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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리뷰]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송선미 울린 오은영의 위로, '금쪽상담소'의 존재 이유

by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 채널A 의 한 장면 ⓒ 채널A

"7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씩씩한 엄마이자 배우입니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를 찾은 배우 송선미는 차분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씩씩한 엄마'라는 표현에서 '씩씩해야만 하는'이라는 뉘앙스가 읽혔다. 책임감과 다짐이 보였다.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참담한 사건을 겪은 그가 어떤 심경으로 살았을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됐기 때문이다. 과연 그는 무슨 고민이 있어 오은영에게 도움을 요청한 걸까.


송선미는"'가정사'가 인터넷에 기사로 노출돼 있다보니, 곧 초등학생이 되는 7살 딸이 그 사실을 알게 될 텐데 그 때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가 언급한 가정사란 4년 전 벌어진 가족간의 분쟁을 의미했다. 보도에 따르면, 송선미의 남편은 (남편의) 이종사촌의 지시로 청부 살해됐다. 송선미는 이 사실을 알게 될 아이가 받을 상처를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고민을 꺼내놓는 송선미의 눈시울을 붉어졌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송선미는 아빠의 부재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는 딸에게 그 사건을 전달하는 일이 막막하기만 했다. 오은영은 송선미에게 한 가족의 아픈 이야기를 담담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건 마음이 단단해진 증거라며 칭찬과 격려를 보냈다. 오은영은 아픈 이야기를 꺼내 놓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을 송선미의 마음을 위로했다.


"제가 가장 마음이 쓰이는 부분은... 아마 아빠가 너무나도 보고 싶을 거예요." (오은영)


오은영은 송선미의 딸이 어떤 성향의 아이든 간에 아빠의 부재를 묻는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잘 해낼 것이지만, 유독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건 송선미의 딸이 느끼고 있을 '그리움'이었다. "아빠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 오은영의 말을 들은 송선미는 그만 울컥하고 말았다. 곁에 없는 아빠를 그리워하는 딸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송선미는 아이가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라고 말하면 "엄마도 너무 보고 싶어"라고 동조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면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난감하다는 얘기였다. 그렇다면 송선미의 7살 딸의 심리상태는 어떨까. 딸이 그린 가족 그림에는 아빠가 가장 중앙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자신을 그려놓았다.


오은영은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옆에 그린 사람이 정서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아빠가 세상을 떠났다는 걸 알고 있지만, 어린 딸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아빠가 굳건히 존재하고 있었다. 오은영은 송선미의 딸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그리움인데, "그리움은 같이 그리워하는 사람과 나눠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움을 나누려면 서로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이때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은 'family secret', 즉 '가족 내 비밀'을 만드는 것이다. 오은영은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 하는 비밀을 나중에 알게 되면 아이가 다양한 감정을 털어놓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뭔가 꺼려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궁금한 얘기들을 하지 못하게 되고, 마음 속에 혼란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아이의 나이에 맞는 선에서 얘기해 줘야 한다.


송선미는 방송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솔직하게 얘기하겠다며, 아빠에게 일어난 사건에 대해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송선미는 행여나 '인간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가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선다며 고민했다.


오은영은 '아이에게 모든 인간은 선하지 않다'고 얘기해 주라고 조언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불안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있다. 다만,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설명해 주라고 덧붙였다. 불안을 느끼는 대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어드바이스였다. 또, 사건의 판결문을 보여주고 사건의 개요까지 차분히 설명해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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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의 한 장면 ⓒ 채널A

고통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인데, 과연 아내 송선미는 어떻게 애도의 시간을 보냈을까. 송선미는 남편의 죽음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낮에는 평소처럼 생활하다가도 밤이 되면 부재를 실감했고, 3~4년 동안 남편이 나오는 꿈을 꿨다고 한다. 2~3년 동안 연애하고 12년을 함께 살았던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컸을까.


송선미는 이제야 비로소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됐고, 남편이 자신이 어떻게 살기를 바랄지 알고 있어서 지금은 슬픔을 떨치고 딸과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이전에는 동화 속의 공주 또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았었지만, 사건을 기점으로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 딸과 살아갈 인생에 대한 설렘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다 보니까 이 땅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들에게 힘내라는 얘기 전하고 싶고요. 하늘에서 보고 있을 저희 신랑을 위하서 꼭 한마디 하고 싶어요. 정의는 꼭 이루어지고 밝혀진다는 얘기를 하고 싶고, 적어도 저는 제 딸에게 그런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송선미)


오은영은 송선미가 2017년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남긴 수상소감을 언급했고, 개인의 아픔에서 시작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송선미의 행보에 대해 칭찬했다. 사람들은 마음의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라고 응원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못하겠다며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겪어가는 것이라고 마무리지었다.


다행히 송선미는 먼저 떠나 보낸 남편에 대한 건강한 애도를 잘 마친 상태였다. 마음이 단단해져 있었다. 오은영은 먼저 떠나간 남편이 자주 했을 말이라며 "선미야, 너 잘하고 있어!", "걱정하지 마!", "선미, 너는 너의 길을 잘 가고 있어."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그 말에 송선미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마도 이 순간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 것이다.


오은영은 지금 꿋꿋이 잘 견뎌내다가도 내일 마음이 힘들 수 있다면서 힘들 땐 힘들어해도 괜찮다고 토닥였다. 다만, 인간 송선미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힘들어 하라고 덧붙였다. 송선미는 오은영의 솔루션을 듣고 자신감이 더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큰 아픔을 견뎌낸 한 인간의 강인함과 단단함을 엿볼 수 있었다. 부디 송선미와 그의 딸이 앞으로 설렘 가득한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김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