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차오르는 감동… 필라투스에서 보낸 하룻밤

[여행]by 뉴스1

해발 2073m, 알프스 위에 세워진 호텔

벅차오르는 감동… 필라투스에서 보낸

필라투스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 News1 윤슬빈 기자

'날씨는 흐렸지만 벅찬 감동을 주기엔 충분하다.'

 

루체른 시내에선 알프스로 가기란 서울 시내에서 북한산 가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자동차로 20분, 유람선을 타고 유유히 가도 40분 내외면 경이로운 알프스의 절경이 펼쳐진다.


'용의 산' 필라투스도 마찬가지다. 스위스 대부분의 산이 그렇지만 필라투스는 워낙 높은 고도 탓에 날씨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필라투스를 찾는 이유는 흐린 날이든 비가 내리든 보란 듯이 360도로 펼쳐지는 만년설로 뒤덮인 알프스산맥을 바라보며 해발 2073m 정상 위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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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각도의 톱니바퀴 열차© News1 윤슬빈 기자

필라투스를 오르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산악 열차와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알프나흐슈타트(Alpnachstad)에서 등반을 시작하려면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각도의 톱니바퀴 열차를 타도 되고, 크리엔스(Kriens)에서 시작하면 케이블카를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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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를 타고 오를 수록 웅장한 알프스산맥의 모습이 드러난다.© News1 윤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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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절벽 위에 세워진 작은 성당© News1 윤슬빈 기자

산악 열차는 최대 48도의 경사를 오르며 숲과 초원 그리고 암벽을 통과한다. 오를 때마다 바뀌는 자연경관과 호수 건너편 웅장한 알프스산맥은 그 모습 드러낸다. 초원 위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며 풀을 뜯고 있는 소와 절벽 위 아찔하게 세워진 성당을 보고 넋 놓고 있으면 어느새 정상 위 필라투스 쿨룸 호텔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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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투스 쿨룸 호텔 전경© News1 윤슬빈 기자

산악 세계의 고요함 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 특별할 것만 같던 호텔의 외관은 생각보다 허름하다. 산장 호텔이라서 그런지 어딘가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자들의 추위와 배고픔을 달래주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무엇보다 스위스에서 벅찬 감동을 일으킬 일몰과 일출, 그리고 별이 환하게 반짝이는 밤을 이 호텔에서 볼 수 있다. 건물은 산악열차도 케이블도 없던 1890년에 지어졌다. 자재들은 당나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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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투스 쿨룸 테라스. 한 여행자가 바람이 아무리 세차게 불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맥주를 마시고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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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바에서 모든 투숙객들에게 제공하는 치즈와 화이트 와인© News1 윤슬빈 기자

호텔에 들어서기 전 눈에 띄는 건 단연 경치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추위에 얼굴과 손이 얼 것만 같아도 바로 앞에 펼쳐진 경치는 모든 것을 잠시 잊게 만든다.


따뜻한 호텔로 들어오면 본격적인 진가를 드러낸다. 이곳의 매력은 미식에서 더해진다.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전 로비 바에선 필라투스에서 키워진 소의 젖으로 만든 고소한 치즈와 스위스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을 모든 투숙객에게 내어 준다. 따로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고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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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빅토리아 레스토랑 내부© News1 윤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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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의 주메뉴인 사슴 스테이크© News1 윤슬빈 기자

어느 정도 허기가 채워지면 퀸 빅토리아 레스토랑에선 손님맞이를 한다. 이곳의 이름은 1868년 호텔이 세워지기 이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말을 타고 올라온 것을 기념해 그의 이름을따서 지었다. 리처드 바그너도 단골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레스토랑의 실내는 꽤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다.


이곳의 메뉴는 3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메뉴로는 사슴 스테이크와 송아지 스테이크 중 고를 수 있다. 사슴 스테이크는 약간 돼지 간의 식감과 비슷하며, 한국인 입맛엔 약간 어색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치면 입맛에 맛는 술을 내어준다. 와인, 위스키, 럼, 보드카 종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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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을 가로지르며 나르는 패러글라이딩© News1 윤슬빈 기자

식사를 마친 후 사람들을 두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선다. 알프스산맥을 붉은빛으로 물들일 일몰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필라투스 쿨룸에서 오를 수 있는 봉우리는 총 5개다. 난이도에 따라서 선택하면 된다. 보통은 호텔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해발 2106m의 오버하우프트(Oberhaupt)나 해발 2118m의 에젤(Esel)을 오른다. 일출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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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106m의 오버하우프트를 오르는 길© News1 윤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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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118m의 에젤에서 바라본 필라투스 쿨룸© News1 윤슬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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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News1 윤슬빈 기자

매일 필라투스의 또렷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면 좋겠지만 구름이 잔뜩 낀 날은 구름과 알프스산맥이 주황빛으로 물들인 것으로 만족하는 수 밖엔 없다. 그럼에도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그럼에도 깨끗한 하늘을 보고 싶다면 마테오스위스(Meteoswiss)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떠가자. 웬만한 알프스 정상의 날씨까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꿀 떨어지는 여행팁

벅차오르는 감동… 필라투스에서 보낸

곤돌라 케이블카(윗쪽), 공중 케이블카(© News1 윤슬빈 기자

필라투스를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보자. 곤돌라 케이블카와 공중 케이블카가 있다. 최근 도입한 공중 케이블카인 드래곤 라이드(Dragon Ride)를 타면 필라투스(Pilatus)까지 거의 날아가는 듯 갈 수 있다. 프래크뮌테그(해발 1416m) 중간역에서 필라투스까지는 겨우 3분5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널찍한 좌석과 조종석 같은 구조, 커다란 창 덕분에 케이블카에서 루체른 호수의 독특한 풍경을 내다볼 수 있다. 스위스패스를 제시하면 50% 할인받을 수 있으며, 6세 이하 아동은 무료다.

취재협조=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루체른=뉴스1) 윤슬빈 기자 seulbin@news1.kr

2019.03.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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