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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귀여운 '강철노인' 이덕화 향한 헌사, 그럴 만하다

by오마이뉴스

이덕화의 격의없는 소통이 만들어낸 <도시어부>의 강점

오마이뉴스

▲ 채널A 낚시 예능 중 한 장면. ⓒ 채널A

채널A 낚시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가 어느덧 칠순을 맞이한 '맏형' 이덕화를 위한 최상의 예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15일 방송된 <도시어부> 시즌3 11회에는 지난주에 이어 이달의 소녀 올리비아 혜, AB6IX 박우진이 게스트로 함께한 가운데, 전라남도 완도 2일차 참돔-붉바리 낚시 이야기와 그 뒷풀이가 그려졌다.


이날 낚시에는 특별 게스트로 추가 합류한 <강철부대> 출신 황충원이 등장했다. 지난 왕포에서의 도시어부 vs. 강철부대간 팀대결 때 패배하는 바람에 '일일 낚시보조'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소환된 것. 왕포 편에서는 멀미 외에 큰 활약상이 없었던 황충원은 이날 방송에서 의외의 분량제조기로 맹활약했다.


스스로 "노예 역할로 왔다"고 소개한 황충원은 "배멀미를 안 하고 잘 버텨 보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장시원 PD가 수발을 잘하면 낚시할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황충원은 단칼에 "괜찮다"고 거절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제작진이 황충원을 위하여 준비한 응원 현수막에는 지난 출연 당시 황충원이 구토하는 장면이 무지개로 처리되어 웃음을 자아냈다.


오늘의 황금배지 기준은 참돔 3짜 이상 중 빅원, 그리고 참돔과 붉바리 총합 무게 대결이었다. 황충원은 시작부터 낚시를 하는 도시어부들 사이를 누비며 수건과 커피를 전달하고 안마를 해주거나 잔심부름을 하는 등 준비된 프로 수발러의 모습에 충실하여 형님들의 귀여움을 받았다.


하지만 도시어부들은 낚시 초반부터 대상어종 대신 잡어만 속출하는 난감한 조황에 직면했다. 낚시 초보 올리비아가 무려 21마리의 잡어를 낚으며 오전 낚시 1위를 달성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주에 이어 낚시에 시큰둥하면서도 쏨뱅이에서 광어까지 어복은 가장 폭발하는 기묘한 장면을 연출했다. 반면 낚시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박우진은 조황이 부진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노래할지 낚시할지 결정해라"는 이수근의 농담에 올리비아는 "재능은 낚시 쪽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응수했다.


오후 낚시는 단체전으로 어종 구분없이 잡어 총 150마리를 낚는 미션이 추가되며 도시어부 멤버들은 다시 전의를 불태웠다. 이수근과 이덕화가 먼저 고대하던 붉바리를 낚는 데 성공했다. 오후 낚시에 가담한 황충원도 붉바리 한 마리를 추가하며 배지를 지켜냈다. 멤버들은 낚시 종료 시간을 30분 연장하면서 마지막까지 잡어 사냥에 전력을 다했다.


이날 낚시 개인전 1위는 34cm 붉바리를 잡은 이수근이 차지하며 개인 첫 슈퍼배지를 완성했다. 잡어 총마릿수 팀전에서는 193마리를 잡으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70번의 생일 중 오늘이 가장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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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낚시 예능 중 한 장면. ⓒ 채널A

한편 저녁식사 시간에는 모처럼 특별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녹화일 기준으로 올해 칠순 생일을 맞이한 이덕화를 위하여 제작진이 한 달에 걸쳐 특별히 준비한 미니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도시어부 제작진은 이경규의 환갑 때는 화려한 드론쇼를 선물한 바 있다.


제작진이 공개한 영상에선 이덕화의 지난 연예계 활동장면들과 지인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김청-임예진-김희애-이순재-이동욱-지창욱-최민식-최수종-이승철-차태현-장혁 등 이덕화의 오랜 절친들이자 연예계 거물급 동료 선후배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덕화의 레전드 영상으로 꼽히는 속옷 광고 장면이나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등 명장면-명대사들, 쇼프로 MC 시절의 활약상 등도 등장했다. 이덕화는 화려했던 과거 영상과 지인들의 찬사가 이어질 때마다 반가움과 쑥쓰러움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임예진은 "당시 모든 영화들이 이덕화에게 먼저 섭외가 갔다"고, 김희애는 "그냥 아이돌이었다. 사나이 중 사나이"였다며 당시 이덕화의 높은 인기를 증언했다. 대선배 이순재는 이덕화의 부친인 고 이예춘의 이야기를 꺼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덕화와 이경규의 동국대 직속 후배이기도 한 최민식은 "다정다감하고 권위의식이 없는 선배"라고 회상하며 "연기력, 존재감 이런 것들이 제 기억 속에는 항상 '배우 이덕화'로 크게 자리잡고 있다"며 존경을 드러냈다.


