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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보드라운 하얀 속살에 감칠맛 도드라진 물메기탕

뜨끈하니 좋네... 겨울에 여수 오면 먹어봐야 할 음식

by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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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찬바람이 불면 유난히 생각나는 음식 물메기탕 한상차림이다. ⓒ 조찬현

찬바람이 불면 유난히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보드라운 하얀 속살에 감칠맛이 도드라진 물메기탕이다. 추운 겨울날 뜨끈한 물메기탕 한 그릇은 우리들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해준다. 찾아간 곳은 검은 모래 해변이 아름다운 만성리 갯가에 자리한 횟집이다.


못난이 물고기 물메기가 제철이다. 동중국해에서 여름을 보낸 물메기는 겨울철이 되면 산란을 위해 우리나라 연안으로 올라온다. 산란 철은 12월에서 3월까지이며 살이 오른 겨울철에 가장 맛있다. 수명은 1년 남짓이며 대부분 산란 이후에 생을 마감한다.

'곧잘 술병을 고친다'는 시원한 물메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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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라운 하얀 속살에 감칠맛이 도드라진 물메기탕이다. ⓒ 조찬현

물메기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니 정약전 <자산어보>에는 "고기 살이 매우 연하고 뼈가 무르다. 맛은 싱겁고 곧잘 술병을 고친다"라고 되어 있다.


대표적인 못난이 바닷물고기 물메기는 그 이름도 못났다. 꼼스러운 생김새답게 꼼치다. 맛있는 생선이 다 그러하듯 이 녀석의 이름 또한 지역마다 제각각이다. 여수에서는 물메기로 불린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어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물고기다. 고기잡이 중 어쩌다 그물에 걸리기라도 하면 재수 없다고 해서 바다에 버려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사뭇 다르다. 이 못난이 생선 꼼치가 인기 짱이다. 못생겼어도 맛이 워낙 좋아 찾는 이가 많아 어생(魚生)역전을 이룬 것이다. 어족자원의 부족도 이 녀석의 인기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제 해마다 제철이 되면 귀한 대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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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모래 해변이 아름다운 만성리 갯가에 자리한 아리랑횟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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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너머로 시선을 돌리자 푸른 바다가 이내 시야에 들어온다. ⓒ 조찬현

오랜 세월의 연륜이 느껴지는 횟집이다. 주방에서는 주인아주머니가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2층으로 오른다. 가파른 계단이라 게걸음이다. 창 너머로 시선을 돌리자 푸른 바다가 이내 시야에 들어온다.


생선탕(물메기탕) 大(대) 6만 원이다. 5~6인이 넉넉하게 먹을 분량이다. 창밖을 응시하다 만성리 바다의 아름다움에 빠져들 무렵 밥상이 차려진다. 참 정갈하고 풍성하다. 남도 먹거리에 대한 향수를 달래줄 만큼 비주얼이 압권이다.


조기구이에 배추겉절이 무침, 묵은지 등이 공기밥과 함께 선을 보인다. 여기에 국만 추가해도 한 끼니 때우기에는 부족함이 없겠다. 그러나 우리 일행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는 따로 있다. 제철 메뉴인 물메기탕을 맛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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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비에 한가득 끓여낸 물메기탕을 주인아주머니가 각자의 그릇에 퍼담아준다. ⓒ 조찬현

냄비에 한가득 끓여낸 물메기탕을 주인아주머니가 각자의 그릇에 퍼담아준다. 미나리를 고명으로 넉넉하게 넣어 미나리의 아삭함과 향도 느낄 수 있다.


된장을 기본으로 한 물메기탕은 물메기 본연의 맛을 잘 살려냈다. 한입 떠먹는 순간 물메기탕의 특별한 맛에 매료되고 만다. 보드라운 물메기 속살이 입안에 사르르 스며든다. 이곳까지 찾아오길 잘했다며 다들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물메기탕 한 그릇을 다 비워내기가 무섭게 물메기탕에 있는 국자에 또다시 손이 간다.


조찬현 기자