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여행의 최적지, 숙박 시설도 으뜸

[여행]by 오마이뉴스

산딸나무 군락 이룬 광양 백운산휴양림, 캐빈하우스에 카라반까지... 차박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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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백운산휴양림의 숲속 황톳길. 숲속에서 하늘거리기에 맞춤이다. 맨발로 걸으면 더 좋다. ⓒ 이돈삼

초여름을 거치지 않았는데, 곧바로 한여름이다. 이른 장마가 시작됐다. 비가 잦다. 후텁지근하다. 무더위도 기승을 부린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실내 전시관이나 박물관을 찾기도 부담스럽다. 코로나19 탓이다.


숲으로 간다. '코로나시대' 여행의 최적지다.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면서 활력으로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비가 내리는 날 우산 쓰고 걸어도 좋다. 싱그러운 숲에서 '숲캉스'를 즐길 수 있는 광양 백운산휴양림이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속까지 탁 트인다.


백운산휴양림은 번잡하지 않고 아늑하다. 숲이 울창해 그늘이 넓다. 맑은 바람에 실려오는 나무 냄새가 온몸 구석구석을 활력의 음이온으로 채워준다. 숲에서 서성거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보약 같은 숲이다. 귓전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 새 소리도 감미롭다.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남도의 자연휴양림 가운데서도 단연 최고의 풍광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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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휴양림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딸나무의 꽃. 멀리서 보면 하얀 나비 수백 마리가 내려앉은 것처럼 보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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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휴양림의 산딸나무 군락지. 하얀 꽃이 무리를 지어 피어 별천지를 이루고 있다. ⓒ 이돈삼

백운산은 높이 1218m로 지리산 다음으로 전남에서 높은 산이다. 인공림과 천연림이 어우러져 더 아름답다. 삼나무와 편백나무, 소나무 숲이 좋다. 숲 사이로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다. 황톳길 산책로는 맨발로 걸으면 더 좋다.


나무를 직접 만지면서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장도 있다. 생태숲과 야생화 단지도 있다. 계곡도 좋다. 계곡에 하얀 꽃을 피우는 산딸나무가 줄지어 선, 산딸나무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딸나무는 가을에 빨간 딸기가 열리는 나무다. 붉은 열매가 산딸기를 닮았다. 휴양림 계곡에는 지금 산딸나무의 하얀 꽃이 무리를 지어 피어 있다. 멀리서 보면 하얀 나비 수백 마리가 내려앉은 것처럼 보인다. 산딸나무의 꽃잎을 위에서 보면 두 장씩 서로 마주 보고 있다. 그 모습이 십자가를 닮았다.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를 이 나무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네 장의 아름다운 순백의 꽃이 십자가를, 빨간 열매는 예수의 피를 의미한다. 개신교를 믿는 나라에서 성스럽게 여기는 나무다. 우리나라 교회에도 많이 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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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휴양림 숲속의 집. 통나무로 지은 원룸형 숲속의집부터 복층 구조의 캐빈하우스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설치돼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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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휴양림의 캠핑장. 오토캠핑은 물론 야영데크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 이돈삼

백운산휴양림의 숙박 시설도 단연 으뜸이다. 통나무로 지은 원룸형 숲속의 집이 많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에 복층 구조의 캐빈하우스도 있다. 카라반도 있다. 오토캠핑도 가능하다.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데크도 넉넉하다. 여기서 하룻밤 묵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텐트를 쳐놓고 한나절 쉬어도 좋다.


휴양림에서 하룻밤 묵으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직접 해야 한다. 올 여름엔 광양시민 우선예약제가 시행된다. 광양시가 코로나로 인한 시민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했다. 휴양림 내 일부 숙박시설에 한해 광양시민을 우선 배려한다. 나머지는 기존대로 운영한다.


차에서 하룻밤을 자는 '차박'도 가능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가능해서 최근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차박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것도 차박의 장점이다. 마음 내키는 데로 가서 잠을 자면 된다. 자동차의 뒷자리를 눕히고, 그 위에 에어매트를 깔면 잠자리가 만들어진다. 차량과 잇는 도킹텐트를 하나 펴서 차에서 자고, 밖에서 쉴 수도 있다.


차박은 따로 예약할 필요도 없다. 숙박비도 따로 없다. 비바람이 불면, 텐트 안은 조금 번거롭거나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차안은 오히려 아늑하고 달콤한 낭만까지 선사한다. 차박의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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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휴양림으로 가는 길목에 만나는 도선국사마을. 전라남도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양산마을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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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옥룡사 터의 동백나무 숲터널. 해마다 겨울과 봄 사이에 동백꽃이 만발한다. ⓒ 이돈삼

백운산휴양림 부근에 가 볼 만한 데도 많다. 휴양림으로 가는 길목에 '도선국사마을'이 있다.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양산마을이다. 마을에 옛날 원님이 대대로 식수로 썼다는 사또약수가 있다. 동네사람은 물론 광양읍내, 심지어 순천·여수에 사는 사람들도 차를 타고 와서 물을 받아 간다.


농한기에는 약수터 주변에 농산물 장터도 들어선다. 마을의 할머니들이 백운산 자락에서 채취한 고사리 등 산나물과 깨, 밤, 감 등을 펼쳐 놓는다. 약수터 옆에 전통 손두부 집도 있다. 뭉퉁하게 썰어놓은 손부두에다 동동주 한 잔으로 한낮의 갈증을 해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을에서 옥룡사 터도 지척이다. 통일신라 말의 고승이면서 한국풍수의 창시자로 통하는 도선국사가 창건하고, 수도한 절집으로 알려져 있다. 옥룡(玉龍)은 도선의 다른 이름이다. 절집 인근의 동백나무도 도선이 옥룡사를 창건하면서 풍수를 토대로 심었다고 전해진다.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뼈에 이롭다는 고로쇠 약수와도 엮이는 도선국사다. 도선이 오랜 좌선을 한 탓에 다리를 펼 수가 없었다. 옆의 나무에서 흘러나온 수액을 마시고 원기를 회복했다는 이야기다. 그 나무가 뼈에 이롭다고 골리수(骨利樹)로, 나중에 고로쇠가 됐다는 얘기다. 백운산은 고로쇠 약수의 원조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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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마을에서 맛보는 전통의 손두부. 뭉퉁하게 썰어놓은 손부두에다 동동주 한 잔으로 한낮의 갈증을 해소한다. ⓒ 이돈삼

이돈삼 기자(ds2032@korea.kr)

2020.06.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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