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뒷얘기7

[컬처]by 뉴스에이드
‘터널’,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뒷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생겨나는데, 그중에서도 최근 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1위에 오른 ‘터널’의 숨겨진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롭다.

 

막내 구조대원의 반전 정체와 애완견 탱이의 비밀 등 모르고 봐도 상관없지만,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이 글에는 사람에 따라 스포일러라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1. 하정우, 배우 인생 최고의 애드리브

‘터널’,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뒷얘

하정우가 원톱 주연으로 나선 만큼 그의 연기가 절대적인 작품이다. 한 남자가 무너진 터널에 갇히는 내용이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필요했고, 혼잣말하는 설정이 추가돼 하정우의 애드리브도 필수였다.

 

촬영장은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하정우는 연기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애드리브를 쏟아냈다. “아뇨, 꿈꿨어요”, “이제 집에 왔다”를 포함해 툭 튀어나온 대사 중에는 애드리브가 제법 있다. 참고로 ‘니들은 간을 안 하고 먹는구나’라는 대사는 원래 대본에 있다.

“한 장면을 끊지 않고 길게 찍었어요. 최고 긴 장면은 18분까지 촬영한 적도 있어요.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대사와 장면들이 나오기도 했죠. 그렇다고 아무 배우나 가능한 건 아닌 것 같아요. 하정우 씨가 애드리브를 철저하게 준비해왔어요. 덕분에 이런 장면들이 모여서 더욱 사실감 있는 영화가 된 것 같아요.” (김성훈 감독)

2. 2013년 출간된 원작 소설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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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은 언론 시사 직후부터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지어 ‘세월호 참사를 그대로 옮긴 것 같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소재원 작가의 원작 소설 ‘터널’을 영화화했다.

 

이 소설은 2013년 출간된 작품으로, 2014년 일어난 세월호 참사보다 1년 먼저 세상에 나왔다. 영화 곳곳에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하는 장면이 보이지만, 감독은 “일부러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소설과 세월호 참사가 ‘안전 불감증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은 닮았다.

3. 하정우를 괴롭힌 헬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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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보면 ‘하정우에게 폐소공포증이 생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영화 내내 좁은 공간에 갇힌 하정우의 모습이 나오면서 보는 사람까지 답답해진다. 다행히 터널 안 분진이 날리는 상황은 콩가루와 숯가루로 대신했고, 촬영 후에도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하정우를 공포에 떨게 한 장면은 따로 있는데, 후반부 등장하는 헬기 신이다. 하정우는 헬기를 타지 않으려고 끝까지 고사했지만, 갑자기 배두나가 직접 타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할 수 없이 탑승했다.

 

하정우는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터널’을 찍으면서 가장 고생한 부분은 분진, 폐소공포증이 아닌 “헬기 장면이었다”고 언급했다.

4. 애완견 탱이, 실제론 두 마리가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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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애완견 탱이는 하정우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신 스틸러로 활약했다. ‘캐스트 어웨이’ 배구공 윌슨만큼 주인공에게 위안되는 캐릭터다.

 

탱이는 퍼그 종으로, 영화에는 총 두 마리가 등장한다. 개는 체력이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밤탱이, 공탱이 두 마리가 번갈아가며 촬영했다. 한 마리는 드라마를, 또 다른 한 마리는 액션을 담당했다.

“촬영 전 강아지와 3개월 동안 어둠 훈련을 진행했어요. 세트장이 어두워서 공포를 느끼지 않게끔 훈련을 시켰죠. 사료를 나눠 먹는 장면을 찍을 때 ‘말을 안 들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한 번에 OK 됐어요. 정말 기적적으로 진행돼 운이 좋았어요.” (하정우)

5. 막내 구조대원=매드 클라운 친동생

‘터널’,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뒷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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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본 관객들 사이에서 ‘혹시 래퍼 매드 클라운이 출연했냐?’는 질문이 종종 나오고 있다. 오달수 옆에서 어리바리 막내 구조대원을 연기한 신인 배우가 매드 클라운과 쌍둥이처럼 닮았기 때문이다.

 

이 신인 배우의 이름은 조현철로 실제 매드 클라운의 친동생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류승룡과 같은 기획사인 프레인TPC 소속이다. 배우뿐만 아니라 단편 영화도 연출했으며, 꾸준히 연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배우 조현철 씨는 지난해 개봉한 ‘차이나 타운’에서 어눌하게 말하는 홍주 캐릭터로 나오기도 했어요. 최근 ‘터널’을 접한 관객들이 ‘매드 클라운과 닮은 것 같던데 역시 동생이었다’는 얘길 하더라고요. 개봉 후 조현철 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터널’ 홍보마케팅 관계자)

6. 터널 안 생존 장면이 편집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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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반부는 하정우가 터널 안에서 생존해 나가는 모습을 다루는데,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장면도 많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시동을 걸어서 따뜻한 바람을 쐬는 장면, 배기구의 연기를 빼내는 장면, 탱이의 축구공에 살얼음을 깨주는 장면 등이다.

“터널 안에 갇혀 있어도 그 속에서 유머 요소를 끄집어내 아이러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위 장면들은 주인공이 너무 여유로워 보여서 극의 흐름을 방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제외하게 됐습니다.” (‘터널’ 이동윤 프로듀서)

7. 원작 소설과 다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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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터널’과 영화 ‘터널’은 결말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소설이 비극적이라면, 영화는 그보다 희망적인 결말로 마무리된다.

 

감독이 원작과 똑같은 결말을 고수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스스로 암울한 이야기를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전과 다르게 안전해졌냐는 점에 의문을 품었고, 그런 점을 암시하는 내용을 영화 결말에 반영했다.

“서로 결말은 다르지만, 영화를 봤다면 소설도 보라고 하고 싶어요. 그 당시 다른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소설을 읽고 눈물을 흘려서 ‘터널’부터 만들게 됐거든요. 원작은 굉장히 울림이 있는 작품이에요.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김성훈 감독)

사진 = '터널' 포스터 및 스틸

 

글. 하수정

2016.09.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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