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앉았던 바위, 이젠 1시간 줄 서야 합니다

[여행]by 오마이뉴스

경주 화랑의 언덕 &편백숲 내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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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산내면 "캠핑클럽" 촬영지 화랑의 언덕 명상바위에서 인생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관광객들 모습 ⓒ 한정환

최근에 경주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경주 여행 하면 불국사, 석굴암 그리고 대릉원, 동궁과 월지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경주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진 경주시 산내면에 위치한 '화랑의 언덕'이 갑자기 부상하고 있다.


화랑의 언덕은 지난 7월 방영된 JTBC <캠핑클럽> 촬영지다. 불과 세 달 전의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말이면 화랑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산길 터널은 차량들로 줄을 잇는다. 그래서 지난 9일 오후, 관광객으로 붐비는 화랑의 언덕을 다시 찾아보았다


개인 사유지인 화랑의 언덕은 원래 '바람의 언덕'으로 불려왔다. 여름에도 여기에 올라오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신라시대 화랑의 훈련장으로 사용됐다고 하여 화랑의 언덕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캠핑클럽> 방영을 계기로 이름이 화랑의 언덕으로 완전히 바뀌게 됐다.


그동안 화랑의 언덕은 명상 바위 아래 펼쳐지는 다랑논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작가들과 일부 사진동호회 회원들만 찾았던,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방송 이후로는 주말에 명상 바위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1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됐다.


화랑의 언덕은 경주 시가지에서 약 35km 떨어진 곳에 있다. 승용차로 이동하면 약 1시간 걸린다. 'OK 그린 청소년수련원' 표지판이 보이는 곳에서 5분여 올라가면 매표소가 보이는데, 개인 사유지라 한 사람당 2천 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총 길이 3.2km 터널식으로 아름답게 가꾸어진 호젓한 산길로 올라가면 녹음이 우거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핑클 멤버 성유리가 산길 속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우와, 이 길 정말 예쁘다"라고 말한 바로 그곳이다. 단풍철에 올라가면 울긋불긋한 가을 풍경을 산길 터널 속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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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화랑의 언덕 맞은편에 있는 연못 부교와 뗏목체험장 모습 ⓒ 한정환

10여 분 차량으로 올라가면 넓은 초원과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보인다. 주차장을 기준으로 북쪽에는 화랑의 언덕과 명상 바위가 있고, 남쪽에는 연잎으로 뒤덮인 큰 연못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뗏목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뗏목체험장 바로 옆에는 연못 중간에 나무로 만든 부교가 있는데 작은 인공섬에 돼지를 방목해 키우고 있다.


몇 달 전에는 주차장 부근에서 몇 마리의 양과 특이하게 생긴 염소 십여 마리만 사육되고 있었는데, 그때 보이지 않던 돼지 사육장을 주차장 바로 옆에 또 만들어 놓았다.


제일 먼저 찾아야 할 곳은 핑클 멤버 이효리가 앉아 명상에 잠긴 명상바위이다. <캠핑클럽>이 방영되기 전만 하더라도 이름도 없는 그냥 바위였다. 그런데 이효리가 여기서 명상에 잠겼던 곳이라 하여 이제 그럴 듯한 이름까지 생겨 버렸다.


지금은 가을 추수하기 전이라 명상 바위 아래 펼쳐지는 누렇게 익은 내남면 비지리 학동마을 다랑논 모습을 볼 수 있어 구경하기 제일 좋은 시기이다.


명상 바위에서 핑클의 멤버 이효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이효리는 "어떻게 이런 데가 있지. 이런 풍경 처음 봤어. 태어나서"라며 "우리나라에 아름다운 곳이 많다고 하는데 이 정도일지 몰랐다"라고 감탄했다. 그리고 멤버들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풍경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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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클의 이효리 멤버들이 경주 화랑의 언덕에서 캠핑하며 지내던 초원의 모습 ⓒ 한정환

골프장으로 개발된 곳이라 넓은 초원 중간중간 분재 같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데 여기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사진 포인트이다. 핑클 멤버들이 캠핑카에서 생활하던 모습을 연상하며 추억의 사진을 남기곤 한다.


주차장에서 북서쪽 방향에 건물이 하나 세워져 있는 곳이 보이는데, 목장에서 세운 건물이다. 지금은 폐쇄돼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화랑의 언덕은 넓은 초지가 조성돼 있는 곳이라 3대가 함께 자녀들을 동반하고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넓은 초원에서 주변 경관을 즐기며 보내다 보면 하루가 언제 지나가는지 모른다. 반려견을 동반하고 초원에서 즐기는 사람들 모습도 많이 보인다.


아이들과 연못에서 뗏목 체험을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뗏목 체험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이 있는데 드럼통 오토바이 열차를 타고 초원 주변을 달리며 운행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않는 곳이라 조금은 어수선하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되고 나면, 전국적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경주의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것 같다.

찾아가는 길

  1. 주소 : 경북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 산261-1
  2. 내비게이션 : OK 그린 청소년수련원
  3. 입장료 : 2,000원
  4. 주차료 : 무료

건천 '편백숲 내음길'

경주 산내면 화랑의 언덕을 구경하고 경주 시내 방면으로 들어오다 보면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바로 경주시 건천읍 소재 '편백숲 내음길'이다. 편백숲 내음길을 편백나무숲으로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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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건천읍 송선리에 있는 편백숲 내음길 모습 ⓒ 한정환

경주 건천 IC 입구에서 300여m 떨어진 경부선 KTX 선로 다리 아래에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 '편백나무숲'이란 대형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진입하면 차량을 여러 대 주차해 놓은 곳이 보인다. 평일에는 바로 위쪽 입구 주차장까지 올라가면 된다. 주말, 공휴일에는 입구에 주차해 놓고 걸어서 10여 분 올라가야 한다.


편백숲 내음길은 이 지역 출신 재일교포가 일본에 거주할 당시 편백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가 각종 질병의 치유를 돕는다는 것을 알고, 여기에 편백나무 1만 그루를 심으면서부터 시작됐다.


1975년에 심은 편백나무가 이렇게 자라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 지역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의 안목이 돋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경주시와 산지 소유자와의 계약에 의해 일반인들에게 공개돼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경주시는 여기에 500m 전 구간 테크로드를 설치하고 2개소의 정자와 벤치 등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공기 좋은 산 중턱에 있어 암 환자들을 위한 치유와 수술 후 회복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가축 사육으로 인한 분뇨 악취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폐(肺)의 정화를 위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편백나무 사이로 테크로드가 설치돼 있어 걸어 다니기 편리하며,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15분이 소요된다. 그리고 드라마 <선덕여왕>과 <동이>의 촬영지로 유명한 오봉산 트레킹 길이 연결돼 있어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찾아가는 길

  1. 주소 : 경북 경주시 건천읍 송선리 산166-1
  2. 내비게이션 : 경주 건천 '편백숲 내음길'
  3. 입장료 : 무료

한정환 기자(jhhan52@naver.com)

2019.11.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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