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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겨울 바다로 가자... 부산, 강릉 아니고 그 사이

by오마이뉴스

[경상북도의 언택트 관광지를 찾아1] 영일대해수욕장, 구룡포해수욕장 등 경북의 해변

오마이뉴스

▲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언택트 관광지가 주목받고 있다. 혼자서 조용히 생을 반추할 수 있는 공간인 언택트 관광지 중 하나인 경주 양남 파도소리길. ⓒ 경주시 제공

노벨상을 받은 미생물학자와 세균학자, 방방곡곡에 이름을 알린 미래학자와 '명의(名醫)'로 칭송받던 의사들. 그들 중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1년을 끙끙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야기다.


지난 2020년은 바로 그 바이러스가 지구 전체를 공황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해였다. 누구도 이 명백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첨단화된 의료 시스템과 최고의 의료진을 갖춘 미국과 서유럽부터 속된 말로 '박살이 났다'.


전 세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던 휘황한 도시 뉴욕과 파리, 로마와 런던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이들의 시체가 쌓였다.


물리적 죽음과 함께 경제에도 강위력한 '쓰나미'가 닥쳤다. 관광업과 여행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는 물론, 소상공업자들에게도 인생 최악의 수난이었다. 앞으로는 또 어떤 사람들이 이 거센 파도에 휩쓸릴지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어떤 험난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삶은 이어진다. 이란의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Abbas Kiarostami)의 영화 제목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처럼.


인간은 유럽 인구의 1/3을 죽음으로 몰고 간 페스트의 와중에도, 지구 전체가 포연에 휩싸였던 제1·2차 세계대전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한국의 작은 도시들은 지역민 삶의 적지 않은 부분을 '관광업'과 '여행업'에 기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과 여행자가 모두 사라진다면, 그곳에서 식당과 기념품 가게, 카페와 숙박업소 등을 운영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대체 어떤 방법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


경북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내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철저하게 국가가 조언하는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우리 시·군으로 오시라"고 호소하고 있는 실정.


'바이러스 확산 통제'와 '지역경제 지키기'라는 두 가지 명제가 충돌하고 있는 2021 신축년 벽두.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고, 혼자 또는, 가족들이 조용하게 찾을 수 있는 경북의 '언택트(Untact·비접촉) 관광지'를 소개한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바닷가의 낭만' 영일대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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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성이 어떤 해변보다 뛰어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 경북매일 자료사진

부산에 해운대해수욕장이 있고, 강릉에 경포대해수욕장이 있다면 경북 포항엔 영일대해수욕장이 있다. 이 세 곳 해변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


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을 통해 그 도시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택시로 10~20분, 버스로도 30분이면 겨울 바다의 근사한 풍광과 만날 수 있다.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선택한 여행자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


1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서울. 전국 각지로의 여행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 서울 젊은이들은 바다라면 선입견처럼 강원도와 부산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KTX 열차를 이용해 3시간이면 편의시설 잘 갖춰진 현대화된 비치에 가닿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하지만, 경북의 바다가 주는 매력은 아쉽게도 아직 부산과 강릉만큼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한 번 와본 여행자라면 이미 알고 있다. 서울역에서 포항역까지는 KTX로 2시간 30분 남짓. 포항역에서 영일대해수욕장은 택시로 15~20분이면 도착이 가능하다.


해변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부터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텔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고, 20~3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커피숍도 여러 개다. 싱싱한 회부터 삼겹살과 곱창을 판매하는 식당도 즐비하다.


뿐인가. 해수욕장 거리는 물론 인근 죽도시장에 가면 겨울철 동해의 별미로 이름 높은 '대게'와 '과메기'를 다른 어떤 도시보다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원산지'니까.


물론 올해 영일대해수욕장의 겨울 낭만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마스크'와 '거리 두기'는 필수. '두산백과사전'은 영일대해수욕장의 매력과 정보를 아래와 같이 요약하고 있다.


