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수소' 피해자 언니 "인공호흡 하려던 친구도 바로 기절"

[이슈]by 노컷뉴스

피해자, 뇌손상 심각..위독한 상태

정화조 펌핑하자 지하 전체가 냄새

환풍기? 쓰러진 동생, 무슨 소용인지

구청장, 꽃무늬 남방 입고 찾아와..사과X

오수조 있는 시설물 점검 필요

어지러울 정도의 악취, 일단 피하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피해자 언니), 양성봉(울산대 화학과 교수)


부산에 사는 한 고등학생이 광안리에 있는 회센터 건물 공중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게 벌써 일주일 전의 일입니다. 원인은 황화수소라는 유독 가스 중독이었는데요. 피해 학생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중 화장실에 어떻게 이런 맹독 가스가 새어나올 수 있었던 건지. 게다가 이 건물은 구청에서 관리하는 상가였다는데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시설 점검을 안 했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피해 학생의 언니가 청원글을 올렸는데요. 그 피해 학생의 언니를 직접 연결해 보죠. 언니분, 나와 계세요?


◆ 피해자 가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은 병원은 아니시라고요.


◆ 피해자 가족> 네, 병원은 아니고 지금 잠깐 집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상태예요.


◇ 김현정> 제가 들어보니 병원에 간다고 한들 면회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제한되어 있다면서요?


◆ 피해자 가족> 네. 하루에 딱 30분만 면회가 가능하고요.


◇ 김현정> 상태가 어떻습니까, 동생?


◆ 피해자 가족> 엄청 지금은 위독한 상황이고요. 하루하루 그냥 버텨주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상태예요.


◇ 김현정> 의식이 전혀 없는 건가요?


◆ 피해자 가족> 네, 전혀 없어요. 뇌손상도 지금 너무 심각한 상태여서 어떤 상황이 올지 지금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어요. 그런 단계예요.


◇ 김현정> 참 마음이 아픈데... 사고가 난 7월 29일로 한번 돌아가보겠습니다. 동생이 쓰러진 걸 제일 처음 발견한 게 함께 있던 친구.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던 그 친구인 거죠.


◆ 피해자 가족> 네네. 그러니까 동생이 배가 아파서 공중 화장실을 사용하러 들어갔는데 같이 있던 친구는 이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태예요. 그런데 애가 너무 안 나오니까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이제 자기가 부르기 시작하고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제 동생을 발견한 그 순간부터 자신도 이상한 착시와 냄새와 그것 때문에 한 번 기절을 했다고 들었거든요.


◇ 김현정> 친구도 들어가자마자 기절했어요?


◆ 피해자 가족> 네. 한 5분 정도 기절을 하고 얼른 정신을 차리고 심폐 소생술과 인공호흡을 이제 하려고. 일단 긴급한 상황이고 쓰러졌으니까. 하려고 하는데 인공호흡을 하려는 그 순간에 동생의 입에서 아주 쾌쾌한 악취와 가스 냄새 같은 냄새가 훅 올라왔다고 해요. 그래서 한 번 더 기절을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입으로 인공호흡을 하려고 시도할 때 그 친구가 또 한 번 기절할 정도의 그 정도 독한 상황이었군요.


◆ 피해자 가족> 네.


◇ 김현정> 세상에.


◆ 피해자 가족> 그러고 이제 지나가는 행인분께서 119에 신고를 해서 지금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거예요.


◇ 김현정> 사고가 난 후에 가족들도 현장에 가보셨을 텐데 화장실이 어떤 어떤 상황이든가요?


◆ 피해자 가족> 정말 진짜 그냥 막아놓지 않았더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그냥 지나가다가 보이는 공중 화장실 네, 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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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화수소 누출로 여고생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부산)

◇ 김현정> 그냥 평범한 공중 화장실. 구석에 쓰지 말아야 할 것처럼 그렇게 된 곳이 아니라는 거잖아요.


◆ 피해자 가족> 아니요. 전혀요.


◇ 김현정> 전혀요. 그런 평범한 화장실. 그런데 조사를 해 보니까 기준치의 100배가 넘는 황화수소가 세면대 옆 바닥의 배수구를 통해서 올라오고 있더라.


◆ 피해자 가족> 네, 네.


◇ 김현정> 아니, 2번 검사를 했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검출이 안 됐다는 얘기는 뭡니까?


◆ 피해자 가족> 결론적으로는 검출이 되었고 검사하는 도중에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갑자기 뭐 악취가 나고 이상한 냄새가 나고 그러면서 이제 다시 검사를 했을 때 검출되었던 상황인 거죠.


◇ 김현정> 그게 바로 정화조 펌핑 작업이 시작된 거였군요.


◆ 피해자 가족>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정화조의 펌핑 작업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이 황화수소가 발생하고 그게 다른 곳으로 퍼지면 안 되는 건데 화장실 배수구를 통해서 화장실로 올라왔던 거군요.


