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검사서 '음성' 나왔던 논산 훈련생 2명, 한달 뒤 '확진' 이유는?

[이슈]by 뉴시스

"격리해제 후 입대까지 한달↑…지역사회 감염 무게"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도…모든 사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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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교회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 됐다. 2020.02.19.lmy@newsis.com

최소 한 달 전 전수 진단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들이 육군 훈련소에서 확진되자 감염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방역당국은 그 사이 다른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역학조사와 함께 과거 자가격리 및 음성으로 나온 검사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잠복기가 한 달이 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추측보다 지역사회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다만 이들과 격리 해제 후 재양성 환자들의 연령대가 비슷한 만큼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대구·경북 지역 입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진단 검사에서 신천지 신도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16일 경남 창원에서 입영한 훈련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퇴소한 이후 17일에는 대구에서 온 2명이 추가로 확진돼 대구로 이송된 것이다.


이 중 대구 확진자 1명은 완치 후 재양성 판정이 나온 사례다. 그런데 다른 2명은 지난 2월 말에서 3월 초 신천지 교인 모두를 대상으로 한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문제는 2월 말에서 3월 초 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가 한 달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양성으로 판명된 2명의 감염 경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코로나19 잠복기 14일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12일 대구 신천지 신도 격리 해제 이후 입대 전까지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전수 조사와 확진 검사는 그 시점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그 이후 일정 기간 다른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며 "신천지 종교 활동을 통해서 감염됐는지, 아닌지는 구체적인 역학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2명은 신천지 교인으로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자가격리를 하고 자가격리 기간 중 신천지 교인 일제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바 있다"며 "과거에 자가격리됐던 부분, 음성이 나왔던 검사 결과에 대한 시기 문제, 격리 해제된 이후 동선과 접촉자 등을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순 이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 내외로 줄었지만,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은 아직 남아 있다는 얘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분명히 있는 상황에서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우리나라에선 30% 정도 보고됐고 외국에선 50%까지 보고된 사례가 있다"면서 "경북 예천 사례처럼 누군가에게 감염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검사를 통해 양성이 확인됐을 뿐 이들의 증상이 방역당국에 의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입대 전에 감염돼 무증상인 상태에서 입대 후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잠복기가 한 달 이상 이어졌을 거란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들의 잠복기가 45일 정도라면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긴 잠복기"라면서 "그보다는 입대 전까지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도 "중국에선 잠복기가 최대 49일까지 보고되긴 했지만 이는 특이한 경우"라며 "이 2명이 모두 잠복기가 매우 긴 경우에 속한다고 보기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특정 연령층에서 급성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방향으로 '선택변이' 됐을 거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재양성 사례가 확진자 연령 비율과 동일하게 나오고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전략특성이 바뀐 것일 수도 있다"며 "바이러스 특성과 환자의 면역학적 특성, 환경적 특성 등 3자간 상호작용을 발생 초기 사례부터 현재까지 전국에 있는 환자들의 모든 사례와 바이러스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19일 오전 0시 기준 격리해제 후 재양성 환자 179명 중 가장 많은 41명(22.9%)이 20대다. 이어 50대 32명(17.9%), 30대 27명(15.1%), 40대 25명(14.0%) 등이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는 처음엔 매우 높은 치명률을 보이지만, 바이러스들도 생존하기 위해 은밀하면서도 증상이 약하게 진행되는 특성으로 변이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여러 가지 고민은 해봐야겠지만 코로나19가 3개월 넘게 유행하면서 차츰 은밀하면서도 증상이 약하게 진행되는 방식으로 선택변이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jungsw@newsis.com

2020.04.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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