"백사장 길이 1천750m, 너비 40~70m, 면적 3만7천207㎡로 포항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다. 1975년 개장해 포항 북부해수욕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2013년 6월부터 영일대해수욕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포스코와 영일만이 바로 앞에 보이며, 백사장의 모래가 고와 가족 단위 여행지로 적합하다. 예전엔 포항 사람들의 해수욕장으로만 이용되다가 여객터미널에서부터 북쪽으로 1.5㎞ 해변을 따라 횟집과 레스토랑 겸 카페, 노래방들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사철 사람들로 붐비며, 저녁 무렵이면 지역민들의 산책 코스로도 이용되고 있다. 인근에는 송도해수욕장이 있다."

맛깔난 '과메기의 고향' 구룡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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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그만 어촌마을 정을 느낄 수 있는 구룡포해수욕장. ⓒ 경북매일 자료사진

지난해 말. 포항 구룡포는 크나큰 시련을 겪었다. 갑작스레 증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로 인해 주민 전체가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진 것.


다행히 포항시의 발 빠른 대처와 확진자 통제, 여기에 구룡포 주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로 현재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상태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과메기의 2/3 이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조그만 소읍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빠져나오려 애쓰는 형국. 지역 상인들도 깊어진 한숨을 멈추고, 상권 부활에 힘을 쏟고 있다.


구룡포는 탤런트 강하늘과 공효진 등이 열연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에 힘입어 2년 전부터 여행자들의 발길이 부쩍 증가한 곳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구룡포와 인근 호미곶을 찾는 관광객들이 1년 내내 적지 않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가 궁금하다고? 어부들이 먹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 차려내는 모리국수는 오징어와 조개, 미더덕과 게가 듬뿍 들어간 포항의 특미. 꽁치나 청어를 깨끗한 해변에서 바닷바람에 말린 과메기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알싸한 소주 한 잔이면 세상사 시름이 절로 떨쳐진다.


더불어 구룡포해수욕장이 선물하는 겨울 절경까지 더해졌으니 누구라도 매혹되지 않기가 힘들었을 터. 지난해부터는 포항역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룡포를 향하는 급행버스가 생겨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어서 오이소", "대게 잡수시면 홍게는 한 마리 서비스로 드릴께예", "이자뿌지 말고 내년에도 꼭 다시 오이소"라는 정겨운 인사를 건네는 구룡포 상인들은 도시의 숨겨진 매력이다. 포항시 문화관광 홈페이지는 구룡포해수욕장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우리나라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 부근, 호수 같은 영일만을 업고 있는 구룡포해수욕장은 포항에서 24km, 구룡포읍에서 1.5km가량 떨어져 있다. 반달형의 백사장은 길이 400m, 폭 50m, 넓이 6천 평이다.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경관이 수려하고 영일만 해돋이와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잘 구비돼 있다."

경주에는 '양남 주상절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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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꼴 주상절리’가 탄성을 부르는 경주 양남의 파도소리길. ⓒ 경주시 제공

인간이 인위적으론 절대 만들 수 없는 바닷가 풍광. 포항에서 지척인 경주에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초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주상절리(柱狀節理)가 있다. 주상절리란 '뜨거운 용암이 냉각돼 응고되면서 만들어진 기둥 형태의 암석'.


제주도 중문의 주상절리도 절경이지만, 경주 양남의 주상절리도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다. 제주도 것이 웅장하고 장쾌하다면, 경주의 것은 소박하고 정겹다. 경주시는 양남 주상절리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양남 주상절리군(群)에서는 위로 솟은 주상절리뿐만 아니라, 부채꼴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 누워있는 주상절리 등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를 관찰할 수 있다. 발달 규모와 형태의 다양성을 인정받아 2012년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되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펴진 부채 모양과 같이 둥글게 펼쳐진 부채꼴 주상절리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아주 희귀한 형태다."


양남 주상절리를 친구나 연인처럼 옆에 끼고 경주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1.7km의 바닷길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해안 산책로 '파도소리길'은 코로나19시대 최고의 언택트 관광지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홍성식 기자(poet696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