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제품들이 발표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단연 관심을 끈 제품은 아이폰X(텐). 루머로 알려졌던 사실보다 더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팀 쿡이 스마트폰의 새로운 미래라고까지 말한 이유와 함께 아이폰X의 변화점과 특징들을 살펴보며 의미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아이폰X, 이름이 가지는 의미

아이폰X는 미지수 X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로마표기로 숫자 10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아이폰텐이라고 읽는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실제로 2016년 macOS라고 불리기 전 맥과 맥북에 사용되던 OS X도 OS 텐으로 불렸고 잡스의 복귀와 힘께 애플 부흥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폰X는 아이폰 10주년에 맞춰서 등장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팀 쿡은 키노트에서 아이폰이 10년이 되었고 이제 새로운 10년(decade)를 준비하며 내놓은 스마트폰의 미래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관(Steve Jobs Theater)에서 아이폰X를 발표하면서 잡스의 유물로 남겨진 OS X처럼 X를 이름 붙인 것은 나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X와 함께 발표된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가 아이폰7s를 건너뛰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볼만합니다. 앞으로 아라비안 숫자로 명명되는 아이폰은 9까지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고 아이폰X은 그전까지 새로운 경험들로 사용자들을 유입해야 하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해보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아이폰의 2가지 라인이 존재하고 이후에는 아이폰X로 통합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름에 남겨진 마지막 궁금증은 다음 모델들의 네이밍입니다. OS X의 경우는 10.X.X로 텐을 유지하며 하위 버전과 닉네임으로 구분을 하였습니다. 아이폰X에서는 XI처럼 숫자를 더해갈 것인지 아이폰X 뒤에 다른 수식어를 붙일 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아이폰X, OLED 엣지투엣지 디스플레이를 품다

아이폰X의 디자인에서 가장 큰 특징은 홈버튼이 사라진 것입니다. 단순히 버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홈버튼을 없애면서 엣지투엣지 디스플레이를 채용했습니다. 전면 전체를 온전히 디스플레이로만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변화가 발생했는데 일단은 디스플레이의 변화에 대해서만 먼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최근 LG도 V30에서 OLED를 채용했고 삼성은 이미 OLED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OLED의 경우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력 효율도 좋고 생산단가도 유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다른 모델에서는 OLED를 사용하지 않고 LED(IPS 패널)을 사용하고 있었을까요?

사실 스마트폰이 등장할 시점부터 살펴보면 OLED는 기술이 발전을 시작하는 단계였고 LED 기술은 완성에 가까운 기술이었습니다. 삼성이 꾸준히 채용하며 기술을 개발했고 지금은 OLED도 여러 단점들을 극복하고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애플은 그동안 모험보다는 더 온전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OLED보다는 LED를 채용해왔고 OLED가 가지는 장점들을 양보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색재현율이라는 측면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물론 맥, 맥북까지 애플의 제품들은 98%가 넘는 색재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선명하다 화사하다 보기좋다는 화면이 아니라 실제 색을 그대로 재현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OLED가 여러 장점이 있는 반면 색재현율이나 색간 균일한 발광에서 약간의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애플이 채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항상 그렇듯 새롭기만 한 기술이 아니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채용한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이제 OLED 기술이 발전해서 애플의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채용 되었다고 생각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아이폰X에서 OLED의 채용은 2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라이트를 없애서 좀 더 얇으면서 선명한 화면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라이트를 없애기 때문에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기존보다 더 커진 화면이면서도 2시간 이상 더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CPU의 전력효율도 있지만 디스플레이에서의 효율도 무시 못합니다. 그리고 많이 좋아졌다지만 번인이라는 단점을 얻게 되었는데 애플이 아이폰X에서 어떻게 관리할 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새로운 10년, 미래는 OLED 디스플레이가 항상 같이 할 것입니다.

