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비즈 ]

'4캔에 만원' 사라진다…주세개편에 수입맥주 가격 인상 '불가피'

by뉴스1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 가능성 커"

"국산맥주보다 수입맥주 가격이 비싸질 것"

'4캔에 만원' 사라진다…주세개편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수입맥주를 고르고 있다.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맥주 4캔에 1만원."

 

그동안 파격 할인행사를 펼치던 수입맥주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산 맥주 '역차별' 논란이 이어지면서 주세 개편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맥주에 붙는 세금을 현행 출고가 기준으로 산정하는 '종가세'에서 알코올 도수나 전체 양으로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맥주 '역차별' 논란 해소되나…주세 개편 착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맥주 과세체계 개선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류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맥주시장에서 현행 종가세 과세로 발생하는 국산맥주와 수입맥주 간 불완전 경쟁이 있다"며 "수입맥주 시장점유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세제로 인한 경쟁상 불형평성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산 맥주의 현재 출고가격은 원가에 주세(72%)·교육세(주세의 30%)·부가가치세(10%)를 더해 산정한다. 하이트진로 맥주의 경우, 500ml병 기준 원가는 538.44원에 불과하지만 주세(387.68원)와 교육세(116.3원)·부가가치세(104.24원)가 붙으면서 출고가가 1146.66원으로 올라간다.

 

반면 출고가격 신고의무가 없는 수입 맥주는 수입 신고가에 주세·교육세·부가세가 붙어 출고가가 정해진다. 국산 맥주는 출고원가에 제품원가·판매관리비·예상이윤을 다 포함해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수입 맥주는 수입 신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붙은 이후에 판매관리비와 이윤을 붙여 판매하는 식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수입 맥주와 국내 생산 맥주의 판매가격이 같을 경우 붙는 세금의 차이가 최대 2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가 세금도 더 적게 내고, 가격 결정(할인)도 훨씬 자유로운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산 맥주와 경쟁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홍 연구원은 맥주에 한정해 주세를 종량세 체계로 전환하는 안과 과세표준 통일, 납세의무자 범위 확대를 제시했다.

 

종량세는 종가세 과세가 유발하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세수중립적인 종량세율 도입으로 소비자판매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과세표준은 통일은 수입맥주도 국산맥주처럼 일반판매관리비(광고·홍보비 포함)와 이윤을 세금에 내도록 하는 방안이며, 납세의무자 범위 확대는 주세를 지금처럼 제조·생산 단계에서 도·소매유통단계 과세로 확대하자는 방안이다.

'4캔에 만원' 사라진다…주세개편에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4캔에 만원"…이제는 사라지나

 

과세 체계가 달라지면 수입맥주 가격은 당장 오를 수밖에 없다. "4캔에 만원"이라는 문구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종량세로의 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세금 부과액이 동일해질 수 있어서다.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의 세금이 같아지면 당장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 편의점에서 국산맥주의 500ml병 가격이 2000원대 중반인 점을 고려하면 수입맥주 가격은 3000원을 웃돌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론 수입맥주 가격이 국산맥주 가격을 웃돌 것으로 본다"며 "수입업자가 얼마나 이윤을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확한 안이 나와야 알 수 있지만,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세금이 똑같아지면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4캔에 만원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과세 체계가 개편되면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맥주 수입액은 2009년 3716만달러(US$)에서 지난해 2억6309만달러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1년 전(18156만달러)보다 45% 급증했다.

 

실제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은 60%를 웃돌아 국산 맥주를 넘어섰다. 2014년까지만 해도 수입 맥주의 점유율이 20%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성장이다.

 

그러나 세금이 부과되면 가격이 오르고, 할인 판매를 못 하게 되면서 점유율이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량세 전환은 국산 맥주 판매 침체에 다행"이라며 "공정한 경기를 할 수 있는 룰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입맥주의 판매가 확 줄진 않겠지만, 더는 할인 판매로 고객을 끌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