브리엘레 단눈치오(Gabrielle d'Annunzio)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으며 그는 이 와인을 이렇게 칭송하고 있습니다.

"이 와인은 젊음과 사랑의 와인이다. 오랜 세월동안 점차 신중해지고 사려 깊어진 나에게 더 이상 어울리는 와인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 화려한 과거에 대한 찬미로 이 와인을 마신다. 이 와인이 나에게 다시 젊음을 돌려주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다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취했을 그 달콤한

어떤 맛일까요? 혹시 그녀의 입술처럼…

소아베(Soave)는 악보에서 부드럽게 또는 상냥하게 연주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부드러운 목넘김을 가진 이 와인을 한 모금 머금었을 때의 그 느낌이 마치 풋풋하고 앳된 줄리엣의 입술의 감촉 같은 느낌이었을까요?

 

소아베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인 가르가네가(Garganega)를 70%이상 넣고 샤르도네(Chardonnay), 트레비아노(Trebbiano)등을 블랜딩해서 만듭니다. 저렴한 화이트와인으로 유명한 낮은 등급의 소아베(Soave)가 산미가 높고 풋풋한 느낌의 와인이라면 좀 더 등급이 높은 소아베 클라시코 슈페리오레(Soave Classic Superiore)는 배, 사과 같은 잘 익은 과일 향에 꿀과 크림 같은 우아한 맛이 더해진 맛과 향이 좀 더 진한 느낌의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미오가 마시고 마치 줄리엣의 입술에서 느꼈던 감촉이 풋풋하고 상큼한 느낌이었다면 소아베 일반 등급이, 부드럽고 감미로운 감촉이었다면 아마도 맛과 향이 더 짙고 좀 더 감미로운 소아베 클라시코 슈페리오레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그 당시의 소아베의 맛과 현재 생산되고 있는 소아베의 맛은 차이가 많이 있겠지만 말입니다.

 

와인은 참으로 사람을 로맨틱하게 하는 '사랑의 묘약'이자 많은 예술가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역사적인 작품을 탄생시키게 한 역군이기도 하지요. 조금 과격하긴 하지만 열정으로 가득 찬 이 시를 읽노라면 젊고 열정적인 젊은이들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순간적인 격정에 빠뜨릴 것만 같습니다.

'그대 취했는가? 그대 사랑에 빠졌는가? 기뻐하라. 애무와 와인이 그대를 탕진하는가? 후회하지 말라. 그다음에 우리에게 어떤 일이 닥칠까? 걱정하지 말라. 지금의 그대? 결코, 알 수 없으리. 그러니 건배!'

11세기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카이암(Omar Kayyam)의 4행시 중에서 2월에는 남녀 커플만이 아니라 주변의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와인과 함께 사랑을 전하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띠에터 오지현  |  1004clay@munhw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