페이스ID, 새로운 보안과 미래를 준비하다

페이스ID(FaceID)는 아이폰X에 적용된 지문인식을 대체하는 새로운 보안 방법입니다. 단순히 카메라나 센서를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3만개의 점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활용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안드로이드에서 이미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해서 보안에 적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용에서 제약이 많이 따르는게 사실입니다. 얼굴을 가리거나 스타일 등이 달라지면 인식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애플의 페이스ID는 얼굴의 변화나 스타일의 변화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정교한 모형이라도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발표회장에서 핸즈온을 하며 선그라스를 쓴 상태로 시도를 해도 제대로 작동을 했다고 하니 페이스ID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발표 때부터 농담처럼 내가 잠들었을 때 누가 보안을 해제할 수 있지 않나? 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눈을 뜨지 않으면 해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듯 합니다. 페이스ID에 적용된 기술은 단순히 보안만이 아니라 다양한 활용점이 있다는 것에서 의미를 더해줍니다. 셀카에서 트루뎁스 카메라(True Depth Camera)를 적용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듀얼카메라를 이용해서 가능하던 뎁스(심도) 표현을 싱글 렌즈로 처리를 해주게 됩니다. 얼굴인식을 바탕으로 응용된 기술로 셀카의 다양한 효과를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애니모지(Animoji) 기술도 놓칠 수 없는 기능입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기능일수도 있겠지만 페이스ID를 위해 적용된 안면인식 기능과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A11 Bionic 칩셋 덕분에 가능한 기술입니다. 단순히 보안만이 아니라 새로운 재미로 사람들에게 전면 카메라를 친숙하게 만들기 좋은 도구가 되어줍니다.

페이스ID에 적용된 기술은 보안으로써 첫번째 의미를 가지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보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됩니다. 셀카와 애니모지만이 아니라 시리와 궁합으로 새로운 UI를 보여줄 수도 있고 정밀한 얼굴인식을 통해 건강이나 다이어트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애니모지와 셀카로 사람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지문인식보다 얼굴인식을 접근시키고 있다면 경험이 쌓인 다음 행보가 더 기대되는게 사실입니다.

무선충전, 이제서야?

아이폰X에서 드디어 무선충전이 도입 되었습니다. Qi표준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미 안드로이드 등에서 활용하는 무선충전과 차이가 없습니다. 아이폰X에 의미를 더 부여하기 위해 참아왔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이폰X의 무선충전은 새롭지 않은데 꽤 신선하고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에어 파워(AirPower)로 이름 붙은 충전패드 때문입니다. 단순히 무선 충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특별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애플의 제품들을 한번에 무선충전 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합니다. 그리고 무선충전을 하고있는 제품들의 충전 상황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UI도 매력적입니다. 키노트 발표때도 관중석의 와우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전혀 새롭지 않은 기술이지만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편리를 제안하는 것. 이미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애플워치나 에어팟이 있기에 가능한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작은 UI 포인트 하나만으로 전혀 새로운 느낌이 되어버렸습니다. 기술이 늦게 적용 되더라도 좀 더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사용을 제안하는 UI가 놓치면 안될 의미입니다.

iOS11, 아이폰X만을 위한 또다른 경험

홈버튼이 없어졌다는 것은 홈버튼으로 수행하던 일들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이폰X는 사라진 홈버튼을 대신해서 iOS11에서 제스쳐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화면 아래의 바를 밀어올리면 홈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밀어올리고 중간쯤에서 기다리면 멀티태스킹이 작동하게 됩니다. 홈버튼 한번 홈버튼 두번의 기능을 제스쳐로 대신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우측 상단을 내리면 제어센터를 이용할 수 있게 변경 되었습니다. 아이폰X가 아닌 다른 기기에서는 아직도 제어센터를 아래에서 끌어올리는 UI이기 때문에 조금 새롭기도 합니다. 안드로이드에서도 알림과 제어를 위에서 내리는 UI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험의 공유측면에서는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쌓인 애플 제품들의 경험, 그리고 다른 기기들의 UI를 생각하면 아이폰X의 UI는 도전적입니다. 위에서 이름을 이야기하면 잠시 나왔지만 아이폰9을 예상하는 이유도 경험의 이동을 위한 완충 구간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UI의 통일성을 따져보면 아이폰8의 iOS11보다 아이패드의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점점 아이폰X의 경험들로 옮겨갈 것을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UI로 새롭게 시작을 알리고 있기에 아이폰X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홈버튼으로 시작해서 다져진 경험들을 제스쳐로 옮겨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미래는 이렇다고 말하는 시작점으로는 충분할 듯 합니다. 앞으로 또다른 경험들을 어떻게 보완하고 편리하게 다가서게 하느냐가 관건일 듯 합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다양한 기능들도 관심이 있지만 사실 UI에서의 변화로 UX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어갈 것인지가 더욱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람은 결국 적응하겠지만 즐거운 적응이 될 지 그냥 익숙해져갈 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이렇게 아이폰X의 몇몇 특징들을 중심으로 나름의 의미를 생각해봤습니다. 10월 27일부터 사전주문에 11월 3일 출시라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듯 합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조금 더 여유있게 생각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스마트폰의 새로운 미래, 나름의 의미들을 떠올려보며 기다려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