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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일주일 동안 재워주고 먹여주고... 여긴 안 가면 손해네요

by오마이뉴스

15만 원에 모든 혜택이... 강진 체험 여행 프로그램 '푸소', 여행자·농가·기관 모두 흡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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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푸소의 저녁 상차림. 강진푸소에 참여한 양옥희씨 일행이 지난 10월 27일 김옥환씨 집에서 받은 상이다. 전어 무침과 구이가 올라와 있다. ⓒ 이돈삼

"밥을 먹는 우리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상차림 한번 보셔요.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게 생겼는가? 우리가 돈이라도 많이 냈으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요. 군에서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할 것 같아요."


지난 10월 27일 '강진푸소'에서 만난 양옥희(목포)씨의 말이다.


강진푸소(FUSO)는 일주일 동안 농가에서 먹고 자면서 그 지역을 돌아보고 체험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푸소는 'Feeling-Up, Stress-Off'의 줄임말로 힐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4년 동안 학생과 공무원 단체를 대상으로 운영됐다. 115개 농가가 참여했다.


올해는 개인과 가족 단위로 대상을 바꿨다.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강진에서 맘 확 푸소(FUSO)'는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운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국비 1억 원을 지원받고, 군비 1억 원을 보탰다. 올해 강진푸소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는 30곳. 참여농가 대부분 쉬는 날 없이, 날마다 참가자를 받고 있다.


양씨는 지난 10월 26일부터 일주일 동안 강진푸소를 체험했다. 남편과 두 친구가 함께했다.

"과한 대접을 받는 것 같아요"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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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푸소에 참가한 김홍완 씨가 지난 10월 27일 전어무침을 집어들고 있다. 옆에서 부인 양옥희 씨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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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푸소에 참가한 양옥희 씨 일행이 지난 10월 27일 저녁식사를 하면서 푸소 참여농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돈삼

"재작년에 강진푸소를 경험한 적이 있어요. 공직자 청렴교육의 일환이었는데, 그때 너무 좋았습니다. 밥도 맛있고, 집주인도 정말 정감 있었어요. 어색하기는커녕, 익숙한 내 집 같은 느낌이었어요. 가족과 함께 다시 찾고 싶었는데, 이번에 남편이랑 같이 왔습니다."


양씨가 강진푸소를 찾은 이유다.


양씨는 당초 지난 8월 하순에 푸소를 체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푸소 운영이 한 달 남짓 중단된 바람에 늦어졌다. 양씨 일행은 푸소 체험 기간 강진을 두루, 차분히 돌아봤다. 청자로 컵 만들기를 하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를 돌기도 했다. 체험은 무료였다. 푸소 참가자에게 주는 특혜다.


"과한 대접을 받은 것 같아요. 밥도 맛있고, 반찬도 하나같이 입에 맞았어요. 때맞춰 간식도 내주시고요. 그럼에도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얼마나 편하게 대해 주시던지요. 일주일 동안 맘껏 즐기고 누렸습니다."


양씨와 함께 강진푸소를 체험한 유향자(광주)씨의 말이다.


이들뿐 아니다. 양씨의 남편 김홍완(목포)씨와 친구 김혜숙(광주)씨의 푸소 예찬도 끊이지 않는다. 집주인의 여행지 소개와 주변 식물 해설까지도 흥미진진했다고 했다. 일상으로 돌아가서 '강진푸소 좋더라고 자랑을 많이 하며 참가를 권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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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푸소에 참가한 양옥희 씨 일행이 이한영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지난 10월 29일이다. ⓒ 이돈삼

강진푸소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0월까지 500여 명이 체험을 했다. 체험을 예약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도 500여 명에 이른다. 강진군은 당초 350여 명 예정으로 지난 5월 푸소 운영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탓에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한 집에서 무조건 한 팀만 받았거든요. 호텔이나 펜션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없앴죠. 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서, 오시는 분들이 맘 놓고 쉴 수 있도록 했고요. 코로나 시대,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임석 강진문화관광재단 대표의 말이다. 강진문화관광재단은 강진푸소의 기획에서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맡고 있다.


'강진에서 일주일 살기-강진에서 맘 확 푸소(FUSO)'는 참가자 1인당 15만 원을 받는다. 2명 이상, 4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6박 7일 동안 잠자리는 물론 아침과 저녁 식사가 제공된다. 청자컵 만들기, 음악창작소 음반 제작, 전기자전거 타기 등의 혜택도 무료 제공된다. 관내 관광지 입장료와 다른 체험비 할인은 덤이다.

짭짤한 수익에, 농산물 판로 개척까지... "농촌여행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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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푸소에 참가한 양옥희 씨 일행이 간식으로 받은 골드키위. 농가민박으로 강진푸소에 참여하고 있는 강진읍 김옥환 씨가 직접 재배한 것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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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푸소에 농가민박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옥환·한영임 씨 부부. 이들 부부는 매주 강진푸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이돈삼

강진푸소 참여를 통해 손님을 받는 농가도 활짝 웃고 있다. 농가에는 일주일에 1인당 30만 원의 수익이 돌아간다. 4명을 받으면 120만 원을 챙길 수 있다. 1인당 참가비 15만 원에다 예산으로 그만큼의 돈을 더해 농가에 지원하기 때문이다.


"큰 부담 없어요. 평소 먹는 반찬에다, 요리만 한두 가지씩 더하고 있거든요. 어제는 오리불고기, 오늘은 전어무침과 구이를 냈습니다. 같이 식사하고, 얘기도 하니까 좋아요. 원래 제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합니다. 집사람도 즐거워하죠. 주머니까지 두둑해지니,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게 사는 재미 아닐까요?"


강진푸소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 김옥환(강진읍)씨의 말이다. 김씨는 양옥희씨 일행을 받은 농가다.


김씨의 집에는 체험비와 지원비 외에도 의외의 소득이 생겼다. 푸소 참가자들이 머물면서 맛을 본 농산물을 사 갔다. 돌아가서 주문을 해 오기도 했다. 얼마 전에 다녀간 60대 대전 사람은 키위를 40상자(5㎏들이) 주문했다. 물론 도매가로 보내줬다.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이익을 본 셈이다. 농산물 주문은 재주문과 또 다른 새로운 주문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키위, 무화과, 사과대추 등을 재배하고 있다. 김씨는 푸소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재배한 과일을 후식으로 내주고 있다.


"저희가 기대했던 그대로입니다. 체험객들이 만족해요. 청정 강진에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감성으로 채우죠. 참여농가도 흡족해합니다. 농산물 주문이 의외로 많이 들어오거든요. 새로운 판로가 생기는 거죠. 저희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니, 보람이 있죠. 아주 이상적인 관광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저희가 미래 농촌여행의 본보기를 만들고 있어요."


임석 강진문화관광재단 대표의 말이다. 그의 말에 강진푸소에 대한 자긍심이 짙게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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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푸소에 참여한 여행객들이 전기자전거를 타고 사의재 일원을 둘러보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푸소 참여자에게 무료 제공된다. ⓒ 강진군

이돈삼 기자(ds2032@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