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 혜리의 경솔함 때문?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연예]by 오마이뉴스

[주장] 방송에서 가족 쇼핑몰 홍보해 논란... 못 걸러낸 제작진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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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방영된 tvN 의 한 장면. ⓒ CJ ENM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 도레미마켓>(아래 <놀토>)에 출연 중인 혜리가 최근 방송 도중 동생의 쇼핑몰을 홍보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방영된 <놀토>에선 문제 풀이 도중 혜리는 자신의 여동생이 운영중인 쇼핑몰의 이름을 정답판에 적어 제시했다. 보통 자신이 출연하는 작품, 혹은 발표한 노래 등을 기재했던것 과는 대조를 이뤘다. 여기에 덧붙여 자신이 투자를 했다는 말까지 자막과 함께 등장했고, 해당 쇼핑몰은 곧장 인터넷에서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오랜만에 한국 예능에 출연한 전 슈가 멤버 아유미보다 더 큰 화제를 몰고 온 건 결국 특정 쇼핑몰의 이름이었다.


화제를 일으키긴 했지만 혜리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불편함을 지적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프로그램 흐름상 뜬금 없는 업체 홍보가 등장한 데다 일반적인 협찬 같은 PPL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송 직후 혜리는 직접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실검이라니. 축하축하. 내 동생" 등의 글과 사진 등을 올려 논란을 부채질했다. 해당 내용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되었지만 이 쇼핑몰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접속 폭주가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혜리의 홍보 활동은 제대로 효과를 거둔 셈이다. 막대한 광고비를 쓰지도 않은 데다 오히려 출연료까지 받아가면서 업체를 알릴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놀토> 속 노골적 업체 홍보, 이전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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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6일 방영된 tvN 의 한 장면. ⓒ CJ ENM

연예인이 자신이 등장하는 방송을 빌려 가족의 사업체를 홍보한 건 분명 경솔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놀토> 속 노골적인 영업장 홍보는 이미 몇 달 전에도 등장한 바 있다.


지난 4월 6일 새롭게 <놀토> 고정 MC로 합류한 블락비의 멤버 피오를 축하하기 위해 팀 동료 비범이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다. 그런데 그가 운영 중인 카페를 홍보하면서 영업장 사진은 물론 비범의 업소 관련 각종 멘트도 별다른 편집 없이 방송에 소개된 바 있다.


혜리 때와 마찬가지로 업체명의 일부 글자만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은 고스란히 안방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날 방영분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 않은 덕분(?)에 지금처럼 논란이 크지 않았을 뿐이다.


최근 토크쇼, 관찰 예능 등 각종 프로그램에 연예인들이 본인이나 가족 혹은 지인들의 사업을 홍보하는 건 자주 목격되는 장면 중 하나다. 그런데 재미를 만들어내곤 한다지만 대놓고 업체나 사업장 이름까지 화면에 등장한다는 건 사실상 편법 광고나 다름 없는 일이다.

방송 제작진의 안이한 대응... 이래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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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방영된 tvN 의 한 장면. ⓒ CJ ENM

이번 사건으로 인해 SNS 등에서는 <놀토>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많은 예능 프로가 졸지에 연예인 본인 혹은 가족 사업의 홍보수단으로 변질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문제에는 비단 출연자인 연예인뿐만 아니라 제작진의 안이한 대응도 한 몫을 차지한다.


<놀토> 방송분에서는 사전에 걸러내지는 못할 망정 "제가 투자를 해서", "얹었구나", "혜리 경고" 등의 자막까지 넣어가며 해당 장면을 친절히 다듬어 내보냈다. 이쯤 되면 제작진이 출연진의 광고 행위를 방조한 셈이다. 뒤늦게 혜리는 소속사 측을 통해 8일 사과문을 게재했고, tvN은 VOD 다시보기 등에서 해당 장면에 대해 모자이크 처리를 추가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기엔 이미 늦은 듯하다.


PPL을 비롯한 방송 속 각종 홍보에 대해 시청자들도 이젠 익숙하다곤 하지만 이는 노골적인 광고 행위까지 시청자가 동의한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연예인 본인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사적 목적으로 사용하고, 제작진이 이를 묵인하면서 방송 프로그램 중 일부는 거의 광고판이 되고 말았다.


이런 장면들을 보려고 사람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출연자를 포함한 제작자들이 방송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깨달아야 할 때다.


김상화 기자(jazzkid@naver.com)

2019.07.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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