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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김편의 오디오파일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10선

by뉴스1

(서울=뉴스1) 김편 오디오칼럼니스트 = 엘피(LP)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시디(CD)와 디지털 음원에 밀려, 영구 보존처리될 줄 알았던 LP가 아날로그 감성을 원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물려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더욱이 LP 녹음과 제작과 관련한 그동안의 기술발전으로 인해 사운드는 훨씬 더 좋아졌다.

 

하지만 LP를 즐기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신경써야 할 것도 많다. LP를 회전시키기 위한 턴테이블이 있어야 하고, LP 그루브에 담긴 음악정보를 읽어들일 카트리지와 이를 턴테이블과 결합시켜줄 톤암도 필요하다. 물론 이 셋이 일체화된 제품도 많다. 여기에 CD플레이어에서 내보내는 전압(2V 내외)보다 훨씬 낮은 카트리지 전압(MM 2~8mV, MC 0.15~0.6mV)을 증폭하기 위한 별도의 포노앰프도 필요하다.

 

LP의 세계, 아날로그 사운드의 세계에 풍덩 빠지고 싶지만 엄두가 안나는 선량한 음악 애호가들을 위해 필자가 직접 들어본 제품들 중에서 500만원대 이하의 괜찮은 턴테이블과 톤암, 카트리지를 모은 LP 플레이어를 꼽아봤다. 최근 1년 동안 해외 유명 오디오 전문매체들이 ‘추천 모델’로 엄선한 제품들이기도 하다.

 

1. 프로젝트 오디오 Debut Carbon DC ($399)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Debut Carbon DC(김편 제공)© News1

오스트리아의 명망있는 오디오 메이커 프로젝트 오디오의 턴테이블을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이다. 더욱이 8.6인치짜리 카본 파이버 톤암과 오토폰의 ‘2M Red’ MM카트리지까지 기본 장착돼 있다. 더스트 커버는 덤. 한마디로 포노 앰프에만 연결하면 곧바로 LP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오디오의 내공이 그대로 담긴, 옹골찬 사운드를 들려준다. DC모터, 벨트 드라이빙 방식.

◇추천 매체 - 앱솔루트 사운드, 테크레이더

 

2. 레가 Planar 1 ($475)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Planar 1(김편 제공)© News1

레가는 1973년 설립된 영국의 명문 아날로그 오디오 제작사다. ‘실용주의’를 표방한 만큼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톤암을 잘 만들기로도 유명해서 1983년 첫 출시된 ‘RB300’은 지금까지 40만개 이상이 팔렸다. LP플레이어 추천 기기 목록에서 레가 제품이 항상 들어가는 이유다. ‘플레이너(Planar) 1’은 이런 레가 제품 중에서 가장 싼 턴테이블이다. 고강도 페놀 수지를 두른 MDF 플래터를 AC모터에 연결된 벨트로 돌린다. ‘RB101’ 톤암과 오토폰의 ‘OM5e’ MM카트리지가 장착됐다. LP 특유의 온화하고 따뜻한 질감, MM카트리지 고유의 호방하고 진한 소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추천 매체 - 앱솔루트 사운드, 왓하이파이, 테크레이더

 

3. 레가 Planar 3 ($1145)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Planar 3(김편 제공)© News1

레가의 전체 라인업 중 가장 유명한 모델이다. 현 ‘Planar 3’는 기존 ‘RP3’를 대체하며 2016년 화려하게 귀환한 5세대 모델(오리지널은 1977년 출시)이다. ‘RB300’ 톤암이 장착된 것만으로도 ‘본전’ 생각이 안나는 턴테이블이다. 플래터 재질은 12mm 두께의 유리, 플린스(베이스)는 고광택 아크릴이다. 플린스에는 3mm 두께의 페놀 수지 브레이싱(지지대)이 붙어있다. 카트리지 추천 모델은 ‘Elys2’ MM카트리지. 옵션으로 외장 파워서플라이인 ‘TT-PSU’를 연결할 수 있다.

◇ 추천 매체 - 스테레오파일

 

4. 클리어오디오 Concept ($1400)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Concept(김편 제공)© News1

독일의 클리어오디오 역시 1978년 설립된 관록의 아날로그 오디오 메이커다. 카트리지와 턴테이블로 유명한데, 특히 플래그십 카트리지 ‘골드핑거 스테이트먼트'(Goldfinger Statement)는 무려 1500만원에 달한다. ‘콘셉트'(Concept)는 이런 으리으리한 클리어오디오의 입문형 턴테이블. 하지만 소리는 전형적인 ‘쿨&클리어’ 사운드를 들려준다. 푸근한 잡음과 온기를 LP 사운드로만 접했던 분들이라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베리파이'(Verify) 톤암이 기본 장착됐다. DC모터, 벨트 드라이빙 방식. 상급 모델인 ‘퍼포먼스(Performance) DC’ 턴테이블에 '세티스파이 카르단(Satisfy Kardan) 톤암'과 '탈리스만(Talisman) V2 Gold' 조합은 가격대는 많이 올라가지만 역시 보다 완성도 높은 소리를 들려준다.

◇ 추천 매체 - 앱솔루트 사운드, 왓하이파이, 테크레이더

 

5. VPI Prime Scout ($2199)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VPI Prime Scout(김편 제공)© News1

미국을 대표하는 턴테이블 메이커 VPI의 베스트셀러 모델 '스카우트'(Scout)가 2017년 보다 견고한 베이스(MDF+스틸)를 갖추고 새롭게 출시됐다. 디자인도 확 달라졌다. 분리형 300RPM AC 모터를 장착, 보다 파워풀하면서 정확한 플래터(알루미늄) 구동이 눈길을 끈다. VPI의 ‘JMW 9’ 톤암과 ‘스카우트 델린'(Scout Delrin) 클램프가 제공된다. 강인하면서도 유연한 바디를 바탕으로 올라운드 성향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확실히 유럽제와는 다른 길이다. 추천 카트리지는 그라도 ‘Statement’, 오토폰 ‘2M Black’, 수미코 ‘Blacibird’.

