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원정대' 엄정화의 '다짐'이 남다르게 다가온 이유

[컬처]by 오마이뉴스

[TV 리뷰] 엄정화-이효리-제시-화사, 겉과 속 다른 4인방의 등장에 '웃음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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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편 ⓒ MBC

MBC <놀면 뭐하니?>의 야심찬 프로젝트 '환불원정대'가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22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에선 이효리와 엄정화, 제시, 화사 등 여가수 4인방의 새 그룹 결성 준비 과정이 그려졌다. 그동안 <놀면 뭐하니?>는 유일한 고정 출연자 유재석이 일명 '부캐(부캐릭터)'라는 이름 하에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해 각종 과제를 수행하는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지난 15일 막을 내린 '싹쓰리' 편에선 이효리, 비 등 가요계 스타들이 유재석과 동등한 입장에서 출연, 가요계와 예능계를 휩쓰는 데 성공했다. 그 뒤를 이어 '환불원정대' 역시 초대손님들이 이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제작자 지미 유의 수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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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편 ⓒ MBC

"재미 있을 것 같긴 한데... 내가 아플 것 같아."


본격 방영 전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된 '선 공개 영상'에서 유재석은 '환불원정대' 프로젝트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의 소감을 피력한다. 매번 김태호 PD의 손바닥 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드러머, 트로트 가수, 라면+치킨 요리사로 변신했던 그로서도 이효리를 포함한 4인방은 감당하기 버거운 존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유재석은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이내 새 캐릭터로 변신해 빠르게 적응했다.


이번에 추개된 '부캐'는 지미 유라는 인물이다. 과거 성룡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바가지 머리, 과장된 디자인의 셔츠를 차려입은 지미는 아직까진 각종 설정이 베일에 싸여 있다. 당사자 입을 통해 소개된 내용에는 미국 하버드, 일리노이주 등 피상적인 정보만 담겼을 뿐 이외의 사항은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멤버 화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드러난 "알 지(知), 아름다울 미(美)"라는 한국식 이름이라는 것 외엔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다.


한국 연예계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야심차게 멤버들을 하나 둘 모으지만 시청자들의 예상대로 과정은 순탄치 않게 흘러간다. "환불원정대를 안 맡으려고 했다. 무대에서만 보기를 원했지 함께 하면 힘들 것 같았다"라는 그의 말처럼 각기 다른 개성을 지난 4명의 요구사항은 만만치 않았다. 과연 신참 제작자 지미 유는 성공할 수 있을까?

겉과 속이 다른 환불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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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편 ⓒ MBC

유재석, 아니 지미 유가 그룹의 제작을 담당하는 인물로 표현됐지만, 이 팀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여가수 4인방이다. 각자 강렬한 의상을 장착하고 첫 모임에 참석한 환불원정대는 초반엔 서로 낯을 가리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천하의 이효리조차도 평소처럼 호탕하게 웃지 못하며 선후배들의 얼굴을 살필 만큼 이들의 첫 만남은 다소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에 적응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이내 하나의 집합체로 틀을 갖추기 시작한다.


"(얼굴은) 세보이지만 속은 너무 여려."


이후 진행된 개별 면담 도중 제시는 '환불원정대' 멤버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각자 무대에선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들이지만 그 공간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인물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마돈나"라 불리며 1990년대 가요계를 지배했던 엄정화는 여전히 소녀 감성을 가진 맏언니였고 '마리아'를 열창하며 팬들을 사로잡던 화사는 긴장감 가득찬 첫 만남에서도 랍스터 먹방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예능 귀재' 이효리는 즉석에서 상황극을 연출하며 지미 유를 당황시키는 등 프로그램 속 웃음 유발의 핵심을 담당했다. 아직 부캐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개'라고 불러달라는 요청을 시작으로 "미혼이고 현재 동거중이다", "같이 사는 사람(이상순)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게 잘 가둬 놓겠다", "좋은 산부인과 알아봐 달라", "매니저로 원빈, 소지섭, 송중기 원한다" 등 이효리는 온갖 코믹한 상황을 즉석에서 펼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SBS <런닝맨> 단골 출연자를 시작으로 9월 방영 예정인 tvN <식스센스>에 이어 연달아 유재석과 호흡을 맞춘 제시 역시 특유의 엉뚱함으로 지미 유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대박 예감 남긴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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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편 ⓒ MBC

실버(화사), 은비 혹은 금비(제시), 켈리(엄정화), 아무개(이효리)라는 예명을 임시로 부여 받은 4명의 환불원정대는 하나의 팀이 되어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각종 상황극과 '아무말 대잔치' 수준의 예측 불허 입담을 나누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놀면 뭐하니?>가 만드는 새 그룹이 앞선 '싹쓰리' 못잖은 성공을 거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판은 제작진 및 지미 유(유재석)이 깔아 줬지만 향후 진행될 이야기의 핵심은 아무래도 4인방의 몫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활동에 가장 큰 기대감을 갖고 임하는 인물은 엄정화다. 유재석과의 사전 통화에서 "이거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어"라는 그의 말은 농담처럼 나온 것이지만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의미가 담긴 발언이기도 하다. 이후 진행된 지미 유와의 면담에서도 엄정화는 단단한 마음가짐을 여러차례 표했다.


그동안 솔로로만 활동했던 엄정화는 그룹에 대한 욕심을 피력하는가 하면 요즘 후배들처럼 정식으로 춤을 배우고 활동했던 게 아니기에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아보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도 밝혔다. 그의 이런 다짐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50대 댄스여가수가 활약하기 쉽지 않은 요즘 가요계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환불원정대'는 잠시 잊혔던 가요계 디바의 멋진 귀환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비록 예능 속 '농담'에서 출발했지만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 등 4명의 멋진 가수들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유명 가요 기획사들도 하기 어려운 대성공을 '싹쓰리'로 이뤄낸 <놀면 뭐하니?>가 비슷한 소재의 기획을 연달아 한다는 사실에 우려 및 비판도 존재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에 환영할 만한 일이다. '대박' 예감을 남긴 환불원정대 첫 만남을 시작으로 <놀면 뭐하니?>는 토요일 저녁 브라운관을 또 한 번 유쾌한 웃음으로 가득 채울 것으로 보인다.


김상화 기자(jazzkid@naver.com)

2020.08.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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