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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나대자 여사' 홍현희는 어떻게 대세가 됐을까

by오마이뉴스

<놀면 뭐하니?> 통해 활동반경 넓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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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2021 동거동락'편에서 개그우먼 홍현희는 '부캐' 나대자 여사로 분해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 MBC

MBC <놀면 뭐하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2021년 첫번째 대형 프로젝트 '2021 동거동락'이 드디어 첫 발을 내딛었다. 13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는 지난 몇주동안 진행된 사전 만남 등을 통해 엄선된 연예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게임을 펼치는 20년전 인기 예능 <동거동락>을 다시 재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종민, 데프콘, 조세호, 제시 등 기존 인기 예능과 <놀면 뭐하니?>를 통해 친숙한 인물 뿐만 아니라 주연(더보이즈), 츄(이달의 소녀), 이영지, 조병규, 김혜윤 등 젊은 가수 및 배우, 그리고 관록의 탁재훈, 개그우먼 김승혜 등이 최종 멤버로 합류한 '2021 동거동락' 첫회는 모처럼 기획된 버라이어티 예능 답게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출연진 중 살짝 특이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는 따로 있었다. 바로 '나대자 여사' 홍현희였다.

'2021 동거동락' 속 유일한 부캐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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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홍현희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출연해 특유의 예능감을 선보이고 있다. ⓒ MBC

지난 1년반이 넘는 시간 동안 '유고스타', '유산슬', '지미 유' 등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선보였던 유재석도 이날 만큼은 '카놀라 유' 대신 본캐(부캐릭터)로 돌아와 MC로서 20년전 추억의 재미를 되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와 더불어 역시 다양한 부캐를 소화했던 제시, 데프콘, 김종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홍현희 만큼은 예외였다.


2주전 후배 개그맨들을 응원하기 위해 예능계 큰 손 '나대자 여사'로 분한 홍현희는 이번 '2021 동거동락'에서 유일하게 부캐를 들고 등장했다. 당시 자신이 추천했던 인물들 대신 오히려 본인이 출연자로 나서게 되자 스스로도 민망했던지 휘황찬란한 의상에 후배들의 사진을 붙이고 나오면서 미안함을 수시로 피력하기도 한다.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자 '나대자 여사'는 현실 속 동갑 친구 조세호와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이는가 하면 제시와 기싸움도 펼치는 등 어색할 수 있는 첫 만남 속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첫번째 게임 꼬리 잡기에선 종민팀의 선봉에 나서 온 몸을 불태우다시피 할 만큼 상대팀을 압박하며 팀 승리를 이끄는데 큰 역할을 맡아준다. 출연자 신발과 옷이 찢어지고 몸에 두른 각종 악세서리가 바닥에 굴러다닐 만큼 혈전(?)이 펼쳐진 '2021 동거동락'에서 홍현희는 제 몫을 담당해줬다.

호불호 갈리는 개그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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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년 사이 홍현희는 '런닝맨', 놀면뭐하니?','해피투게더4' 등에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유재석과 좋은 호흡을 보여준 바 있다. ⓒ SBS, MBC

SBS <웃찾사>, <개그투나잇>, tvN <코미디빅리그>를 거쳐 MBC <전지적 참견시점>, TV조선 <아내의 맛>과 <뽕숭아 학당>, E채널 <맘 편한 카페> 등에 연이어 얼굴을 비추면서 어느새 각종 예능 속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된 홍현희지만 개그 스타일에 관해선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엇갈리는 편이다. 소위 '독한 분장'이라던지 게임 도중 짜장면도 얼굴에 뒤집어 쓸 만큼 온몸 아까지 않으며 웃음을 만들어내지만 특유의 과장된 행동과 화법은 일부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선배 연예인들도 처음엔 살짝 당황스러움을 드러내곤 했다. 먹방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영자만 해도 <전참시> 첫 만남 당시 딱딱한 게껍질까지 맛있게 먹는 홍현희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9년전(2012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주제로 진행된 <런닝맨> 촬영에서 처음 만났던 유재석 역시 홍현희가 구사하는 개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초대손님으로 재회했던 <해피투게더>, <런닝맨>, <놀면 뭐하니?>등에선 과거 홍현희의 개그투나잇 시절 유행어 "맞죠~"를 함께 외칠 만큼 어느새 친밀감을 감추지 않는다.


지난해 '인생라면' 편에 이어 두번째로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홍현희는 지난 1월 30일 방영분에선 아예 부캐까지 마련했다. 한창 바빴던 활동의 발목을 잡았던 자가격리 총 4주(지난해 12월) 경험을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는가 하면 후배 개그맨들이 극도의 긴장감 속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자 아내 카놀라 유(유재석 분), 영길(김종민), 동석(데프콘)과 함께 옥신각신 대화를 펼쳤다. 자칫 냉랭할 수 있었던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 올리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이어진 '2021 동거동락'에도 참여하면서 특유의 끼를 분출하고 나섰다.

최근 맹활약의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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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희는 6년 넘께 고정출연한 SBS 파워 FM '박소현의 러브게임' 공식 SNS 속 독특한 설정샷으로 청취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 SBS

지금은 TV 예능 출연자로 맹활약 중이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홍현희는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 속 코너를 책임진 고정 게스트로 쉴틈없이 뛰어온 인물이었다. 아침(KBS 박은영의 FM대행진), 낮(SBS 두시탈출 컬투쇼), 저녁(SBS 박소현의 러브게임) 시간 가리지 않고 매주 3~4개 이상 프로에 등장해 청취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특히 <박소현의 러브게임>은 지난해 4월 하차할때 까지 무려 6년여 동안 개근하면서 DJ 박소현과 찰떡 호흡을 맞춰주기도 했다.


특이한 버릇에 대한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나만 쓰레기야?', 인기 아이돌과 함께 20년전과 최신곡 동향을 비교해보는 '금주의 인기가요 톱텐' 코너 등에서 홍현희는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담당했다. 아직 방송 출연이 익숙치 않은 신인들을 상대로 '아이돌 덕후' 박소현과 함께 유쾌한 이야기를 던지면서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 역시 홍현희의 몫이었다. 뿐만 아니라 잠시 휴가 떠난 방송3사 DJ들을 대신해 스페셜 DJ로 빈 자리를 메워주기도 한다. 특유의 입담을 라디오로 키운게 아닌가 할 정도로 다년간의 생방송 경험은 홍현희라는 예능인에겐 큰 힘이 되어줬다.


TV 예능 속 홍현희의 위치는 분명 유재석 같은 메인 MC의 역할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패널, 초대손님들이 어울어진 프로그램에서 경직될 수 있는 분위기를 편안하게 유도하면서 재미와 웃음을 유발하는 것 만큼은 홍현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각종 개그프로그램과 라디오를 거쳐온 개그우먼 홍현희에게 '2021 동거동락'은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자신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예능 대세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김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