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주역' 아그네스 "이젠 죽음의 공포 느낀다"

[이슈]by 노컷뉴스

15살부터 홍콩 민주화 운동 시작

경찰, 점점 폭력적..완전무장 해야

中 군대·계엄령? 시위대 분노 더 커질것

'죽음' 공포에도..홍콩 미래 위해 싸운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아그네스 초우(홍콩 우산혁명 주도)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오늘이 벌써 82일째 되는 날입니다. 지난 2014에 있었던 민주화 시위죠. 우산 혁명보다도 훨씬 더 긴 홍콩 정부 역대 최장기 시위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문제는 시위가 길어질수록 경찰의 진압도 강경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진압 과정에서 눈을 다쳐 시민 1명이 실명하는 일도 있었고요. 이번 주에는 처음으로 실탄이 발사됐습니다. 물대포차도 동원이 됐습니다. 중국 정부가 병력을 투입한다는 흉흉한 소문도 계속해서 들리고 있는데요.


홍콩의 캐리 람 행정장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즉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는 가능성도 언급을 한 상황이죠. 오늘 그 현장, 그 한복판에 서 있는 분을 한 분 연결하려고 합니다.


과거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지도부가 지금 이 시위를 주도를 하고 있습니다. 젊은층이죠. 그 지도부 중 한 명. 데모시스토당의 창당 멤버예요. 아그네스 초우 씨. 오늘 전화로 홍콩 연결을 해 보죠. 통역은 장유경 통역사가 수고를 해 주시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아그네스 초우 씨, 안녕하세요?


◆ 아그네스 초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인사 말씀해 주시겠어요? 자기 소개.


◆ 아그네스 초우> 안녕하세요. 아그네스 초우입니다. 22세이고 홍콩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김현정> 대학생입니다. 아그네스 초우 씨. 경찰이 처음으로 실탄 경고 사격을 했다는 뉴스가 지난 주에 타전이 됐고. 세계가 놀랐어요. 지금 현장 분위기가 어떤 겁니까?


◆ 아그네스 초우> 지금 최근 2, 3개월 동안 경찰의 폭력이 계속해서 증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최루 가스를 여러 번 사용을 하는 사례가 있었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또 물대포까지 사용하는 등 계속 경찰의 폭력이 증가하고 있어서 굉장히 실망하고 있는데 그런 경찰의 무력 진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컷뉴스

◇ 김현정> 실탄 경고 사격이 있었던 후에 확실히 더 격앙됐습니까?


◆ 아그네스 초우> 실탄 사격 같은 경우에는 주거지에서 실탄 사격이 있었고 굉장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시민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연출이 되고. 그런데 경찰 측에서는 이러한 시민의 우려를 무시하고 시민의 기본적인 안전을 무시하고 이런 무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시위 현장을 화면으로 저희가 보기는 합니다만 실제로 그 현장에 서면 어느 정도나 공포가 느껴져요, 아그네스 초우 씨?


◆ 아그네스 초우> 사실 완전 무장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완전 무장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안대를 착용하고 또 최루 가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마스크 착용하고 헬멧을 다 착용을 해야 됩니다. 경찰이 이제 폭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으로 인해서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무장을 하지 않고는 거리에 나갈 수 없을 정도의 공포감. 그런 공포감이 밀려오는 상황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 여러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송환법이 있죠. 홍콩에 있는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법. 홍콩 시민들이 거기에 대해서 거세게 반대를 하면서 일단 유보가 됐어요. 송환법은 유보가 됐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완전히 철폐해라. 유보가 아니라 철폐를 해라라고 주장을 하고 계시는 거죠?

노컷뉴스

◆ 아그네스 초우> 다섯 가지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이제 송환법의 완전 철폐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홍콩의 민주주의입니다. 제대로 된 선거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고 . 또 이제 홍콩 시민들이 인권과 자유 보호.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런데 중국 정부도 상당히 완강해요. 특히 이제 홍콩의 행정장관.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장관 캐리 람 장관이 송환법 철폐는 어렵다. 이런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그쪽도 완강하고 시위대도 완강하고 어떤 타협점이 있습니까, 마지노선?