◆ 피해자 가족> 그렇죠. 화장실 뿐만이 아니라 지하 주차장까지도 전부 다 냄새가 다...


◇ 김현정> 지하 주차장까지요?


◆ 피해자 가족> 네, 일단 그 냄새는 지하 전체에 깔려 있는 거죠.


◇ 김현정> 세상에. 다만 이제 좀 약하게 퍼진 곳에서는 쓰러질 정도가 아니었던 거고 우리 학생이 쓰러진 그날 그곳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이 환기가 안 된 채 퍼져 나갔군요.


◆ 피해자 가족> 그렇죠.


◇ 김현정> 지금 수영구청에서는 뭐라고 하냐 하면 화장실에 환풍기가 있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 피해자 가족> 환풍기 있는 거 확인했죠. 확인은 했는데 환풍기가 있건 말건 그 황화수소 그건 공중 화장실에서 진짜 이만큼도 나오면 안 되는 거라고 합니다.


◇ 김현정> 한 모금도 마셔선 안 되는 맹독성 가스라고 해요.


◆ 피해자 가족>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그걸 20-30분 동안 지금 마신 셈이니 환풍기가 있든.


◆ 피해자 가족> 환풍기가 있으면 뭐합니까?


◇ 김현정> 뭐합니까? 완전 무용지물. 이거 없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 아니었느냐. 이게 지금 10년 전부터 구청에서 관리를 했다면서요. 구청 직원들이 그래서 어제 찾아온 거군요?


◆ 피해자 가족> 동생이 어제 사실은 엄청 위급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일단은 저희가 만나지 못했습니다. 삼촌 분께서 만나고 왔어요.


◇ 김현정> 구청장을?


◆ 피해자 가족> 네. 만나고 오셨지만 아주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일단 저에게 기본도 안 된 구청장이라고 하셨고 결론적으로 사과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 김현정> 왜 기본도 안 된 구청장? 사과하러 온 사람의 태도인지 의문스럽다고 하시는 건가요? 어떤 걸 보고?


◆ 피해자 가족> 그냥 아, 동생 상태가 어떠십니까? 많이 위독한 상황입니까?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 이게 아니라 꽃무늬 있잖아요. 휴가철에나 이제 많이 입으시는 남방 같은.


◇ 김현정> 하와이안 셔츠라고 하죠, 보통.


◆ 피해자 가족> 그런 셔츠와 이제 운동화를 입고 오셔서 저희 삼촌과 대화를 하시는데 그냥 환풍기. 그때 당시의 상황을 얘기하시는 거죠.


◇ 김현정> 환풍기 있었다?


◆ 피해자 가족> 네, 사고 당시 그다음 날 아침 안부 인사 하나 없었어요. 그냥 일주일 만에 와서 일단 지금 제 동생이 저런 상황이고 무슨 사과를 지금에서야 어떻게 하는지.


◇ 김현정> 너무 늦은 사과. 참 저희가 인터뷰를 하면서도 힘든 것이 지금 동생이 사경을 헤맨 지 일주일이 넘은 상황. 아마 제대로 가족들이 한 끼 마음놓고 드시지도 못한 힘이 없는 상황이실 거라 더 인터뷰를 이어가는 것도 죄송스러운데...


◆ 피해자 가족> 네.


◇ 김현정> 동생에게 언니가 못다한 말이 많을 텐데 이렇게 갑자기 정신을 잃어버려서 지금 대화도 나눌 수 없는 상황이 돼서 아마 속으로 계속 되뇌이는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언니분이.


◆ 피해자 가족> 네, 네. 제가 이제 귓가에 대고 얘기를 해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생을 응원해 주고 있다. 그러니까 빨리 그냥 눈만 떠라. 그냥 눈만 떠라 그냥 눈만 뜨면 언니가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하고 싶은 거 다 들어줄 테니까 어떤 상태이든 간에 눈만 떠라. 그냥 그런 말밖에...


◇ 김현정> 동생이 기적처럼 일어나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언니분 힘내시고요. 가족들이 지치시면 안 돼요.


◆ 피해자 가족> 네.


◇ 김현정> 힘내시고요. 동생 옆을 지켜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피해자 가족>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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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부산 광안리의 한 회센터 공중 화장실에서 황화수소 중독으로 쓰러진 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피해 여학생의 언니를 만나봤습니다. 근처 공중 화장실를 간 것뿐인데 뭘 잘못한 일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화장실에 들어갔을 뿐인데 이런 변을 당했다면 정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죠. 그런데 이런 화장실이 여기뿐일까요? 걱정이 됩니다. 전문가 만나보죠. 울산대 화학과 양성봉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양 교수님, 안녕하세요?


◆ 양성봉>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황화수소라는 게 이게 얼마나 독하길래 인공호흡을 시도하던 친구마저 그 인공호흡 과정에서 기절을 할 정도입니까?


◆ 양성봉> 독가스냐 아니냐는 농도에 따라서 다른데 일산화탄소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농도로 맡으면 굉장히 위험해집니다.


