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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덜 알려져서 더 빨리 가야 하는 '지상낙원'

by뉴스1

태국으로 떠난 쉼 여행 - 라농

덜 알려져서 더 빨리 가야 하는 '지

라농에 속한 섬인 코파얌© News1 윤슬빈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지상낙원'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섬에 갈 수 있다는 점이 태국의 매력이다. 방콕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1시간이면 닿는 '라농'(Ranong)도 그렇다.

 

우리나라엔 생소하기만 한 이곳은 안다만해에 맞닿은 지역으로 태국 국왕이 사랑한 지역이자 휴가가 자유로운 유럽 여행객에겐 '별장'과도 같은 곳이다.

 

라농을 둘러보려면 배를 타는 것은 필수다. 바다로 조금만 벗어나면 태국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수상 도시가 있고, 더 멀어지면 옥빛의 맑은 바다가 펼쳐지는 휴양 섬들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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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농의 수상가옥 모습. © News1

태국사람들이 생애 한 번은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

태국에서 국왕은 신과 같은 존재다. 따라서 사람들은 마치 성지순례를 하듯, 왕이 방문하거나 여행한 곳들을 따라가야 한다고 여긴다.

 

라농도 그런 의미에선 성지순례 코스 중 하나다. 100여 년 전, 시암 왕조 사상 가장 찬란한 시절을 보낸 왕으로 태국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 받는 국왕인 라마 5세(1841~1910)가 이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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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 5세가 라농을 방문했을 당시에 탄 배 재현해 놨다. 로열 안다만 투어 제공

당시 라마 5세의 방문 소식에 주민들은 가장 좋은 모습으로 그를 맞이하기 위해 평상복을 집어 던지고 가장 특별한 날에 입는 옷들을 꺼내 입었다. 여성들은 화려한 색감의 원피스와 장신구로 꾸민 전통 의상을 입고, 남성들은 밀짚모자에 화사한 셔츠로 멋을 냈다.

 

라마 5세가 바라본 그때의 라농의 모습은 어땠을까. 왕도 지금처럼 잔잔한 바다에서 그림 같은 섬들과 석양을 즐겼을까. 라농에선 제대로 왕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독특한 크루즈 프로그램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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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농 전통 의상을 입고 배에 올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관광객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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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여성 관광객이 라농 전통 의상을 입고 만족해 하고 있는 모습© News1

현지인과 해외 여행객에 모두 인기를 끌고 있는 '로열 안다만 투어'(Royal Andaman)는 라마 5세가 탔던 배와 코스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여행이다.

 

겉으론 허름해 보이는 배 안에 들어서면 반전 매력에 놀란다. 여느 요트 부럽지 않게 하얀색을 콘셉트로 얇디 얇은 커튼에 꽃 장식으로 꾸며 놓아서, 특히 여성 탑승객의 호응이 좋은 편이다.

 

테이블 위엔 각종 장식과 함께 옷이 놓여 있다. 라마 5세를 맞이하던 주민들의 전통 의상으로 탑승객 수에 맞춰 준비해 놓은 것이다. 탑승객들은 처음엔 눈치를 보다가 어느새 직원의 도움으로 옷 갈아입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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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안다만 투어 패키지를 예약하면 제공되는 해산물 코스 요리© News1

전통 복장으로 갈아입고 선박 곳곳을 둘러보면 라농 전통 수상가옥들과 수산 시장, 고기잡이 배들이 눈에 들어온다. 집 앞 마당에서 쉬고 있거나 어업 중인 현지 사람들은 라마 5세가 왔을 때처럼 행색을 갖추고 있진 않지만 여행객에게 소박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환영해 준다.

 

1시간 정도 자유 시간을 보내다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날 때쯤이면 해산물 코스 요리가 준비된다. 라농의 특산물인 왕새우와 게, 오징어로 만들어진 샐러드부터 주요리, 버터플라이피 꽃디저트까지 싱싱한 바다를 고스란히 담은 상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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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등불 띄우기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News1

식사 후엔 선박 위에선 작은 콘서트가 열린다. 지는 석양과 함께 감미로운 기타 연주가 어우러져 왕의 풍류가 따로 없다. 마지막도 낭만적으로 마무리한다. 코코넛 껍질 안에 꽃잎을 수북이 쌓고 그 위에 작은 초를 얹은 것을 탑승객 한 명, 한 명에게 나눠준다. 그리고 순서대로 갑판에 나가 소원을 빌고 바다 위에 코코넛 껍질 등불을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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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야이(Ao Yai) 해변© News1

유럽인들의 천국 '코파얌'

통영과 여수처럼 라농도 바다로 30~40분 나가면 숨은 보석 같은 섬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중 특히 아름답기로 알려진 코파얌(Koh Phayam)은 인구 500명이 거주하는 섬으로, 독특하게 현지인보다 유럽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섬이다.

 

코파얌을 가기 위해선 쾌속선을 타고 40분을 달리는데,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정신없이 들이대는 바닷바람과 주변 섬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옥색의 바다가 보이는 섬에 내리면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트랙터가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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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를 타고 섬을 이동하다 보면 오토바이를 타는 유럽 여행객들을 쉽게 마주하게 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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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 해변© News1

아직 도로가 잘 정비돼 있지 않아 이곳에선 태국의 그 흔한 툭툭이와 택시, 버스는 볼 수 없다. 장기간 휴양하는 유럽인들이나 잠시 머물고 가는 자유 여행객들에겐 오토바이가 주요 수단이다. 그 덕분에 섬의 공기는 매연 없이 맑다.

 

코파얌은 사방이 아름다운 해변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아오 야이'(Ao Yai)와 버펄로 해변이다. 아오 야이는 3km의 해안이 이어지며 파도가 없이 잔잔해 가족 여행객이나 한가로이 쉬기 위한 중장년 여행객이 많다. 해변은 물이 빠졌을 경우 바다까지 300m 더 펼쳐져 더욱 한적하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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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 해변에선 밤이 되면 화려한 파티가 열린다© News1

태국 집시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모인 해변

버팔로 해변은 유독 젊은 층의 여행객이 많다. 밤이 되면 해변에서 신나는 파티가 열리기 때문이다. 해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히피 바'(Hippie Bar)라고 작은 푯말이 붙여져 있는 난파선이다.

 

정체가 뭔지 한참을 들여다보면 난파선 모형으로 된 칵테일 바다. 배 옆으로 나무 계단을 오르면 오직 나무로만 얼기설기 쌓아서 만들어진 듯한 하나의 마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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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 바에서 바라본 버펄로 해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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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 바는 주인 대신 뜨개질을 하는 여행객이 먼저 반긴다.© News1

버펄로 해변 남쪽으론 태국 집시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데, 이 바는 집시 중 일부가 여행객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사람들의 인기척이 날때쯤에야 잠이 덜 깬듯한 모습의 직원이 얼굴을 내비친다.

 

바쁜 일상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지만 이곳에선 자연스럽다. 곳곳을 둘러봐도 누구 하나 관심도 두지 않고 부담스러울 정도의 상냥함도 없다.

 

이들처럼 잠시라도 자유로운 영혼처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밤에 열리는 해변 파티에 참가해 보자. 비용은 1인당 150바트(약 5100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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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얌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들© News1

코파얌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선착장으로 가야 한다. 각종 레스토랑과 노천 음식점,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요리의 재료들은 모두 특산물들로 외부에선 맛볼 수 없는 것들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태국 여느 관광지보다 훌륭한 맛을 보장한다.

 

(라농(태국)=뉴스1) 윤슬빈 기자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