◆ 아그네스 초우> 캐리 람 행정장관이 기자 회견을 가졌는데요. 저희가 다섯 가지 사안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사안을 듣기는 했는데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런 입장을 표명을 했고요. 또 비상 계엄령 관련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 김현정> 비상 계엄령. 비상사태 선포.


◆ 아그네스 초우> 이러한 선포는 저희의 그런 요구 사항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래서 이러한 비상사태 선언을 구실로 법적 시스템을 바꾸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저희의 다섯 가지 요구 사항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캐리람 장관은 다섯 가지 요구 사항 중에 한 가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계엄령 카드를 꺼내들려고 만지작거리고 있고. 시위대는 반드시, 반드시 이 다섯 가지 요구를 관철시키겠다고 하고. 이렇게 강대강으로 벌써 80일 넘어갔습니다. 아니, 아그네스 초우 씨. 이러다가 정말 계엄령이 선포된다든지 혹은 중국 본토에서 병력이 투입된다든지 이런 상황으로 가는 건 아니에요? 그 현장에서는 어떻게들 전망하고 있습니까?


◆ 아그네스 초우> 홍콩 정부는 비상 계엄령 선포한다는 것을 지금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제대로 된 법적 절차를 지켜서 선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이러한 시위를 진압하려는 그런 목적의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새 법을 만든다.


◆ 아그네스 초우> 그래서 집회의 자유, 언론의 자유. 이런 것을 어떻게 보면 무시하는 쪽으로 이런 새로운 법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요. 이러한 그런 비상 계엄령을 통해서 시위를 진압하려고 하면 홍콩의 국제적인 위상에도 굉장히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리고 또 중국 정부에서 병력을 투입해서 이 시위를 진압한다는 그런 소문도 들리고 있는데요. 사실 그럴 것 같지가 않다고 저희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거는 바람입니까 아니면 진짜 그렇게는 못 할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아그네스 초우> 사실 홍콩에 중국 군대가 주둔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력을 투입하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쉽게 그냥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그러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이유가, 중국의 자본, 중국인들이 많이 홍콩에 위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다 고려를 해서 병력까지 투입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홍콩 시민으로서 저희는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그런 신념. 그리고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노컷뉴스

홍콩 시위대 (사진=자료 사진)

◇ 김현정> 병력 투입은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캐리 람 장관의 비상사태 선포, 즉 계엄령 선포는 가능하다고 보시는 거예요, 있을 수 있다고?


◆ 아그네스 초우> 캐리 람 행정장관이 이제 그런 식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더 커질 것입니다. 저는 15살 때부터 사회운동에 참여를 했습니다. 그래서 7년째 이런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우산 혁명 때도 이제 우리가 막 체포당할 위험에 처하고 그런 공포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체포가 두려운 게 아니라 저희 목숨을 잃을까봐 두려운. 그런 죽음의 공포를 직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바로 이 지점입니다, 여러분. 사실은 2014년 홍콩의 민주화 운동, 우산 혁명. 그때도 상당히 강한 시위가 벌어졌고. 그래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그 정도 시위였는데 . 또 굉장히 진압도 강하게 있었고. 그때는 체포될까 두려웠다면 지금은 목숨을 잃을까 봐, 죽을까 봐 두려워해야 될 정도로 아주 두려운 상황. 본토에서 병력은 투입되지 않더라도 계엄령은 내려질 거라고 지금 사실상 보고 있다. 이 정도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아그네스 씨, 15살에 우산 혁명에 투신을 했습니다. 그때도 이미 지도부였어요. 어떻게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런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게 되셨어요?


◆ 아그네스 초우> 사회 운동에 이제 가담하기 전에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사실 정치에 별로 관심도 없었고요. 그냥 지루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그렇게 평범한 학생으로 지내고 또 숙제와 시험이 싫고 그런 학생이었는데요. 그런데 그러다가 홍콩의 젊은 친구들이 SNS를 많이 보는데요. SNS 사이트 이제 페이스북을 보는데 국가 교육에 대한 정보가 있는 거예요. 중국이 (국가 교육 제도에) 굉장히 강력한 역할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이제 국가 교육 제도에 반대하게 됐고 그러면서 학생들이 그룹에 가담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사회 운동은 시작됐죠.


◇ 김현정> 15살에... 총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습니까?


