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선호도 0%'에 절망... 이경규는 성공할 수 있을까

[컬처]by 오마이뉴스

[리뷰] 카카오M 웹예능 <찐경규> 선보여... 이경규와 '마리텔' 출신 PD의 조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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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공개된 카카오M의 모바일 예능 '찐경규' ⓒ 카카오TV

지난 1일 카카오M이 카카오TV를 통해 자체 제작 웹예능(오리지널 콘텐츠)을 대거 선보이며 모바일 영상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카카오는 지난 2010년 카카오톡을 선보인 이래 게임, 음악,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시장의 강자로 우뚝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유독 타업체와 비교했을 때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었으니 바로 동영상 서비스다.


인터넷 포털 다음을 인수하고 다음TV팟과의 통합을 거쳐 덩치를 키우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카카오TV 서비스는 유튜브는 둘째치고 경쟁 상대 네이버가 운영하는 네이버TV나 V라이브 등에도 밀리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절치부심 끝에 지난 1년여 사이 대형 기획사들을 연달아 인수하고 수많은 방송사 PD 등을 영입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일 웹예능과 드라마 다수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동영상 콘텐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경규의 첫번째 모바일 예능 '찐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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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공개된 카카오M의 모바일 예능 '찐경규' ⓒ 카카오TV

이날 공개된 콘텐츠 중 제법 흥미를 끈 건 '예능대부' 이경규를 앞세운 <찐경규>다. 40년 연예 활동을 통해 정통 코미디부터 각종 버라이어티 예능을 섭렵하며 한국 TV 예능계의 주요 인물로 자리매김한 그였지만 유튜브 및 모바일 분야와는 거리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랬던 이경규가 카카오M으로 자리를 옮긴 <마이 리틀 텔레비전> 권해봄 PD(현 모트 PD, 구 모르모트PD)와 손잡고 생애 첫 모바일 예능 출연에 도전한다.


<찐경규>는 실제와 가상의 상황을 넘나드는 일종의 페이크 다큐 형태를 취하면서 신규 예능을 기획, 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연예 기자들이 대거 출연해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카카오M 실무진들과의 회의에서 이경규 특유의 호통과 좌절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실무진이 제시하는 각종 자료, 목표치 등은 예능 대부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이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것처럼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이경규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코미디언' 8위에 올랐지만 10대 선호도 0%, 20대 선호도 2%에 그칠 정도로 젊은 세대와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했다.


디지털 시장에선 1020 세대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콘텐츠 소비 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통한 홍보 및 확산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카카오M 실무진들은 이를 고민하고 공략하는 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른다. 회사 측이 정한 <찐경규>의 목표 조회수는 무려 320만회. 과연 이경규는 다소 무모해 보이는 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이경규·카카오M의 열세 극복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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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공개된 카카오M의 모바일 예능 '찐경규' ⓒ 카카오TV

각종 웹드라마와 아이돌 전문 개인 방송 등으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네이버에 비해 카카오M은 후발주자의 약점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생소함 극복 등 여러 가지 해결 과제를 품에 안고 첫발을 내디뎠다.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카카오M이 선택한 첫 번째 방식은 카카오톡을 통한 서비스 제공이다. 여기에 기존 카카오TV플레이어의 기능을 탑재 시켜 기존의 메신저, 뉴스, 쇼핑, 웹툰 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카카오톡 고유의 메시지 전달 기능은 이들 콘텐츠 확산의 경로로 이용되면서 입소문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물론 자체 제작 드라마 및 영상은 기존 카카오TV플레이어를 통해서도 볼 수 있지만 카카오톡과의 결합은 기존 유튜브에 대적할 수 있는 나름의 도구가 되어준다.


두 번째 방안은 우수 인재의 영입이다.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의 유명 PD 및 경영진을 대거 스카우트한 카카오M은 'TV 제작진이 선보이는 모바일 콘텐츠'라는 다소 모순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40년 베테랑 예능인과 지상파 PD의 만남을 선택한 <찐경규>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존 TV화법에 익숙한 인물이면서도 가장 혁신적인 시도를 선보였던 방송인들의 조합임을 감안할 때해 카카오M의 <찐경규>는 최선의 선택지이기도 하다.


각 시대마다 부침은 있었지만 남보다 한발 앞선 시도로 방송 3사 연예대상을 석권했던 이경규, 일반 시청자들에게 생소했던 인터넷 개인 방송의 세계를 지상파 속으로 끌어온 MBC <마리텔> 출신 PD의 결합은 그런 의미에서 기대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김상화 기자(jazzkid@naver.com)

2020.09.0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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