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쿤을 방생하면 안 되는 이유

[라이프]by 노트펫

비글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준다. 항상 밝고 쾌활하기 때문이다. 비글은 사냥개 출신이라서 온몸에 에너지가 넘친다. 그래서 주변에 흘러넘친다. 어떤 이들은 그 넘치는 에너지를 부담스러워한다. 가만히 있지 못한다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점도 사랑스러워 한다.


성격 좋은 비글은 사람을 잘 따른다. 그래서 주인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도 별 다른 경계를 하지 않는다. 누구나 환영한다. 그래서 번견(番犬)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비글의 사교성은 사람과 동물을 가리지 않는다. 비글은 다른 개들과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그래서 개들도 비글을 좋아한다. 사람이든 개든 가리지 않고 비글은 누구를 만나도 쉽게 자신의 친구로 만든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만난 비글. 비글은 특유의 활달한 성격 때문에 버림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2012년 촬영

비글은 자신과 관련된 신조어도 몇 개 가지고 있다. 에너지 충만한 사냥개 비글처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을 인간 비글이라고 한다. 비글 같이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비글미(비글+美)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인간 비글보다는 비글미가 보다 긍정적이고 고급진 표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달 환경부는 북미산 야생동물 라쿤을 ‘생태계 위해 우려 생물’로 지정하는 행정예고를 했다. 환경부의 조치는 라쿤이 국내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여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시의적절한 행정이다.


미국에 있을 때 경험한 비글과 라쿤 관련 일화를 소개한다. 라쿤은 미국에서 한국의 길고양이와 비슷한 존재다. 쉽게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이다. 공원에서 라쿤을 본 적이 있어서 현지 교민에게 그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분은 라쿤은 다람쥐처럼 주변에 많다면서 “손을 가진 비글이 라쿤”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라쿤은 앞발을 사람의 손처럼 사용한다. 2018년 5월 텍사스 달하트박물관

손을 가진 비글이라는 표현 속의 비글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비글의 특징을 발췌한 것으로 보인다. 그 분 말대로 라쿤은 손이 있는 비글 같은 존재로 못할 일이 별로 없는 동물이다. 라쿤은 비글처럼 사냥도 잘 하고, 원숭이처럼 나무도 잘 탄다. 야생에서 라쿤은 포식자들에게 추격을 당하면 나무 위로 도망치는 버릇도 있다.


또한 라쿤의 고향은 한국보다 겨울이 더 혹독한 북미의 야생이다. 따라서 이미 경남 일대에서 정착한 뉴트리아처럼 북방 한계선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만약 그런 라쿤이 한국의 산과들에서 번성하면 생태적으로 큰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과실류 농사의 훼방꾼 역할은 물론 야생 조류의 번식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자연계는 매우 정밀하다. 조류의 개체수가 줄어들게 되면 해충의 과잉 번식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산림 파괴와 농업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므로 라쿤을 임의로 야생에 방생하는 일은 허용되어서 안 된다.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라쿤이 야생으로 풀려나간 유럽과 일본의 경우, 적지 않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당국이 주의 깊게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2020.04.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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