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연예 ]

혼자 살기 도전하는 송은이-악뮤... '독립만세'가 달랐던 건

by오마이뉴스

[TV 리뷰] JTBC 예능 프로그램 <독립만세> 차별화 포인트 찾을까



오마이뉴스

▲ JTBC 의 한 장면 ⓒ JTBC

지난 22일 JTBC는 <독립만세>라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혼자 살아보지 않았던 연예인들이 생애 최초로 독립에 도전하는 모습을 다룬 관찰 예능이다. 첫방송인 송은이, 그룹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이수현 남매, 유투버 재재 등이 출연했다.


여기에 tvN <온앤오프>도 16일부터 시즌2에 돌입했다. <온앤오프>는 바쁜 일상 속 사회적 나(ON)와 개인적 나(OFF)를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내는 사적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며 지난해 겨울 시즌1을 성공적으로 종영하고 재정비 기간을 거친 바 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유명인들의 개인적 일상을 보여주는 '싱글라이프 관찰 예능'이라는 데 있다.


국내 방송가에서 이 장르의 선구자는 바로 MBC <나 혼자 산다>라고 할 수 있다. <나 혼자 산다>는 2013년 명절 파일럿을 거쳐 정규 편성된 이래 연예인-셀럽들의 인간적이고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콘셉트로 관찰 예능이 방송가의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꼽힌다.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연예대상 수상자 등을 잇달아 배출하는가 하면, 여성 멤버들만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인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까지 제작되는 등 방영 8년을 넘긴 지금도 변함 없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관찰 예능에는 출연자의 일상생활부터 취미, 가치관, 가족, 대인관계 등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다. 시청자들은 출연자의 인간적인 모습을 통하여 '유명인도 일상에서는 우리와 다를 게 없는 똑같은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공감대를 느끼게 된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나도 한 번쯤은 저런 삶을 누려보고 싶다'는 대리만족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연예인 출연자에게도 관찰 예능은 일종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과거에는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하는 리얼리티 방송 출연을 꺼리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엔 신비주의적 마케팅보다는 누구나 자신의 개성과 매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트렌드가 된 시대다. 또한 관찰예능 출연을 통해 그동안 대중에게 보여주기 힘들었던 인간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찰예능이 지나치게 범람하면서 차별화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온앤오프>만 해도 방영 초기에는 <나 혼자 산다>의 아류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고, <독립만세> 역시 유명인 싱글 남녀들의 일상을 관찰한다는 포맷만 놓고봤을 때는 기존 프로그램들과 비교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싱글라이프 관찰 예능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면 각 프로그램들이 추구하는 관전 포인트는 조금씩 다르다. 원조인 <나 혼자 산다>의 경우 예능적 요소가 가장 부각되며 출연자들의 친근한 모습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초창기에는 말 그대로 '혼자서도 잘 사는' 싱글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현재의 고정 멤버들이 자리잡은 몇 년전부터는 '팀 플레이' 위주로 바뀐 점이 눈에 띈다. 출연자들이 모두 싱글 남녀라는 구성은 동일하지만, 무지개 모임이라는 연결고리로 엮인 멤버들이 함께 어울리며 우정과 추억을 쌓거나 공통된 미션에 도전하는 내용 위주의 에피소드가 대거 늘었다. 다만 이로 인해 고정 멤버들 위주의 '친목 예능'으로 변질됐다는 부작용도 지적 받는다.


<온앤오프>의 핵심은 '자기애'라고 할 수 있다. 출연자의 일상과 사적인 공간을 공개하는 것은 다른 관찰 예능과 비슷하지만, <온앤오프>는 출연자의 반전 요소나 웃음 포인트를 강조하기 보다는, 출연자의 '삶의 만족도'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즌2에도 엄정화-초아-화사-차정화-박태환 등이 등장하면서 주로 자신의 삶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연예인이나 싱글로서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고충을 털어놓고 공감을 끌어내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다른 관찰 예능에 비하면 자극적인 연출이나 무리한 이미지 전복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여성 연예인들의 출연 비중이 유난히 더 높다는 것도 두드러진다. 다만 그로 인해 유명인사들의 자기 홍보 무대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

▲ JTBC 의 한 장면 ⓒ JTBC

가장 후발주자인 <독립만세>의 차별화 포인트는 '독립러 비긴즈'들의 자립 과정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미 나홀로 사는 데 익숙한 인물들이 아닌, 첫 홀로서기에 나선 초보 독립러들이 낯선 환경과 상황과 상황에 적응하는 모습들에 초점을 맞춘다. 직접 집을 구하는 과정부터 모든 것을 혼자 직접 해결해나가야 하는 요령을 터득하기까지, 진짜 독립을 향한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연속성이 있는 서사를 추구하고 있다.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라인업,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이사 준비, 인테리어 성향까지 첫 회부터 각기 다른 상황에 놓친 출연자들의 모습은, 이 프로그램이 <나 혼자 산다> <온앤오프> 등과는 다른 지향점을 지닌 싱글라이프 예능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1인 가구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시대에 독립을 경험했거나 혹은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싱글라이프의 현실적인 애환과 공감대를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느냐가 앞으로 <독립만세>가 자리잡기 위한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최근에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방송이 지나치게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다. 출연자들의 사생활을 경쟁적으로 공개하게 되면서 자연히 범위는 더 내밀해지고 수위는 갈수록 상승하기 쉽다. 이로 인하여 출연자들의 과도한 이미지 소비나 방송 내용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유명인들의 화려한 집 구경이나 취미생활-인맥 자랑 등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모든 싱글라이프 관찰예능들이 공통적으로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억지로 특별한 것을 만들어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소소한 일상과 캐릭터 속에서 어떻게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여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차별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준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