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전 지분 2% 팔았는데…컴백은 언제?

[비즈]by 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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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올 들어 2%포인트 넘게 빠졌다. 코스피 시장에서 떠나간 외국인 비중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장악력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인 매수세 유입이 우선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의 순매수 랠리는 지수를 끌어 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이들의 순매수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5.03%로 집계됐다. 연초 56.83%로 시작한 외국인 지분율은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지난 1월 30일 57.26%까지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공포로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이 거세지면서 지난달 30일 54.9%까지 추락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이벤트 직전인 2018년 12월 10일(51.8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거래가 재개된 2018년 12월 11일 외국인 지분율은 55.76%로 3.91%포인트 높아졌다.


코스피 시장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코스피 지분율은 지난 2월 14일 39.26%로 2006년 8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투자자의 수급 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지분율 40%대 재진입을 앞두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팔자’로 돌아섰다. 올 들어 고점 대비 1.73%포인트 빠졌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때 삼성전자를 정리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비중은 19.91%(8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지난 2월 말부터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본격화됐다. 2월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무려 6조7531억원을 팔아 치웠다. 다만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일을 기점으로 누적 매도액은 소폭 감소했는데, 당일과 이튿날 각각 527억원, 924억원 순매수했다.


추락하는 국내 증시를 떠받친 것은 ‘저점 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은 연초 이후 22조원 넘게 매수 랠리를 이어왔다. 특히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물은 개인이 대부분 사들였다. 지난 2월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개인은 6조2698억원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았다.


‘동학농민운동’에 빗대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에도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가 레벨에서 수익구간에 있는 자금은 30%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 저점 매수뿐 아니라 개별 업종 및 종목 매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개인의 순매수 랠리가 지수를 올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개인 수급은 기본적으로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형태”라며 “외국인 수급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데, 외국인 순매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S&P500 지수가 아직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요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확대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13일까지 2주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총 58억1400만달러(약 7조원)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달 전체(3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같은 기간 순매도 규모가 가장 곳은 대만(-67억2천200만달러)이다.


당분간 외국인들이 신흥국 투자 비중을 줄여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외에서 각종 증시 부양책이 나오고 있지만 불확실성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흥국 증시는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고 치료제 소식이 가시화하기까지는 높은 변동성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창민·서영재 KB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를 포함한 13개 신흥국 증시의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 대비 평균 하락률은 28%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55%의 절반 수준”이라며 “2015년 이후 의미 있는 지지선 적용 시 추가 조정 폭은 7~10%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대만, 중국 등 하이테크 제품 수출을 기반으로 한 국가들은 차별적 반등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부양책과 경제활동 조기 정상화, 비교적 견조한 IT 수요가 배경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테크 수출국의 경우 코로나 확산 통제,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모두 상대적으로 자본 유출을 감내할 여력을 갖는다”며 “주력 산업인 IT의 성장성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크게 훼손되지 않은 만큼 부채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신흥시장 구성은 크게 자원부국, 저부가가치 제조업,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세 가지 권역으로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며 “자원부국에 갖는 리스크 대비와 모니터링을 강조하나 중국 생산 정상화와 5G를 기반으로한 테크 수요 조기 정상화도 동시에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생산 재개와 Tech GVC(글로벌 생산체인)에 포함된 고부가가치 제조업 국가의 차별적 기회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지만 매도 규모는 상당히 축소됐다”며 “향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한국 산업 및 주식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다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진영 기자 cjy@newsway.co.kr

2020.04.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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