◆ 아그네스 초우> 물론 그런 공포가 있죠. 총에 맞지 않을까. 아니면 죽지 않을까. 그런 공포가 없다 그러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시위 참여하는 분들이 다 그런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제 한 분, 시위 참여한 한 분은 실명하는 사태까지 일어났고요. 그런 부상이나 죽음에 대한 공포가 바로 우리 옆에 있고 실제적인 공포입니다. 그래도 이게 우리의 생각하기 때문에 홍콩 시민으로써 우리가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가지기 위해서 이러한 시위를 계속하는 것이고요. 홍콩은 우리 고향이고 너무나 멋진 곳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30, 40, 50, 70년 후에도 이런 좋은 장소를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컷뉴스

지난 18일 170만 홍콩 시민들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집회장소에서 우산혁명 지도부인 아그네스 초우 (사진=김중호 특파원)

◇ 김현정> 지금 아그네스 초우 씨 스물셋밖에 안 됐어요. 아주 어린, 아주 젊은 청년인데 굉장히 담담하게 앞에 질문들을 해 오다가 저는 이 질문 앞에서 음성이 좀 떨리는 걸 느꼈습니다. '여기는 내 고향이니까요. 원더풀 플레이스거든요. 다음 세대를 위해서 나는 이 짐을 져야 된다' 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아그네스 초우 씨의 음성이 떨리는 걸 저는 느꼈습니다.


사실은 한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이유도, 그 많은 젊음이 희생되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 그 생각이 들어서 저도 좀 울컥하는데. 그런데 지금 사실은 많은 민주 국가들이, 대한민국을 비롯해서 많은 민주 국가들이 홍콩 시민을 지지하고 있습니다마는 좀 특이한 건 홍콩 출신의 연예인들이에요. 중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성룡. '홍콩은 내 고향이다. 하지만 중국은 내 조국이다.' 이런 얘기를 한다든지 중국 지지를 하고 있는 것.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홍콩은 창피한 줄 알아라, 부끄럽다.' 이런 정도의 표현이 나오고 있는데.


◆ 아그네스 초우> 연예인들이 굉장히 영향력이 크죠.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책임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단순히 이제 본인의 의견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연예인들이 보다 홍콩 사태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를 하고 생각을 많이 하고 홍콩의 상황에 대해서 더 정확한 정보를 이제 가져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저도 K-POP을 이제 굉장히 좋아하는데. 트와이스, 아이즈원 같은 K-POP 가수들을 좋아해요. K-POP 가수들 중에 중국이나 홍콩 출신 멤버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홍콩 시민들이 왜 이런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지 좀 이해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 김현정> 좀 더 기사도 찾아 읽고 공부해서 정확히 좀 알았으면 좋겠다. 트와이스하고 아이즈원 팬이시군요. 한국어도 공부하고 있는 학생. K-POP 좋아하는. 더 더 친밀한 생각이 드는데. 아그네스 초우 씨, 지금 듣고 계시는 대한민국 국민들께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끝으로 해 주시죠.


◆ 아그네스 초우> 시위에 참여하는 한 사람으로써 홍콩의 상황에 주목을 해 달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홍콩에 거주하시고 또 여행을 오시는 한국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국 기업들도 홍콩에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저는 한국분들도 홍콩의 상황에 대해서 예의 주시할 그런 책임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홍콩 사람들이 이렇게 미래를 위해서, 인권을 위해서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데 한국분들의 지지와 지원을 지원을 이제 부탁드리는 바이고요.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 중에 정치인분들도 계시고 정부 관계자분, 평범한 시민들. 많은 분들이 계실 텐데 이런 홍콩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아무도 다치지 않고 평화롭게 이 사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겠습니다. 아그네스 씨,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고맙습니다.


◆ 아그네스 초우>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감사합니다. 홍콩의 우산 혁명을 이끌었던 주역이고 지금도 역시 이 시위의 주동자로서 참여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데모시스토당의 당원이기도 해요. 대학생 아그네스 초우 씨 홍콩 현지 연결을 해 봤습니다. 오늘 통역에는 통역사 장유경 씨가 수고해 주셨어요. 고맙습니다.


◆ 장유경 통역사> 감사합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2019.08.29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