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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시골 슈퍼 사장 된 조인성, 그를 결심케 한 차태현의 한마디

by오마이뉴스

[리뷰] tvN 새 예능 <어쩌다 사장>, 느리지만 정감 있는 예능의 등장

오마이뉴스

▲ tvN '어쩌다 사장' ⓒ CJ ENM

한적한 시골 마을에 초보 사장님 2명이 떴다. tvN 새 예능 <어쩌다 사장>은 배우 차태현, 조인성이 없는 것 빼면 다 있는 슈퍼 운영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영업기를 담고 있다.


연예계 절친이지만 장사는 해본 적도 없는 이들에겐 각종 상품 뿐만 아니라 간단한 식사도 팔아야 하는 임무 아닌 임무가 내려졌다. 하얗게 눈 쌓인 시골 풍경마냥 두 사람의 머릿속은 말 그대로 백지장이다. 그 겨울 그들에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버스 회수권도 팔고, 라면도 끓이는 강원도 가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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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본격 촬영에 앞서 차태현, 조인성은 제작진과의 사전 만남을 갖고 대략의 상황 파악에 나서게 된다. 이들이 운영을 맡는 곳은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작은 동네 슈퍼. 걸어서 2시간 인근엔 편의점·마트도 없고 배달 어플도 전혀 쓸모없는 말 그대로 인적 드문 한적한 마을을 배경 삼아 운영되는 가게다. 오랜 기간 상점을 이끌어 온 주인 할머니는 남편의 장례식을 제외하면 하루도 쉰 적 없을 만큼 1년 365일 내내 이곳을 지켜온 인물이었다.


사장님의 조언이 담긴 편지 한통, 그리고 각종 물건의 가격이 빼곡히 적인 낡은 종이가 남겨진 작은 가게. 차태현과 조인성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열흘 넘게 운영을 맡게 됐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본 시골 슈퍼의 규모는 두 사람의 상상을 넘어선 '초대형'(?) 업소였다.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뿐만 아니라 낮에는 라면 파는 분식집, 저녁엔 간단한 안주를 벗삼아 맥주, 막걸리 한잔 기울이는 일명 가맥집(가게 맥줏집)이 이곳의 실체임을 알게 된 그들은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바코드를 찍어 매출 상황을 바로바로 파악하는 POS 기기도 없이 모든 상품 가격을 일일이 파악해야 하는 데다 요즘 도시에선 사라진 지 오래인 버스 회수권도 수기로 작성해 팔아야 한다. 어느 위치에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 두 사람에겐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식사 도중에 수시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을 상대해야 하는 건 기본이었고 몰려드는 식사 고객들은 초보 사장님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1박 2일' 콤비의 재회, 그리고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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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어쩌다 사장>의 중심에는 배우 차태현이 존재한다. 2013년 KBS <1박2일> 시즌3를 시작으로 예능 드라마 <최고의 한방>(2017), <거기가 어딘데?>(2018), tvN <서울촌놈>(2020)에 이르는 일련의 고정 예능 출연은 여타 배우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시즌제 혹은 단발성 초대손님에 국한되는 타 배우들과는 달리 장기 출연에도 거리낌 없이 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늘 유쾌함을 선사해왔다. 그리고 '차태현 예능 연대기'에 힘을 더한 것이 바로 류호진 PD였다.


앞선 예능 작품 모두 류호진 PD의 손을 거쳐 제작되었을 만큼 두 사람의 오랜기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여기에 의외의 인물이 동반자로 나섰다. 바로 배우 조인성. <무한도전>, <1박2일> 등 예능프로에 깜짝 초대손님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고정으로 예능에 발을 담근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떻게 된 걸까. 지난주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된 <어쩌다 사장> 홍보 행사에서 조인성은 당초 계획에 없던 '휴식기'에 대해 해명 아닌 해명을 하고 나섰다. 보통 1년에 하나, 길면 2년에 두개씩 영화나 드라마를 찍었지만 코로나 여파로 이미 촬영이 완료된 작품의 개봉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편하게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차태현의 "해볼래?" 말 한마디에 도전했다고 이야기한다.

느린 호흡, 본격적인 장사는 이제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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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류PD는 왜 강원도 시골의 슈퍼를 배경으로 선택한 것일까.


시골 마을이 주는 한적함과 대조를 몰려드는 손님들의 이야기는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바코드 스캐너도 없이 일일이 물건 가격 외우고 영업하는 근래 보기 드문 환경 또한 어설프기만 한 차태현가 조인성을 당황시키면서 소소한 웃음을 유발시킨다.


관찰 예능의 성격을 짙게 담은 <어쩌다 사장>을 이끄는 건 전적으로 차태현과 조인성 두 사람 뿐이다. 촬영 직전 류호진 PD와의 사전 논의가 이뤄지긴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제작진의 개입이나 등장은 전혀 없다.


오로지 초보 사장님 두 명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 결국 위기 상황을 체감한 사장들은 급히 박보영, 남주혁 등 후배 연예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다음주 아르바이트생을 대거 고용하고 장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덕분에 초대형 영화나 드라마를 능가하는 '초호화 캐스팅'(?)이 가능해졌다.


여타 예능에 비해 <어쩌다 사장>은 제법 느린 호흡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 재치 넘치고 속도감 있는 편집을 내세우는 동일 채널 tvN 타 예능 뿐만 아니라 류PD의 전작 <서울촌놈>과도 차이를 드러낸다.


<어쩌다 사장>의 첫회는 아직 라면을 끓이기 위한 준비 과정에 머물렀지만 주방장 조인성이 비장의 무기로 준비해 둔 대게 라면과 계란말이처럼 본격적인 영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