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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수백번 한 작업 의미없어 도전해야"

'콜드플레이' 뮤비 감독 하이만

by뉴시스

한콘진 '제4차 콘텐츠 인사이트' 첫 내한 강연

'콜드플레이' 뮤비 감독 하이만

이스라엘 출신의 바니아 하이만은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 플레이'의 '업 & 업',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밥 딜런의 대표곡 '라이크 어 롤링 스톤'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감각적인 뮤비 감독이다.(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16-11-30

대형 고래가 하늘에서 첨벙거리고, 난민의 배가 욕조 안에 갇혀 있고, 토성의 고리 위에서 자동차가 달리며, 화산 분화구에서 팝콘이 튀겨지고 있다. 지난 5월 공개돼 상징적인 숫자 1억뷰를 넘긴 영국 록밴드 '콜드 플레이'의 '업 & 업' 뮤직비디오 속 내용이다. 

 

내년 4월 첫 내한공연 4만5000석을 최근 예매에서 단숨에 매진시킨 콜드플레이의 음악적인 매력을 배가시킨 뮤비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오아시스' 출신 노엘 갤러거의 기타연주가 등장하는 등 음악적인 것 못지않게 감각적인 영상미 역시 칭찬 일색이었다. "숟가락으로 바다를 비워내려 해" 등의 초현실적인 노랫말과 몽환적인 사운드의 곡에 덧없이 어울리는 영상이었다. 

 

이스라엘 출신의 떠오르는 뮤직비디오 감독 바니아 하이만(30)이 연출했다. 난민, 장벽, 자원 고갈, 환경 보호 등 사회적인 메시지도 자연스레 녹여냈다. 지난 8월 '2016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베스트 비주얼 이펙트' 상을 받기도 했다. 

 

하이만 감독은 '그래미 어워드'와 펩시 등 여러 CF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대중음악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밥 딜런의 대표곡 '라이크 어 롤링 스톤'(1965) 뮤직비디오가 48년 만인 2013년 처음으로 제작됐는데, 이 영상을 연출한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콜드플레이' 뮤비 감독 하이만

이스라엘 출신의 바니아 하이만은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 플레이'의 '업 & 업',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밥 딜런의 대표곡 '라이크 어 롤링 스톤'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감각적인 뮤비 감독이다.(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16-11-30

이와 함께 키즈 앤 크래이츠(Keys N' Krates)의 '세이브 미'(2015) 뮤비, 씨 로 그린의 '로빈 월리엄스'(2015) 뮤비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이만 감독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3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서 여는 '제4차 콘텐츠 인사이트' 참석을 위해 첫 내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술·기술적인 것을 조합한 뮤비를 만드는 것에 대해 "도전적인 작업을 좋아해요. 이미 수백번을 한 작업은 의미가 없죠"라고 말했다. "과감한 도전을 좋아합니다. 특별한 것을 해낸다는 생각이 들어요."

 

'업 & 업' 뮤비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된 기술은 콜라주 기법이다. 본래 상관관계가 없는 별도의 영상을 최초의 목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결합시키는 것을 뜻한다. 난민으로 가득찬 배와 욕조를 결합시킨 영상 등이 예다. '업 & 업'은 크고 작은 신(scene) 90개를 이어 붙인 것이다. 

 

"콜라주 작업을 좋아해요. 오래된 잡지를 현실적인 공간에 붙여 놓는 등 스틸 이미지를 좋아하는데, 이것을 비디오에 적용하자는 생각을 했죠. 콜라주 작업은 생각이 숏별로 분리가 되는 것인데, 이 숏들이 합쳐저서 또다른 콜라주를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콜드 플레이'의 '업 & 업' 뮤직비디오

'콜드플레이' 뮤비 감독 하이만

영국 록밴드 '콜드 플레이'의 '업 & 업' 뮤직비디오는 몽환적이면서 초현실적인 내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사진=유튜브 뮤비 캡처) 16-11-30

다만 달리는 전철 밖으로 유명하는 큰 고래 등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숏을 찾아야하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난민 배 신 같은 장면은 바다를 떠다니는 장면을 따와, 모션 컨트롤 카메라 등을 접목시켜서 욕조에 옮겨 놓은 거예요. (꽃과 비슷한 크기의) 헬리콥터가 나는 장면은 또 다른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했죠. 숏 별로 적용되는 기술이 달라요."

 

콜드플레이로부터 선택을 받은 하이만 감독은 이와 함께 "우리는 해낼거야, 지금 함께 해낼 거야"라고 노래하는 '업 & 업'이 낙관적이면서 희망적 동시에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봤다. 

 

"동시에 초현실적인 것이 나옵니다. 장벽, 난민 등 세계가 직면한 정치적인 문제도 등장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마법 같은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라이크 어 롤링 스톤' 뮤비 역시 독특한 형식으로 유명했다. 서로 다른 16개 채널로 구성, 시청자는 마치 TV 채널을 선택하듯 실시간으로 돌려가며 볼 수 있었다. 

 

하이만 감독은 현존하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이죠. 키즈 앤 크래이츠와 작업할 때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죠."

'콜드플레이' 뮤비 감독 하이만

영국 록밴드 '콜드 플레이'의 '업 & 업' 뮤직비디오는 몽환적이면서 초현실적인 내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사진=유튜브 뮤비 캡처) 16-11-30

통통 튀는 아이디어의 비결은 스트레스라고 웃었다.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 아이디어가 나오죠. 휴가를 떠나면 그곳에서는 아무런 아이디어 없어요. 엄격한 데드라인이 아이디어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죠. 하하. 로맨틱하지 않지만 압박이 있어야 아이디어가 나와요."

 

K팝 뮤직비디오를 자주 봤다는 하이만 감독은 뮤비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며 "언어는 다르지만 그런 걸 통해 연결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 부모님처럼 프랑스 사람들은 만나면 키스를 하고, 이스라엘은 포옹을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깍듯이 인사를 한다"며 "한국에서는 내가 인사했던 방법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더라고요. 여러 곳을 다니며 상호작용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명한 뮤지션들과 작업을 많이 했지만 "대부분 제 아이디어가 활용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른 관점이 있기 때문이죠. 아티스트가 가지고 있는 영감, 제가 가지고 있는 영감이 딱 들어맞는 경우가 적어요. 그래서 제 휴대폰에는 기다리는 작업이 많죠."

 

그럼에도 뮤비 작업이 매력적인 이유는 "필름 메이킹에서 완벽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무엇보다 자유롭죠. 영화는 1시간30분 이상의 러닝타임 동안 구체적인 스토리 텔링이 필요하죠. 광고는 상품을 꼭 보여줘야 하고, 비디오 아트는 대중과 거리가 멀고. 뮤비는 그 가운데 있어요. 비디오 아트처럼 자유롭게 작업하면서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죠. 유튜브 등에 자유롭게 업로드가 가능하고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와도 작업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죠."

 

학교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다 자퇴한 하이만 감독은 음악, 예술, 인문, 공학 심지어 사회적인 문제까지 아우른다. 

 

하지만 뮤비 감독이 되기 위한 특정 자질은 없다고 했다. "뮤비 작업이 자유로운 형식이기 때문"이다. 다만 "독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뭔가 다른 것을 하기 위해서는 제 자신이 달라야 하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해요." 

 

이재훈 기자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