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6에서 눈여겨볼 제품, 레노버 요가북

[테크]by 붕어IQ

지난주에는 독일의 베를린에서 IFA 2016이 열렸습니다. 가전과 전자제품 세계박람회답게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한동안 스마트폰이 중심을 이루기도 했었지만, 이번 IFA 2016은 스마트폰 비중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다른 제품들의 트렌드가 더욱 눈에 들어왔습니다.


IFA 2016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제품은 레노버 요가북(LENOVO YOGABOOK)입니다. 지금까지 2 in 1 제품의 틀을 깨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느낌도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요가북을 살펴보면서 최근 제품들의 변화하는 모습과 이유를 생각해보고 미래를 예상해볼까 합니다.

2 in 1에 디지타이저,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다

IFA 2016에서 눈여겨볼 제품,

레노버의 요가북을 눈여겨보게 된 이유는 2 in 1 제품에 새로운 접근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2 in 1은 터치가 되는 태블릿을 기본으로 키보드를 추가해서 노트북처럼 활용하는 제품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레노버 요가북은 태블릿에 펜으로 입력하는 디지타이저(digitizer, 전자펜)를 넣었습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나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도 펜을 이용하는 입력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펜으로 화면 위에 바로 입력하는 방법이죠. 하지만 확장을 위한 장치로 키보드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반면 요가북은 키보드보다 펜을 중심에 두는 입력 방식을 채택해 무게중심을 살짝 옮겨놓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헤일로 키보드’라는 터치방식의 키보드를 지원하면서 극단적인 변화보다는 과도기적 모습을 제안합니다.


요가북은 과도기적 시도로서 의미도 있지만, 태블릿 입력장치에 또 다른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PC나 노트북이 키보드를 사용하고 스마트폰이 터치를 주된 입력장치로 사용하지만, 사이즈와 활용성에서 중간에 놓였던 태블릿은 남의 것을 빌린 느낌이었습니다. 터치와 키보드 둘 다 사용할 수 있지만 둘 다 맞지 않는 옷 같은 느낌이었으니 말이죠. 서피스, 특히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펜슬이 등장하고 태블릿의 새로운 입력 방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장점을 더욱 살릴 수 있는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죠. 요가북은 이런 시점에서 한 번 더 특화된 태블릿의 위상을 제안하며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점

IFA 2016에서 눈여겨볼 제품,

요가북이 단순히 디지타이저를 중심으로 확장만 했다면 그냥 새로운 2 in 1 제품의 컨셉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가북은 입력방식을 펜으로 옮기면서 펜이 갖는 장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바로 실제 종이에 메모하는 것을 디지털로 바꿔주는 기능입니다. 그래서 요가북의 펜 이름이 리얼펜(Real Pen)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날로그 노트를 디지털로 옮기는 스마트한 방법>에서 소개해드린 적도 있지만, 아날로그 노트를 디지털로 옮기는 방법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동을 해야 하고 별도 구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불편하고 번거로웠습니다. 요가북은 일반 종이를 디지타이저 위에 놓고 메모를 해도 위의 제품들과 같은 기능을 수행합니다.


언뜻 여러 가지 기능을 디지타이저 하나에 짬뽕시켜 놓은 듯 보이지만 키보드, 디지타이저, 디지털 메모장을 한 번에 충족시켰습니다. 기존에 별도 장치를 이용해야 했던 것을 잘 조합해 충분한 사용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가북은 2 in 1이지만 입력방식으로만 접근해보면 all in 1이 될만한 편리가 엿보입니다. 펜으로 입력하는 방식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둘 다 충족하는 것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IFA 2016에서 눈여겨볼 제품,

요가북에 적용된 아날로그 메모 입력 기술은 최근 발표된 와콤의 뱀부 스파크(BAMBOO SPARK)와 닮았습니다. 뱀부 스파크의 핵심 기능을 요가북에 직접 녹여낸 것으로 생각해도 좋습니다. 참고로 뱀부 스파크는 몽블랑에서도 유사하게 등장했는데 기능적 차이보다 가격 측면에서 몽블랑스럽습니다.

헤일로 키보드, 경험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IFA 2016에서 눈여겨볼 제품,

마지막으로 요가북에서 살펴볼 포인트는 키보드입니다. 헤일로 키보드(Halo Keyboard)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기능은 디지타이저 위에 키보드 레이아웃을 가상으로 띄우고 터치로 입력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터치를 이용한 키보드도 이미 등장했었고 앞으로 노트북 등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요가북은 터치키보드를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이지만 꽤 신선한 시도입니다. 디지타이저를 중심에 둔 상태에서 키보드라는 액세서리를 충족할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헤일로 키보드를 보면서 든 가장 큰 생각은 '과연 사용자 경험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키보드는 다양한 제작 방식으로 발전하며 사람들의 취향을 맞춰왔지만 그 중심에는 물리적인 타건감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경험에 따라 감각은 달라도 '키를 눌렀다'라는 피드백은 존재했습니다. 물리적인 키보드에 익숙한 세대는 아직도 더 좋은 물리적 피드백을 위해 비싼 돈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보급되면서 입력방식 경험도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일찍 경험하기 시작한 세대들은 물리적인 키보드를 오히려 더 어색해하기도 합니다. 요가북은 조금 실험적이고 빠르게 경험의 이동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헤일로 키보드는 물리 키보드를 선호하는 사용자보다 새롭게 시장의 중심이 되어가는 터치 세대를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장 주요 타겟이 이동하고 있고 그들의 경험도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만약 디지타이저와의 결합 없이 단독으로 등장했다면 좀 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가북에서 무게중심을 살짝 덜어낸 위치는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제품이 정식 출시되고 과연 어떤 평가와 경험을 남겨 트렌드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군요. 새로운 입력방식 트렌드를 만들어갈 좋은 예시가 될 듯 보입니다.

새로운 방향성 제시,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다

IFA 2016에서 눈여겨볼 제품,

요가북은 2 in 1 군에 단순히 새로운 컨셉을 입힌 제품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뜯어서 생각해보면 꽤 많은 의미가 있는 제품입니다. 처음 시도되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펜을 중심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태블릿과 2 in1 시장을 생각해보면 요가북의 등장은 참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변해갈 트렌드의 시작점이 될 것인지? 독특한 제품으로 일부에게만 기억될 것인지? 어떤 의미로든 고착된 시장에 선보이는 방향은 충분한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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