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에게 쏟아진 비난... 그가 절대 잊어선 안 되는 것

[연예]by 오마이뉴스

[TV 리뷰] KBS 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밉상' 현주엽은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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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의 한 장면 ⓒ KBS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KBS는 일요일 오후 예능의 강자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의 인기 예능 < 1박2일 >,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물론, 지난해 시작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까지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회사를 이끄는 리더인 사장과 직원 사이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당나귀 귀>는 관찰 예능의 홍수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26일 방송된 <당나귀 귀>는 시청률 6.7%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런닝맨>과의 경쟁(시청률 5.8%)에서도 우위를 점했다(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다양한 조직의 수장들이 방송에 등장한 가운데 최근 <당나귀 귀>의 인기에 한몫을 담당했던 현주엽 전 농구감독이 복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돌아온 현주엽... 뜻밖의 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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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의 한 장면 ⓒ KBS

지난해 현주엽은 프로농구팀 LG 세이커스 감독 신분으로 출연해 선수, 프런트, 코치 들과 다채로운 일상을 여과없이 소개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놀라운 먹방 솜씨까지 더해지면서 <당나귀 귀> 속 예능의 재미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스포츠계 위계 문화가 방송에 그대로 비쳐지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팀 성적 부진에 따른 감독직 사임으로 더 이상 이 프로그램과는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현주엽은 최근 다시 <당나귀 귀>에 등장했다.


한식전문가 심영순씨 문하생으로 갈비탕 수업을 받은 그는 음식점 창업이라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 인기 크리에이터 도티(MCN 업체 샌드박스 창업자)의 도움을 통해 먹방 유튜버로의 변신을 꾀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를 보여주는 방송분에서 예상치 못했던 논란에 휩싸였다. 현주엽이 도티 대표를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

어제의 프로팀 감독... 지금은 유튜버 입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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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의 한 장면 ⓒ KBS

현주엽은 담당자와의 회의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과자가 없다고 불평하는가 하면, 신입 PD에게 "고문관 같다", "군대는 다녀왔냐"고 하대하는 등 부적절해 보일 수 있는 언행을 계속 했다.


게다가 그는 '먹방 크리에이터' 견본 영상을 촬영하는 현장에서도 성의 없는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현주엽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하지 못할 망정,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26일 방영된 <당나귀 귀>에선 인기 유튜브 채널 수빙수TV의 제작 현장을 찾아가 실제 촬영을 지켜보며 견학하기도 했다. 앞선 방영분에서의 예상치 못했던 태도 논란을 의식했던 탓일까. 이날 방송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는 현주엽의 모습이 자주 부각되었다.


수빙수TV는 채널을 개설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70만 명의 구독자수를 확보하고 있다. 3명의 전담인력과 여러 대의 카메라가 투입될 만큼 체계적인 제작이 이뤄지고 있었다. 다양한 생선을 직접 회로 뜨는 쿡방과 먹방을 결합한 수빙수TV는 아직 제대로 된 채널 오픈도 하지 못한 현주엽에겐 그저 새로운 세계였다.


'섬네일'도 잘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 현주엽은 먹방 선배 수빙수의 조언을 들으면서 막연했던 개인 채널의 방향을 하나둘 잡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날 방송에선 그간의 논란에서 한발 벗어난 현주엽을 통해 향후 변화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180도 달라진 입장... 화려했던 시절의 기억 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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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의 한 장면 ⓒ KBS

사실 현주엽은 앞서 LG 세이커스 감독으로서 <당나귀 귀>에 출연했을 때도 권위적인 모습으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기에, 이번 논란이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제작진이 현주엽을 다시 섭외한 것은 불과 1년 사이 180도 달라진 그의 위치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을의 입장을 체험하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상황을 화면에 담기 위한 의도였으리라. 그러나 유튜버 입문 단계인 현주엽은 오히려 무례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샀다.


최근 벌어진 논란은 <당나귀 귀>로선 분명 달갑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일부 출연자들의 권위적인 면모는 이 프로그램이 내세우는 기획의도(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번 논란을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더욱이 시청률이나 화제성만을 위해 현주엽을 다시 섭외한 게 아니라면 세심한 편집이 필요해 보인다. 태도 논란에 휩싸인지 불과 한 주 만에 달라진 현주엽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촬영은 훨씬 이전에 했으므로) 편집의 힘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누구보다 비판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들어야 할 주인공은 현주엽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리더이든, 그렇지 않든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무례한 태도는 옳지 않다. 현주엽은 화려했던 스타 선수 및 감독 시절의 기억을 이제 잊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사 불만을 표시하고 사사건건 충돌하려는 모습은 한 주를 마무리하는 일요일 저녁 편안히 TV 예능을 감상하던 시청자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김상화 기자(jazzkid@naver.com)

2020.07.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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