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했던 출발, '놀면 뭐하니'가 한계를 뛰어넘는 방식

[컬처]by 오마이뉴스

MBC <놀면 뭐하니?> 방영 1주년, '부캐' 등 다양한 시도로 시청자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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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MBC 인기 예능 <놀면 뭐하니?>가 방영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7월 27일 <무한도전>의 주역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재결합으로 관심을 모았던 <놀면 뭐하니?>는 본격 방영에 앞서 인터넷 공개를 통한 릴레이 카메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유튜브 기반의 1인 크리에이터가 각광받는 시점에서 이에 영향 받은 1인칭 관찰 영상이 눈길을 끌긴 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놀면 뭐하니?>의 출발은 비교적 불안했다. 예전 <동거동락>을 연상케 한 '조의 아파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예능 1인자 유재석도 한계에 부딪힌 게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도 등장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드럼 연주, 트로트 가수, 라면 요리, 랜선콘서트 개최, 치킨만들기, 댄스 그룹 결성 등 다양한 주제를 거치며 <놀면 뭐하니?>는 MBC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의 자리에 올라섰다.

음악 예능으로의 변주, '부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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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방영 초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던 <놀면 뭐하니?>가 지금의 틀을 잡기 시작한 것은 '드럼 영재' 유재석의 어설픈 8비트 연주에 유명 음악인들이 역량을 더해준 '유플래시'편이었다.


릴레이 카메라 방식에서 착안, 미리 만들어진 드럼 연주 파일에 각자의 연주를 덧붙이고 곡을 완성, 급기야는 대형 콘서트 개최로 이어지는 예측불허의 전개로 시청자들을 하나 둘씩 사로잡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부캐' 개념은 <놀면 뭐하니?>의 '유(YOO)니버스' 세계관 형성에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기존 유재석이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유고스타, 유라섹, 유두래곤 등 제2, 제3의 자아를 세포분열 마냥 형성하는 형식에 얽메이지 않는 다양한 구성의 프로그램 제작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확실한 불을 지펴준 건 '퐁포유'편이었다.


지난해 가을 무렵 점차 확산되던 트로트의 인기에 착안, 신인 가수 유산슬로 분한 유재석의 좌충우돌 트로트 도전기를 선보여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를 계기로<놀면 뭐하니?>는 어느새 토요일 저녁 시간대를 확실하게 책임지는 인기 예능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기존 예능에선 다소 생소했던 부캐 개념은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 조지나(박나래) 등 타 예능인들에게 확산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방송국 경계 허물고 공익성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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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는 기존 예능이 하지 못했던 다채로운 시도를 지난 1년 사이 쉴새 없이 해왔다. MBC가 만든 캐릭터(유산슬, 유라섹)로 KBS, SBS, EBS 등 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국 사이에 놓인 장벽을 과감히 없애는 데 성공했다. 최근 결성한 댄스그룹 싹쓰리 역시 케이블 채널 엠넷 출연을 예고할 만큼 지상파를 넘어 영역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무한도전> 시절부터 이어진 공익성 확보는 <놀면 뭐하니?>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유플래시, 뽕포유, 싹쓰리 활동을 통해 얻어진 음원 수익은 모두 좋은 일을 위해 기부하는가 하면 '랜선 콘서트'를 개최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예술인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줬다. 유튜브 생방송 '부캐의 세계'를 통해선 각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고 '닭터유'에선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몸소 체험했다.

싹쓰리로 여름 가요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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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사진 맨위).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는 25일 생벙송으로 진행된 '쇼 음악중심' 1위 후보에도 오를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MBC

최근 <놀면 뭐하니?>는 그동안 선보였던 역량을 총동원해 또 한번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음악 예능과 부캐(유두래곤, 비룡, 린다G) 그리고 1990년대의 향수를 결합시킨 3인조 신인그룹(?) 싹쓰리는 각종 음원 순위를 석권하고 음악방송 1위 후보에도 오를 만큼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리메이크곡 '여름안에서'를 시작으로 '다시 여기 바닷가', '그 여름을 틀어줘', 멤버 3인 솔로곡을 1주일 간격으로 공개하면서 싹쓰리는 올 여름 가요계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놀면 뭐하니?> 첫회가 방영될 때만 하더라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시청자들은 어느새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매주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각종 미션 수행에 나서야 했던 유재석은 예능 1인자의 모범을 보여주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적절한 초대손님 선택을 통해 고정출연자 1명의 한계를 넘어서는가 하면 예측불허 기발한 아이디어로 TV 본방 사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놀면 뭐하니?>는 말 그대로 값진 1년을 보냈다.


김상화 기자(jazzkid@naver.com)

2020.07.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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