이동욱은 "현장에서 인상을 찌푸리시는 일이 없다. 잠도 잘 안 주무시길래 이유를 여쭤보니 자면 가발 다시 써야 된다고 그러시더라"는 유쾌한 일화를 고백했다. 또한 김청은 이덕화에게 장난으로 핀을 꽂아줬던 일화를 고백하며 "그때는 머리가 핀 꽃을 정도는 남아있었다"는 농담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마지막으로는 도시어부 동생들의 축하메시지도 공개됐다. 진심이 담긴 응원과 헌사에 지켜보던 이덕화의 눈가도 점점 촉촉해졌다.


영상이 끝나고 이덕화는 "방송하시는 분들은 방송으로 사람을 감동시킨다.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덕화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같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우리 도시어부를 애정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우리 이경규씨가 친하다는 이유로 4년이 넘도록 밥 먹이고 챙겨줬는데 고맙다는 한마디를 못했다"고 정중하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우리 멤버들 정말 나이 먹은 사람 데리고 다니며 챙겨주느라 애쓰고 있다. 힘들게 같이 애써줘 감사하고, 특히 이런 괜찮은 프로를 만들어서 삶의 의욕을 갖게 해준 장시원 감독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그동안 수고해준 멤버들과 제작진을 일일이 챙겼다.


"70번의 생일 중 오늘이 가장 행복해요"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이덕화의 모습에 이경규와 장시원 PD도 덩달아 눈시울이 붉어졌다. 늘 유쾌한 웃음과 짓궂은 농담들로 가득했던 넘쳐나던 <도시어부>에서 모처럼 진지하고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도시어부>의 매력,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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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낚시 예능 중 한 장면. ⓒ 채널A

<도시어부>의 매력은 출연진 모두가 방송을 떠나 진심으로 낚시를 좋아한다는 진정성에서 나온다. 반드시 낚시라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운동이든 여행이든 누군가가 좋아하는 어떤 취미를 자유롭게 즐기고 주변인들과의 함께 공유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이자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자유를 잃은 지금, 갑갑한 도시를 벗어나 탁 트인 대자연의 바다나 민물 낚시터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주는 여유와 해방감 등이 더욱 부럽게 다가오는 이유다.


특히 이덕화는 낚시광들로 가득한 <도시어부> 멤버 중 최고령자임에도 가장 낚시에 관한 열정이 강한 인물이다. 평생을 낚시를 다니고도 벌써부터 "나이가 더 들어서 낚시를 못 다니게 되면 앞으로 왜 살아아 햐나"고 걱정할 만큼 삶 자체가 낚시에 빠져있다. 그리고 제작진은 낚시꾼 특유의 열정과 허세, 귀여움이 공존하는 이덕화의 캐릭터를 바로 <도시어부>라는 프로그램 자체를 상징하는 '아이덴티티'로 활용했다.


이덕화는 연예계 경력만 반세기에 이르는 원로이자 대배우지만, 아무래도 젊은 세대에게는 잊혀져가던 인물이었다. <도시어부> 출연은 이덕화에게도 단순한 예능출연이나 취미활동을 넘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제작진은 이덕화에게 '강철노인'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하며 낚시라는 소재를 통하여 칠순의 나이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도전하는 데 한계는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방송에서는 종종 자기 할 말만 하거나 고집스러운 모습이 부각될 때도 있지만, 정작 이덕화는 아들뻘 이상 나이차가 나는 어린 후배들과 호형호제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며, 전매특허인 모발개그를 비롯한 걸쭉한 입담으로 스스로를 기꺼이 희생하면서 먼저 다가갈 줄 아는 '열린 어른'에 더 가깝다. 여기서 연예계 대선배이자 최고령자라는 체면이나 권위의식 따위는 전혀 찾을 수 없다. 칠순 축하 동영상에도 선후배들을 아울러 수많은 지인들이 등장하며 남긴 수많은 헌사들이 의례적인 겉치레 인사가 아닌 진심으로 다가온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러한 이덕화의 격의없는 '소통'이야말로 <도시어부>가 낚시라는 소재를 가지고 세대의 벽을 뛰어넘어 모두가 자유분방한 분위기 아래 티격태격하는 고유의 케미를 구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도시어부>는 환갑의 이경규에 이어 칠순의 이덕화까지 자신의 분야에서 오랜세월 쌓아온 노장들의 노력과 가치를 존중하고 진심이 담긴 헌사를 보낸다. <도시어부>가 현재 방송중인 모든 예능을 통틀어 출연자의 평균연령대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젊은 감성을 가지고 있는 비결이다.


이준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