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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군부대 초소와 함께... 이런 항구 보신 적 있나요?

by오마이뉴스

[경기 별곡] 김포 4편


경기도의 31개 도시 하나 하나를 새롭게 조명하고 여행의 매력을 새롭게 알아가보자 합니다. 김포를 시작으로 파주, 연천, 고양, 강화도, 시흥, 안산, 부천, 의정부, 양주 지역을 현재 취재 중입니다.


벌써 해는 중천을 지나 석양을 향해 가고 있고, 나의 피로감은 극도로 달해 산 아래로 푹 꺼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동안 지나갔던 역사의 현장이 가볍지 않아 더욱 무게감이 느껴진지도 모른다. 무엇을 먹긴 먹어야 하는데...


힘든 발걸음을 했으니, 비교적 빠르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칼국수 집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같은 여행자 부류는 왠지 청개구리 같은 습성이 있어서 무겁다가도 가벼운 것을 추구해야 하고, 그날 점심에 해산물을 먹으면 저녁에는 고기를 섭취해야 하는 법. 바로 근거리에 있는 연호정 칼국수가 이런 나의 조건에 부합하는 식당이었다.


음식점을 찾아갈 때 혹자는 미리 조사해서 가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은 자기의 감과 기준에 의해서 즉석으로 맛집을 찾기도 한다. 나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상대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전자가 높을뿐더러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으면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SNS에 유행하는 트렌디한 식당은 한 철 장사의 기운만 남아 음식에 영혼이 없어 보인다. 10년 이상 꾸준히 유행하는 스테디셀러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의 맛과 이야기가 곁들여지니 음식의 맛도 더욱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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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호정 칼국수의 명물 버섯 샤브샤브 ▲ 김포에서 20년이상 자리잡으며 널리 이름을 알린 맛집으로 문수산으로 가는 등산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운민

유명하다는 버섯 샤브샤브 칼국수를 후루룩 삼키면서 생면의 거친 식감과 미나리의 상큼한 맛, 느타리의 향이 입으로 들어와 쌓였던 피로와 함께 내려간다. 여행은 오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며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좀 더 힘을 내보기로 한다.


여정의 마지막을 한강변의 한 항구에 가서 마무리 지었다. 한강 하구의 제방도로를 따라 한쪽으로 내려가면 철조망이 사방으로 둘러쳐 있고 군부대 초소와 공존하는 기묘한 형태의 항구를 맞이하게 된다. 한강 최북단 항구인 전류리 포구(浦口)라고 한다.


평소에는 항구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고, 철문 옆엔 군 초소가 위치해 이 곳이 북쪽에서 멀지 않은 장소임을 실감하게 된다. 군부대의 허락을 받은 이 마을 어민들이 특정 시간대에 한해서 어업을 나갈 수 있다고 하니 분단의 아픔을 김포에서 한번 더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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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리포구에서 본 한강의 풍경 ▲ 어민들이 조업을 하러 나갈때만 철문이 잠시 열린다고 한다. 엄중하게 관리되고 있는 한강철책선의 모습이다. ⓒ 운민

전류리 포구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으로 서해에서 자라다가 한강 하구와 임진강에서 올라오는 황복이 잡히기도 하고 많은 어류가 잡힌다고 한다. 맞은편 너머에 북한의 개풍군이 위치해 있기에 조류를 잘 못 타면 북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 27척의 허가된 어선만이 해병대의 감시 하에서 눈에 띄는 붉은 깃발을 달고 조업에 나선다.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마한 어판장에서는 참게와 숭어, 농어 등 신선한 수산물을 팔고 있어서 그래도 항구로서 기능은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마음 같아선 농어와 숭어를 회로 떠서 한 잔 하고 싶었다. 어느덧 해는 붉은빛으로 강하게 한강물을 물들이고 멀리서 어선 한 척이 재빠르게 항구로 복귀하고 있었다. 초소에서 내려온 군인들은 돌아오는 어선을 맞아들이며 잠시 철망을 열고 복귀시간에 맞춰 문을 닫는다.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남북 간의 대치 상황이 서울과 가까운 김포에서도 실감나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철조망이 닫힌 순간 한동안 넋을 잃고 철망으로 가리워진 한강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야를 가리며 분단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니 흥취감도 사라지고 목이 메는 무언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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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최북단의 전류리 포구 ▲ 유일하게 한강에서 조업을 하는 최북단의 항구이다. 여기서 북한과의 직선거리가 꽤 가깝기에 해병대의 통제로 조업을 한다고 한다. ⓒ 운민

* 전류리 포구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금포로 1928)

현재까지 포구로서의 명백을 유지하고 있는 한강의 유일한 포구입니다. 한강 거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기에 해병대의 통제를 받으며 철조망을 나가서 배를 탄 다고 합니다. 규모가 생각보다 크진 않지만 어판장이 있으며, 항상 문을 여는 것은 아니기에 사전에 전화로 확인하고 오는 것이 좋습니다. 근처에 뱀부 카페도 위치해 있어 함께 돌아보길 추천드립니다.


*연호정 칼국수 (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군하로 242 )

버섯 샤브샤브 칼국수가 유명한 수타 칼국수로 유명한 집입니다. 채수 육수와 미나리와의 조합이 환상적입니다. 문수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산행 후 노곤함을 풀기 참 좋은 식당입니다.


운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