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전태관, 서른번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연예]by 뉴시스
굿바이 전태관, 서른번의 봄여름가을겨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고(故) 전태관 발인식이 엄수된 31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장례식장에서 딸이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전태관은 지난 2012년 신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지만 암세포가 어깨뼈, 척추, 골반으로 전이돼 6년의 투병 끝에 사망했다. 2018.12.31. chocrystal@newsis.com

56세를 일기로 별세한 퓨전 듀오 '봄여름가을겨울' 드러머 전태관이 영면에 들어갔다. 전태관의 발인식이 31일 오전 서울 풍남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오전 8시께 유족과 봄여름가을겨울 동료인 친구 김종진을 비롯한 동료·선후배 뮤지션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독교 식으로 영결식이 치러졌다. 추모객들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찬송가를 불렀다.


오전 8시50분께 관이 영결식장에서 빠져나왔다. 체감온도가 영하 10도에 육박했지만, 추모객들의 슬픔은 추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딸 하늘씨가 영정 사진을 들었고 김종진과 최근 고인의 쾌유를 빌며 자주 함께 한 보컬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 나얼 등이 운구했다.

굿바이 전태관, 서른번의 봄여름가을겨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고(故) 전태관 발인식이 엄수된 31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장례식장에서 멤버 김종진이 운구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전태관은 지난 2012년 신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지만 암세포가 어깨뼈, 척추, 골반으로 전이돼 6년의 투병 끝에 사망했다. 2018.12.31. chocrystal@newsis.com

오전 9시께 운구차는 장례식장을 떠났고, 팬들과 추모객들은 멀어지는 차량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전태관은 경기 용인 평온의숲에서 잠든다. 8개월 전 지난 4월 세상을 먼저 떠난 부인 김영기(1964~2018)씨가 영면하고 있는 곳이다.


두 사람은 1988년 '유재하 추모음악회'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김씨는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마음과 음악으로 통한 두 사람은 1992년 결혼했다.


전태관은 봄여름가을겨울이 데뷔 30주년을 맞은 해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방배동과 신촌 등지 클럽을 중심으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던 전태관과 김종진은 1986년 가수 김현식(1958~1990)의 3집 제작에 참여하면서 프로로 데뷔했다.


김현식의 백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멤버가 됐다. 이듬해 밴드가 해체됐다. 두 사람은 베이시스트 송홍섭의 소개로 '가왕' 조용필이 이끄는 밴드 '위대한 탄생'에서 객원 세션으로 활동했다.

굿바이 전태관, 서른번의 봄여름가을겨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고(故) 전태관 발인식이 엄수된 31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을 든 딸 뒤로 멤버 김종진, 가수 나얼 등이 운구하고 있다. 전태관은 지난 2012년 신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지만 암세포가 어깨뼈, 척추, 골반으로 전이됐다. 2018.12.31. chocrystal@newsis.com

그리고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이름을 물려받고, 셀프 타이틀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이후 누구나 아는 것처럼 봄여름가을겨울은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서른번의 봄여름가을 겨울이 지나는 동안 퓨전재즈 등 실험적인 시도부터 블루스, 록,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 한국 대중음악신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빈소에 수많은 뮤지션들이 조문을 오고 방송에서도 잇따라 고인을 추모한 이유다. 김현철, 김광진, 박진영, DJ.DOC의 김창열 등이 빈소를 찾았다. MBC TV '쇼! 음악중심', KBS '가요대축제' 등에서 고인을 기억했다. tvN '인생술집'은 내년 1월3일 방송에서 김종진이 전태관과 관련해 꺼내놓는 추억을 내보낸다. KBS 2TV '불후의 명곡'은 같은 달 12일 '봄여름가을겨울' 편을 방송한다.

굿바이 전태관, 서른번의 봄여름가을겨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고(故) 전태관 발인식이 엄수된 31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장례식장에서 멤버 김종진, 가수 나얼, 배우 정준 등이 운구차량 뒤에서 슬픔에 잠겨 있다. 전태관은 지난 2012년 신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지만 암세포가 어깨뼈, 척추, 골반으로 전이됐다. 2018.12.31. chocrystal@newsis.com

전태관은 6년간 신장암으로 투병하다가 27일 숨을 거뒀다. 전태관이 투병하는 가운데도 봄여름가을겨울은 팀 이름처럼 매년 사계절을 잘 겪어내고 있었다.


팀 전체의 주기로 따지면, 전태관이 암투병 중인 최근은 겨울로 보였다. 그 투병은 힘겹지만 희망적이어서 마냥 어두운 겨울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전태관은 세상을 등졌다. 최근 만난 김종진의 말이 뼈아프다. "밖은 추워도 저희는 따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또 봄이 올 것이라 믿거든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친구와 우정을 지켰고 고인을 여전히 기억하는 동료·선후배 뮤지션, 팬들이 있기에 마냥 겨울은 계속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사계절이 반복되듯 봄여름가을겨울은 계속된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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