◇ 김현정> 연탄가스, 일산화탄소보다는 약한데.


◆ 양성봉> 일산화탄소는 냄새가 안 나기 때문에 위험한 가스인데 황화수소는 냄새가 나거든요.


◇ 김현정> 나죠.


◆ 양성봉> 계란 썩는 냄새라든가 도시가스에서 나는. 방귀에서도 나죠. 그 음식물 같은 것들 있죠. 그런 것들이 부패하게 되면 산소가 많으면 아황산가스가 되는데 산소는 없는 상태에서 부패가 되면 황화수소가 돼요.


◇ 김현정> 그러면 방귀 뀔 때 그 가스가 사실은 황화수소 가스예요?


◆ 양성봉>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다만 이게 농도가 약하면 별 문제가 안 되는 것인데 이번처럼 이렇게 기준치의 100배 정도의 농도가 되면 이렇게 치명적이군요.


◆ 양성봉> 냄새 같은 경우에는 0.1ppm 정도니까 굉장히 낮은 농도에서도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거죠. 그 20-30ppm 정도 되면 보통 사람들이 쓰러질 수 있을 정도고.


◇ 김현정> 20-30ppm이요? 그러니까 0.1PPM에 냄새가 느껴질 정도고. 방귀 냄새가 그 정도라는 말씀이고 20-30ppm 정도면 정신을 잃을 거고 그런데 이건 1000PPM인 상황에서 노출됐으니.


◆ 양성봉> 그건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농도이기 때문에 당연히 쓰러지게 돼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아마 이 학생은 들어가자마자 쓰러질 가능성이 크네요.


◆ 양성봉> 쓰러지면 그걸 빨리 꺼내서 응급 처치를 취해야 되는데 화장실이니까 그것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그런 일이 굉장히 드문 일인데. 생선집에서 생선 팔고 남은 것들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뭐 마늘도 들어가 있고 이런 것들. 황화수소는 원래 황이 들어가 있는 화합물이 부패해서 나오는 거기 때문에 마늘이라든가 양파라든가 이런 게 많이 들어가 있어요, 황 성분이. 그런 것들이 탱크죠. 그 속에 있게 되면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균이 막 활동해서 부패를 시키니까 결국 메탄가스하고 황화수소가 같이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그 유기물이 퇴적이 물속에 많이 되면 밑에 가라앉거든요. 거기서 혐기성 발화가 일어나니까 황화수소라든가 굉장히 많이 물속에 녹아 있게 돼요. 그런데 거기다가 어떤 자극을 주게 되면 가스가 떠올라오는 거죠.


◇ 김현정> 올라오는군요. 아니, 그러면 지금 드는 생각이 일단은 그렇게 펌핑 작업을 한다고 해서 그 가스들이 화장실 배수구, 지하 주차장. 이렇게 퍼져나가면 안 되는 거였는데 뭔가 이 시설물에 문제가 있어서 빠져나간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곳이 또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네요.


◆ 양성봉> 다른 나라에서는 그걸 지하에 그렇게 우수라든가 오수를 저장하는 탱크에 대해서는 규제를 하고 있어요, 지금.


◇ 김현정> 오수 탱크가 있는, 지하에 있는 시설물에 대해?


◆ 양성봉> 규모에 따라서는 그게 보통 트랩이라 해서 역류되지 않도록 돼 있는데 그런 것들이 그게 잘 안 되어 있으면 그리로 빠져나가면 졸지에 화장실에서 그런 냄새들이 올라갈 수도 있겠죠, 드문 일이지만.


◇ 김현정> 이런 곳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단 말씀이시군요.


◆ 양성봉> 그렇죠. 그러니까 역류되지 않도록 가스가. 트랩이라고 하거든요.


◇ 김현정> 캡이 다 씌워져 있죠.


◆ 양성봉> 있는데 그런 것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에는 역류돼서 꼭 화장실이 아니더라도 부엌에서도 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부엌에서 일어날 수 있고. 그러면요.


◆ 양성봉> 그래도 그렇게 높은 농도로 된다는 게 참 믿을 수 없을 일인데.


◇ 김현정> 믿을 수 없을 정도 일이 벌어진 거다. 이런 믿을 수 없는 일이 혹시 우리에게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싶어서요. 지금 좀 팁을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어떤 피서지의 회센터건 뭐건 어떤 건물에 갔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어떤 느낌이 나면 바로 뿌리치고 나와야 되는 건가요?


◆ 양성봉> 들어가서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가 된다면 그건 피해야 된다.


◇ 김현정> 반드시 나오셔야 된다. 화장실 중간, 일 보는 중간이더라도 어지러움이 느껴지면 그때 뿌리치고 나오셔야 된다.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양성봉>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국에 있는 공중 화장실에 대한 시설 점검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믿어지지 않는 사고. 부산 광안리 회센터의 황화수소 사고 짚어봤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2019.08.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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