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순간 판단미스… 10년 먹거리 버렸다

[테크]by 뉴스웨이

위기의 LG 스마트폰①

 

16분기 연속 적자…‘외통수’ 내몰려

채용없는 MC사업부…인력 재조정

초콜릿폰 영광 후 “동력 잃어” 평가

CEO 한순간 판단미스… 10년 먹거

“LG 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것은 LG전자 MC사업본부를 이끌었던 경영진의 책임이 큽니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를 이같이 진단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벼랑 끝에 몰렸다. 시장 점유율 하락에 시달리면서도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장에선 자칫 LG전자 브랜드 신뢰도마저 땅에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나마 높은 평가를 받은 스마트폰 자체 제품력까지 의구심에 휩싸일 것이란 평가다. 끝내 LG전자는 생산 거점 재배치와 인력 이동이라는 강수를 뒀다. 그러면서도 ‘구조조정’이란 표현엔 강하게 선을 그으며 스마트폰 사업 재반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29일 재계에선 LG전자 스마트폰 부서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문의 조직 축소가 거론된다. 올 1분기 포함 16분기 연속 적자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더는 이전과 같은 사업 방식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LG전자는 오는 3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사업부문별 성적표를 공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일찌감치 MC 사업부문의 적자를 점쳤다. 지난해 4분기 3223억원에 달한 영업적자가 짓누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MC는 지난해 4분기 대비로는 적자가 줄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적자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LG전자가 최근 내린 처방을 두고도 ‘묘수’라기보다는 ‘외통수’에 몰린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 25일 LG전자는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 거점 재배치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요약하면 경기도 평택 사업장의 연간 500만대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와 동시에 평택 생산 인력 750여명을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전배한다는 복안도 덧붙였다. 현재 평택 인력은 2000여명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하이퐁으로 생산 라인과 인력을 집중하는 이유로 풍부한 노동력과 지리적 이점을 꼽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투입 자금 대비 거둬들이는 수익이 부족하니 당연히 비용 절감을 추진하는 것이란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다음 달 18일까지 진행되는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MC사업본부는 제외했다. 여기에 평택 인력마저 창원으로 이동하면 결과적으론 국내 인력 감소가 확실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말 LG전자 사업보고서 기준 4014명에 달했던 MC사업부문 직원 감소는 선명해진다. 이 직원 규모는 6422명인 H&A사업부문에 이어 LG전자 내 2위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력이다. 특히 MC사업본부는 남녀 평균 13.5년으로 LG전자 내 가장 근속 연수가 높은 곳인데 이 또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LG전자가 피처폰 시절인 2005년 ‘초콜릿폰’으로 글로벌 3위까지 호령했던 시기를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스마트폰이 떠오르며 후발 주자로 전락했는데도 이를 추격하지 못하면서 수차례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로 브랜드 인식에 힘쓰는 사이에 LG전자는 G시리즈와 V시리즈 등 여러 갈래로 브랜드가 갈리면서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LG전자 스마트폰 자체 성능으로 승부를 보기에 앞서 마케팅에서부터 판매 전략에 실패했다는 설명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이 부임하면서 일각에선 브랜드 통합을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LG전자는 재차 이와 선을 그었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확실히 했지만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최근 발표한 인력 재배치를 두고도 구조조정이란 해석이 붙으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력과 생산 라인 ‘재배치’와 ‘구조조정’ 사이에서 민감하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사업에 여전히 의욕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뼈아픈 지적엔 여전히 귀를 닫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위기를 맞이한 것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던 시기인 2007년 LG전자를 총괄했던 남용 전 부회장과 MC사업본부를 책임졌던 안승권 전 사장 등이 전략을 잘못 세운 탓이 크다”면서 “피처폰 위주의 전략을 고집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전자에 내어준 것은 뼈아픈 실책”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2019.05.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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