◇ 추천 매체 - 스테레오파일

 

6. 웰템퍼드 Amadeus MK2 ($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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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deus MK2(김편 제공)© News1

개인적으로 보기에 가장 파격적인 턴테이블이다. 톤암이 턴테이블과 맞닿는 지점에 다름아닌 골프공을 쓴 것이다. 톤암이 관통한 골프공을 실에 매달고 이를 다시 점성이 높은 실리콘액에 담금으로써 진동과 마찰을 최소화했다. 가냘파보이는 톤암에는 진동감쇄를 위해 특수 모래를 채웠다. 플래터를 돌리는 것도 벨트가 아니라 0.1mm 가느다란 폴리에스터 실이다. MDF 플린스, 아크릴 플래터 구성이다. 워낙 착색이 없는 소리를 들려줘, 오랫동안 레퍼런스(참고)로 삼을 만한 제품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오디오전문지 스테레오파일의 ‘2017 추천기기’ 목록에서 레가의 ‘RP8’ 등과 함께 B클래스에 등재됐다. 최근에는 플린스를 알루미늄/아크릴 샌드위치 구조로 바꾸고, 톤암도 업그레이드시킨 ’GTA’ 버전이 나왔다.

◇추천 매체 - 스테레오파일

 

7. 레가 RP8 ($2995)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레가 RP8(김편 제공)© News1

사실 레가 턴테이블의 핵심은 받침대라 할 플린스가 가벼우면서도 견고하다는 것이다. 모터로 LP를 회전시키는 턴테이블의 성격상 진동제거가 가장 큰 난제인데,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이 플린스를 크고 두꺼우며 무겁게 만들어 이에 대처해왔다. 하지만 레가는 '플린스는 튼튼하기만 하다면 가벼울수록 진동에너지를 쓸데없이 축적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플린스를 되도록 가볍게 만들어온 것이다. ‘RP8’은 이러한 플린스 설계철학이 그대로 집약됐다. 플린스를 나비 모양으로 뼈대만 남겨 무게를 더욱 줄여버린 것이다. 더욱이 플린스 주재질 자체도 일종의 강화 발포 스티로폼인 폴리올레핀폼일 정도다. 대신 플래터는 3장의 유리를 붙여 최적의 무게를 확보했다. 24V AC모터가 2개의 벨트로 알루미늄 서브 플래터를 돌린다. ‘TT-PSU’가 기본 제공되며, 장착된 톤암은 ‘RB808’이다. 권장 카트리지는 ‘Apheta’ MC카트리지.

◇ 추천 매체 - 스테레오파일, 왓하이파이

 

8. 프로젝트 오디오 Xtension 10 ($3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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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ension 10(김편 제공)© News1

‘Debut Carbon DC’가 입문기였다면 ‘Xtension 10’은 무게가 22kg이나 나가는 프로젝트 오디오의 본격파 턴테이블이다. 만듦새의 수준이 훨씬 높다. 플래터 무게만 5.7kg에 달하고 초정밀 마그네틱 세라믹 베어링까지 갖췄다. 톤암은 카본 파이버 튜브를 채용한 10인치짜리 ‘10cc Evolution’. AC모터, 벨트 드라이빙 방식. 세가지 회전속도(33/45/78rpm) 조절도 가능하다. ‘슈퍼백 옵션’($3699)을 선택하면 수미코의 '블랙버드'(Blackbird) 카트리지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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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린 Majik LP12 ($3600)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Majik LP12(김편 제공)© News1

애호가들의 영원한 로망 영국 린의 ‘LP12’ 시리즈 중 가장 싼 모델이다. 위로 '클라이맥스'(Klimax)와 '아큐레이트'(Akurate)가 있다. 기본 바디는 ‘Sondek LP12’로 동일하지만 전원부, 암보드, 톤암, 카트리지 차이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는 것이다. ‘Majik’의 경우 톤암은 프로젝트 오디오의 ‘9cc’, 카트리지는 린의 ‘Adikt’ MM카트리지를 썼다. 내장형 전원부에 AC모터, 벨트 드라이빙 방식으로 구동한다. 설치가 꽤 까다롭지만, 클래식하면서도 심플한 외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그야말로 아늑하고 음악성 가득한 아날로그 사운드 그 자체다.

◇추천 매체 -스테레오파일, 스테레오사운드

 

10. 테크닉스 SL-1200G ($3999)

아날로그 사운드에 풍덩, LP플레이어

SL-1200G(김편 제공)© News1

‘SL-1200G’는 1972년 출시돼 전세계적으로 300만대가 넘게 팔린 오리지널이 2010년 생산 종료됐다가 지난 2016년 새롭게 부활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다이렉트 드라이빙 방식(그래서 DJ들이 가장 선호했다)이라는 오리지널리티를 고수하면서 최신 기술을 투입, 안정된 회전과 진동 저감을 실현했다. 3.6kg의 주조 황동과 알루미늄 플래터, 9인치 알루미늄 톤암이 장착됐다. 베이스 상판은 10mm 두께의 알루미늄 재질. 소리는 견고하면서도 라이브한 성향을 보여준다. LP에 담긴 음원정보를 모조리 긁어온다는 인상도 강하다.

◇추천 매체 -앱솔루트 사운드, 스테레오사운드

 

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