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2020년 1월 5일~10일(5박 6일) 중국 쓰촨 여행을 다녀온 기록입니다. 고산병은 물러갔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고산병약도, 액체 산소도 다 무용지물이었고, 치료제는 해발 3500m 황룽에서의 힘든 적응의 시간이었다. 해발 2000m대인 주자이거우(九寨沟)에서 몸은 이제 아무 문제가 없다. 큰 시련은 작은 시련을 덤덤하게 한다. 매표 후 전용 버스를 타고 주자이거우로 향한다. "주자이거우의 물을 보면 다른 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九寨歸來不看水)"라는 말이 있는데, 얼마나 아름다운 물빛이기에 그러는지 확인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불륜, 폭력, 복수, 욕망 등을 총망라한 드라마를 '막장 드라마'라고 부른다. 얼마 전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린 시즌1이 증명하듯 이미 막장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최근 들어선 예능에까지 막장적 요소가 곁들여지고 있다. '막장의 세계'에선 불과 몇 년 사이 우리 삶에 훅 들어온 '막장'의 요모조모를 몇 차례에
배경은 1950년대 미국 작은 마을, 어린 아들을 둔 젊은 부부에게 일어난 일이다. 남편 루이스(크리스 메시나 분)가 차린 병원도 이제 막 자리를 잡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아내 마야(누미 라파스 분)는 남편의 병원에서 일을 돕는다. 둘은 유럽에서 만났다. 루마니아 출신의 마야와 미군 군의관으로 2차 대전에 참전한 남편의 만남이었다. 둘은 종전 후 미국으로 건너와 자리를 잡았고 더할 나위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더 시크릿>의 오프닝도 그런 나날이었다. 날이 좋았고, 공원은 한가로웠다. 마을사람들은 마야를 알았고, 그녀의 성
'코로나19 사태'가 지구를 덮친 지난해. 사람들은 죽음이 삶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 도사리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동양인과 서양인, 노인과 청년, 여자와 남자 구분 없이 언제든 다가설 수 있는 절멸의 공포. 그 속에서 우리는 발견했다. 삶은 죽음 속에, 죽음은 삶 속에 웅크리고 있으며 결국 살아간다는 건 죽음을 향한 과정이란 걸. 슬프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공포가 모든 일상을 온전히 파괴할 수는 없는 일. 인간이 죽을 줄 알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건 자신이 소멸하는 존재라는 걸 가끔은 잊고, 때로는
불륜, 폭력, 복수, 욕망 등을 총망라한 드라마를 '막장 드라마'라고 부른다. 얼마 전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린 시즌1이 증명하듯 이미 막장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최근 들어선 예능에까지 막장적 요소가 곁들여지고 있다. '막장의 세계'에선 불과 몇 년 사이 우리 삶에 훅 들어온 '막장'의 요모조모를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잔인한 장면 좀 없애주세요. 부자 동네의 이야기인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입시 경쟁은 하지만 살인을 저지를 정도는 아닙니다. (19세 관람가라도) 청소년들도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민설아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24일 종영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웹툰이니 만큼, 드라마 제작이 결정되었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경이로운 소문>은 OCN 역대 최고 시청률 11%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 24일 방송된 16회에서는 신명휘(최광일 분) 시장 속에 들어간 악귀와 카운터들의 마지막 일전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끝을 보자"며 신명휘에게 달려든 카운터들, 그런데 신명휘는 앞서 14회에 결계를 치며 싸우던 그 악귀가 아니었다. 애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과정에서 더욱 강
한 해가 아무런 성과 없이 허무하게 사라지던 2020년 연말, 주변 사람들이 너도나도 주식 투자를 권유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해서 쏠쏠한 이익이 생겼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투자를 하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나는 주식 투자에 관심이 없었다. 주식 투자는 결국 원금을 잃거나 빚만 남게 된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연말부터 주식에 대한 뉴스가 많아지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쏟아졌다. 지금이라도 주식 투자를 하지 않으면 혼자만 손해를 보는 것 같아 조급함이 생겼다. 결국 2020년 12월 28일
노벨상을 받은 미생물학자와 세균학자, 방방곡곡에 이름을 알린 미래학자와 '명의(名醫)'로 칭송받던 의사들. 그들 중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1년을 끙끙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야기다. 지난 2020년은 바로 그 바이러스가 지구 전체를 공황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해였다. 누구도 이 명백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첨단화된 의료 시스템과 최고의 의료진을 갖춘 미국과 서유럽부터 속된 말로 '박살이 났다'. 전 세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던 휘황한 도시 뉴욕과 파리, 로마와 런던에 코로나19 바이러
1993년 이른 봄 날 안정선은 소박하고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장소는 강원도 영월 '요셉의 집', 그가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곳이다. 신부 또한 서울 성북구 정릉에서 '은총의 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돌보는 김은미였다.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이래야 열명 남짓, 혼인미사를 집전한 사제, 신랑과 신부, 김은미와 함께 일하는 천주교 자매들이었다. 사제는 수원교구 소속인데, 신랑을 친구로 둔 죄로 이날은 사목구역을 침범(?)해서 내려왔다. 그는 안정선의 은밀한 요구로 "사랑해요"라는 말을 매일 나누라고 축사를 했다.
인천은 항구다. 서울과 가장 가깝다. 쇄국정책이 느슨해지면서 거의 모든 신문물이 인천항으로 들어온 이유다. 난생처음 보는 진기한 물건들에 사람들이 눈은 휘둥그레졌다. 인천은 거대한 테스트 베드(Test Bed)였다. 새로 들어온 문명의 이기들은 인천에서 처음 시험가동 됐다. 인천 최초는 조선 최초와 같은 말이었다. 인천에서의 시험을 통과해야 전국으로 보급됐다. 그 사례는 셀 수 없다. 전기통신(전보)과 유선전화도 인천에서 시작됐다. 1896년 한성의 궁내부에서 내린 어명이 인천감리서(현 출입국사무소)의 수화기를 통해 울려 퍼졌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