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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욕설 논란으로 엄청난 비난 받았던 선수... 진실은 황당했다

by오마이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아넬카: 문제적 저니맨>

오마이뉴스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포스터. ⓒ 넷플릭스

니콜라 아넬카는 프랑스 축구선수다. 지난 10여 년 동안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 만큼의 유명세나 영향력은 없을지 모르지만, 실력 하나는 결코 뒤지지 않던 선수였다. (팀을 많이 옮긴) '저니맨'의 대표적 선수이지만, 수많은 명문 팀은 그를 원했고 또 실제로 많은 명문 팀에서 뛰기도 했다. 그에 걸맞는 클럽·개인 기록을 남긴 건 물론이다.


'월드클래스'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를 일컫는 말인데, 단순히 좋은 실력으로 무장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만으로 월드클래스 반열에 들 수는 없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논란이 많을 것이 분명하지만, 명문 팀에서 꾸준히 뛰어야 하며 때론 결정적일 때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팬들의 인정까지 받아야 할 테다. 아넬카는 자타공인 월드클래스 반열의 선수였다.


그는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각종 문제들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면 별 것 아닐 일도 있고 자못 심각했던 일도 있었다. 2015년 이후 은퇴한 그는 1995~1996 시즌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에서 프로 데뷔했다. 프로 생활을 20년 동안 했는데, 넷플릭스가 그의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는 작품을 들고 왔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넬카: 문제적 저니맨>다. 어떤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회에 여러모로 희대의 선수 한 명을 오롯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축구스타 아넬카, 저니맨 아넬카

1979년생 아넬카는, 20세가 채 되기 전 10대 후반의 나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벵거 감독 부름을 받고 런던으로 향한다. 실력은 보장됐지만 다른 나라 다른 환경 다른 리그에 적응하느라 약간의 부침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이적 이듬해 폭발한다.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의 '더블'을 달성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듬해엔 PFA 올해의 팀에 들 정도의 개인 기록을 달성한다. 비록 프랑스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해 역사적인 1998년 월드컵 프랑스 우승과 함께하진 못했지만, 그의 경력 첫 번째 전성기였음에 분명하다.


전 세계 명문 팀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가 눈독을 들인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로 향하는 아넬카, 그의 '저니맨'으로서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축구선수로의 정체성보다 '스타'로서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삶. 그는 특히 언론에 시달리고 흔들리며 제대로 축구를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오롯이 실력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공을 세운다. 그리고는, 레알 마드리드에 올 때 스페인 리그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했던 것처럼 파리 생제르맹으로 돌아갈 때 프랑스 리그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한다. 하지만, 소소한 실적을 남기고는 다시 영국 프리미어리그로 향한다.


작품에서 살짝 언급되지만, 그의 뒤엔 '클랜' 즉 특정한 목표로 결성된 조직 같은 느낌의 '가족'이 있었다. 그들이 아넬카를 조종해 돈을 보고 적을 옮기게 했다는 것이었다. 일면 맞고, 일면 틀린 말일 테다. 그의 외강내유 성향이 원클럽맨으로서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고, 가족을 중시하는 성향이 한 몫했을 수도 있다. 또한 그가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바, 그는 축구선수를 엄연한 직업으로 생각하고 비즈니스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축구만 하고 싶었지만, 축구 이외의 것에 더 많이 또 자주 휘둘렸던 것이다.

화려한 프로팀, 비루한 대표팀

아넬카만큼 전 세계 최고 리그의 명문 팀을 두루두루 거친 축구 선수도 없을 것이다.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잉글랜드의 아스널과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터키의 페네르바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득점왕도 했고 올해의 팀엔 두 번이나 들었다. 하지만 그는 굳세고 자존심 강한 걸로 유명한 만큼 감독과의 불화가 심한 걸로도 유명했다.


그 때문인지, 프로팀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월드컵 프랑스 대표팀에선 볼 수 없었다. 국가대표로는 69경기나 뛰었지만 프로 생활 시작점과 궤를 같이하는 1998년 이후 2006년까지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과 첼시에서의 빼어난 성적으로 2010년 월드컵에 처음 모습을 보인 아넬카. 하지만 조별 리그 경기 도중 감독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후 대표팀에서 쫓겨나고 만다. A매치 18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고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아넬카였다.


이 과정에서 감독과 선수들 간의 심각한 마찰과 대립이 있었는데, 벌 떼 같이 달려들어 물어뜯은 언론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퍼졌고 아넬카는 크게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도 밝혀지지만, 사건이 있은 몇 년 후 당시 감독이었던 도메네크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아넬카가 자신에게 욕을 한 적이 없다고 시인했다. 아넬카는 언론의 먹잇감이 되어 억울한 오명을 쓰게 된 것이었다. 평소엔 조용하지만 종종 쌓아둔 걸 폭발시키는 아넬카의 성향 때문이기도 할 텐데, 그를 잘 아는 이들로서는 그 못지 않게 황당하지 않았을까 싶다.

축구만 하고 싶었지만 다른 것들에 휘둘리다

그의 축구 인생 20여 년을 돌이켜 보면, 전 세계 축구계의 20년도 함께 보인다. 그가 전 세계 최고 리그의 명문 팀을 두루두루 거친 것도 있거니와, 굵직한 이슈들의 불행하면서도 재밌는 일화와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통해 나의 인생을 투영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결국 남는 건 무엇인가?


아넬카가 원클럽 플레이어가 아닌 저니맨이기에 가능했을 텐데, 유명한 원클럽 플레이어의 별 탈 없는 엘리트적 일대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 순 있으나 굳이 찾아볼 것 같지는 않다. 반면, 아넬카 못지 않은 저니맨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같은 경우는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싶다(2015년작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비밀>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존재한다). 아주 드라마틱하게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짧은 다큐멘터리로 아넬카의 모든 것을 알 순 없을 것이다, 아니 굳이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마음도 없다. 이 작품을 통해 그로선 자신의 지난날을 변명하고 언론을 향해 일침을 날렸고, 보는 우리들은 '재미'를 취득했다. 예전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인데, 우리들로선 아넬카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김형욱 기자(singen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