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클럽 사고' 부모 "반쯤 미쳐산다…더이상 비극 없도록"

[이슈]by 노컷뉴스

축구클럽 통학차량? 세림이법 적용안돼

사고 지점 50m 안에 신호 6개..과속 유발

어린이가 탄 모든 차량은..'태호-유찬이법'

아들 생각에 너무 힘들지만 목소리 낼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장회(인천축구클럽 사고 '태호' 아빠)


지난 5월에 발생한 인천 축구 클럽 통학 차량 사고. 여러분 기억하시죠? 초등학생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알고 보니까 시속 30km로 달려야 하는 도로에서 시속 85km를 밟은 겁니다. 게다가 이 아이들은 성인용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습니다. 운전자 외에는 동승자도 없었죠.


이쯤에서 의아한 생각이 드실 겁니다. "아니, 아이들이 타는 일종의 통학 차량, 노란색 차량이면 세림이법 적용이 되는 거 아니었나?"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축구 클럽은요. 일명 세림이법 적용의 대상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국회에서는 새로운 법안이 발의가 됐습니다. 이제 되겠구나 했는데 이 유족들은 법안의 처리가 쉽지 않다 하면서 청와대에 청원을 올렸고요. 20만 명이 서명을 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직접 한번 들어보죠. 이 사고로 아이를 잃은 아버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숨진 태호 군의 아버지 만나보죠. 나와 계세요?


◆ 김장회> 네.


◇ 김현정> 사고가 있었던 게 지난 5월 15일이니까 사실은 이제 뭐 한 달 반. 어떻게 지내셨어요, 지난 한 달 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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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김장회> 계속 아들 죽음에 있어서 궁금했던 것들 발로 뛰면서 알아내봤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국회에 법안 발의가 됐다고 해서 이제는 뭐가 되겠구나 하고 있었던 즈음에 부모님들이 청와대 청원을 내셨다고 해서 저는 좀 의아했습니다. 일단 어떤 내용의 청원인가요?


◆ 김장회> 제 아들이 탔던 노란 버스가 사실은 세림이법에 적용받지 않는 차량이었다는 것에 너무 용납할 수가 없어서 너무 또 화도 나고 억울해서 다시는 아이들이 타는 이런 차량은 다 (세림이법에) 같이, 안에 같이 넣와서 관리 규정도 같이해서 해 달라는 그런 내용으로 청원을 넣은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버님, 제가 알기로는 지난번 통학 버스에서 숨진 김세림 양 사건 이후로 세림이법이 만들어졌고 거기에는 유치원 차량, 어린이집 차량, 학원 차량, 체육 시설 통학 차량 다 적용이 되는 거 아니었습니까?


◆ 김장회>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축구 클럽 같은 경우는 체육 시설에 포함이 안 돼서 이게 적용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노랗게 버스에 칠해져 있는데도?


◆ 김장회> 네.


◇ 김현정> 아이들이 타는 게 맞는데도?


◆ 김장회> 네.


◇ 김현정> 세림이법에서 말하는 체육 시설이라는 건 어떤 체육 시설이죠?


◆ 김장회> 검도, 권투, 레슬링, 우슈, 유도, 태권도. 이 정도가 체육 시설이라고 돼 있고 축구나 농구 이런 건 안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아니, 왜 어떤 스포츠는 체육에 해당되고 어떤 스포츠는 안 되고 이게 기준이 뭐예요?


◆ 김장회>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게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해할 수가 없네요. 게다가 아파트 단지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 여기가 50m 안에 신호등이 6개가 있었다. 맞나요, 아버님?


◆ 김장회> 네.


◇ 김현정> 저는 언뜻 생각하면 50m 안에 신호등이 6개가 있으니까 마치 도로에 방지턱처럼 안전에 오히려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학부모들은 이 신호등 체계 때문에 교통사고가 오히려 유발될 수 있다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민원까지 넣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 김장회> 태호 발인한 날 저랑 아내랑 같이 사고 지점을 가봤어요. 사고 전후 사정이 궁금해서 알아본 결과 그쪽의 지역 주민 한 분을 만나서 얘기를 들었는데 신호 위반을 유발하는 그런 신호 체계다.


◇ 김현정>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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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회> 가서 제가 직접 찍어도 보고 주행도 해 보고 해 봤는데 진짜 파란불로 있다가 중간쯤에 있는 신호부터 빨간불로 바뀌고요. 그리고 나서 한 7, 8초 후 뒤에 그 앞에 있는 신호들이 바뀌고. 이러다 보니까 과속을 하게 되고 신호 위반을 유발하는 그런 점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신호에 걸리지 않으려고 한 번에 쭉 6개를 통과하려고 막 과속을 하고 신호를 위반하고 이러는군요?


◆ 김장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50m 안에 6개가 있는데 한 번에 쭉 가려고.


◆ 김장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역시 이 사고 차량도 시속 30km인 아파트단지 안에서 시속 85km를 밟은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다?


◆ 김장회> 네.


◇ 김현정> 그래서 그 아파트 단지 분들이 사고 전에 민원을 넣은 적도 있었다고요.


◆ 김장회> 네. 1년 전에 국회의원 구청 쪽에다가도 민원을 넣었다고 했는데 전혀 바뀐 점이 없다.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서 저희를 만나면서 오히려 되게 미안해하시면서 죄책감을 느끼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런 것들이 결국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아이가 목숨을 잃은 건데 지금 국회에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일명 태호, 유찬이법. 이건 기존의 세림이법하고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제가 알기로는 부모님들도 같이 참여해서 이정미 대표와 함께 만든 법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 김장회> 네, 맞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그거 같아요. 어린이들이 타는 모든 차량은 그냥 어린이 보호 차량, 어린이 통학 차량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같이 둬서 적용이 된 법이라고 이렇게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검도, 권투, 레슬링, 우슈, 유도, 태권도 6개만 체육 시설에 넣는 것이 아니라 그걸 좀 확대해 달라, 어린이가 타는 게 분명하면요.


◆ 김장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핵심인 거죠.


◆ 김장회> 네.


◇ 김현정> 그리고 성인용 안전벨트가 아니라 그런 차량은 당연히 어린이용 안전벨트도 의무인 거고 동승자도 있어야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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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축구클럽 통학차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들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일반인들의 동참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 오열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장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법안은 만들어졌는데 국회가 정상화 안 되면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 국회의원들한테 지금 한 말씀하시죠. 지금 많이 듣고 계실 겁니다.


◆ 김장회> 답답합니다. 저희뿐만이 아니라 이런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에 놓인 분들을 위한 많은 법안이 지금 통과가 안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의정 활동, 제대로 된 의정 활동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태호가 몇 살이었죠?


◆ 김장회> 태호가 2012년생이었어요. 초등학교 1학년 8살이었죠.


◇ 김현정> 축구 많이 좋아했습니까?


◆ 김장회> 네. 축구도 좋아하고요. 운동하는 걸 다 좋아했습니다.


◇ 김현정> 그맘때 남자아이들이 그렇듯이.


◆ 김장회> 네.


◇ 김현정>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고 나서 뭐라고 뭐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한 달 반이 이게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우리 부모님들은.


◆ 김장회> 네. 자기 전에 잠이 잘 안 옵니다. 항상 아들이랑 같이 잤는데 잘 때마다 제가 다리 주물러줬었거든요. 다치지 말아라. 운동 좋아하면, 더 잘하려면 다치면 안된다고 하면서 발을 이렇게 주물러줬었는데. 잠자기 전이 제일 많이 힘듭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금이야 옥이야 키우던 아이였는데.


◆ 김장회> 그날 30km 제한속도 구역에서 85km로 밟고 신호 위반까지 왜 그렇게 했어야 됐는지 너무 이해할 수가 없고. 만 23살 청년이, 운전 경력도 많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해야 됐던 상황이 너무너무 답답하고. 그러니까 반쯤 사실 미쳐있는 것 같아요, 뭐가 맞는지 모르겠고 정신이 없는데. 다른 부모님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이런 사고로 어린이 통학 버스 차량이라고 알고 있는, 그러니까 그 노란 버스 타고 있다가 사고 당하는 이런 경우가 없기를 바라서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라도 해야지 태호가 좋아해 줄 것 같아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라도 해야 하늘에서 태호가 좋아해 줄 것 같아서. 제가 생각할 때는 태호가 아빠 힘내세요, 아빠 잘하고 계세요 이렇게 응원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님.


◆ 김장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버님 오늘 인터뷰 감사드리고요. 꼭 법안 발의가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저희도 힘 보태겠습니다.


◆ 김장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천 축구 클럽 통학 버스 사고, 그 사고에서 숨진 태호, 유찬이가 있습니다. 그중에 태호 군의 아버지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9.06.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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